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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2019년, 블록체인 기술의 변화는?

[편집자 註]새해를 맞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놀라운 기술들이 대거 출현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우리 삶의 속도와 질을 한 단계 높여줄 5세대 이동통신이 실현되고, 인공지능을 통해 공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술혁신 시대, 사이언스타임즈는 2019년 새해를 맞아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기술을 진단한다.

가트너는 매년 10대 유망기술을 전망하는데, 블록체인은 올해도 어김없이 10대 유망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다.

블록체인은 2017년부터 가트너의 10대 유망기술로 선정됐으니, 드물게 3년 연속 선정된 유망기술이라 할 수 있다.

그럼 2019년 블록체인의 동향은 어떻게 될까? 가트너가 발표한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하이프 사이클은 기술 수준과 상용화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그래프다. 가트너는 매년 2분기가 끝나는 시점에 유망기술을 하이프 사이클로 표현해 관련 현황을 발표한다.

미래 유망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 ⓒ Pixabay

미래 유망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 ⓒ Pixabay

하이프 사이클에서 유망기술은 성숙도에 따라 5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는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하는 ‘기술 촉발’이다.

이후 기술 주목의 정점을 이루는 ‘기술의 거품’, 과장된 기술 모습이 하락하는 ‘환멸의 저점’을 거쳐 기술의 방향성이 제대로 잡히는 단계인 ‘기술 재조명’에 이른다.

마지막 단계는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생산성 안정’이다.

블록체인은 2016년부터 하이프 사이클에 그 이름을 올려 왔다. 그러므로 하이프 사이클을 살펴보면 블록체인의 발전 추이와 2019년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1단계인 ‘기술 촉발’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2단계 ‘기술의 거품’로 사이클에 진입한 것이다. 아무튼 가트너는 이를 통해 블록체인이 주목받을 것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2017년 8월의 하이프 사이클에서는 블록체인이 ‘기술의 거품’ 단계의 끝 지점에 위치했다. 이는 블록체인에 대한 과장된 인식이 사그라지고, 기술의 특성이 제대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 해당 시기를 기점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정부 기관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필자가 참석한 정부 기관 주최 블록체인 전문가 회의에서의 대부분 주제는 ‘블록체인 적용 산업’ 및 ‘블록체인 사업 실현 가능성’이었다,

2018년 8월에 발표한 하이프 사이클에서 블록체인의 위치는 2017년과 큰 차이가 없다. ‘기술의 거품’과 ‘환멸의 저점’에 맞닿는 선에 있다.

종합해보면, 블록체인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기술의 거품’ 단계에 있었다. 그리고 상용화 예상 시점도 변함이 없었다. 가트너는 일관되게 블록체인의 상용화 시점을 등장 이후 5년~10년으로 바라보고 있다.

2019년의 블록체인은 하이프 사이클에서 ‘환멸의 저점’에 약간 들어선 위치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거품이 꺼지고, 본질이 제대로 파악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 ⓒ 위키미디어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 ⓒ 위키미디어

2019년은 블록체인을 사업적인 관점에서 진지하게 바라보는 시기가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실패하는 블록체인 사업도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실패의 원인으로는 시장의 거부반응, 규제의 한계 등이 꼽힐 것이다. 참고로 이는 ‘환멸의 저점’ 단계의 특징이기도 하다.

정부 지원으로 국내 블록체인 산업 발전

지난 3일 전자신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서 제안한 ‘블록체인 중장기 기술 개발 사업’이 예비 타당성 단계에서 보고서 내용 미흡으로 탈락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업의 중점 내용은 ’블록체인 산업에 5,700억 원을 투자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다행히 과기부는 ‘해당 사업의 내용을 좀 더 보강한 뒤에 다시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탈락 소식은 블록체인 전문가인 필자에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런데 하이프 사이클 관점에서 평가하면, 이러한 현상은 사실 자연스러운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블록체인은 ‘허공에만 맴도는’ 기술이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블록체인의 본질을 인식하려는 노력이 있고 난 뒤, 이러한 산업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실질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사업 제안의 승인 거절은 ‘블록체인이 과장된 인식에서 벗어나 산업의 사업성을 인정받는 절차’로 볼 수도 있다.

더욱이 블록체인 관련 정부 과제는 전년도보다 많이 늘었다. 정부의 블록체인 추진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작년만 해도 블록체인 정부 과제 전담 기관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전담 기관이 더욱 확장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추가됐다.

정부 과제도 늘었다. KISA가 주관하는 공공선도 시범 사업이 작년 6개에서 올해 12개로 확장됐고, 신규로 민간 주도 사업 과제 3개 역시 추가됐다.

NIPA에서는 블록체인 전문 기업 육성을 위한 과제를 공고할 예정이다. IITP 역시 블록체인 원천 기술 확보 측면에서 12개 과제를 공고할 예정이다.

비록 ‘블록체인 중장기 기술 개발 사업’ 제안은 탈락했지만, 정부의 이러한 추진 방안은 블록체인 전문가로서 많이 기대되는 바이다.

‘환멸의 저점’ 단계의 핵심은 기술 및 사업적 장애 요인을 극복하고 ‘기술 재조명’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정부에서 공고한 블록체인 정부 과제를 통합적으로 보면, ‘기술 재조명’으로 나아가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탈 중앙 시대를 부르는 블록체인

지금까지 2019년 블록체인 산업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살펴봤다.

특히 정부의 움직임을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는데, 그 이유는 정부에서 블록체인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덕분에 블록체인이 활성화된 시대를 좀 더 빨리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블록체인이 이렇게 활성화되면 사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탈 중앙성이 핵심인 블록체인 ⓒ Pixabay

탈 중앙성이 핵심인 블록체인 ⓒ Pixabay

결론부터 말하면, 블록체인은 ‘탈 중앙 시대’를 불러온다. 블록체인은 특정 정보를 다수가 동등하게 보유하고, 동등하게 관리하자는 개념의 기술이다. 독점자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탈 중앙성은 경제적으로 몇 가지 이득을 가져올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중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는 특정 주체가 정보 소유 및 운영을 독점함에 따라, 서비스 이용 시에 특정 주체를 거쳐서 거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특정 주체가 아닌 다수가 참여하게 함으로써 경제적 효율을 창출할 수 있다. 특정 주체에게 제공하는 금전적인 비용을 없애거나, 특정 주체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필름 제조 기업 ‘코닥’은 블록체인의 이러한 장점에 착안해 ‘코닥 원’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 등 콘텐트를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또 다른 이득으로는 ‘통합성’이 있다.

교보생명의 스마트 보험 청구가 그 한 예다. 교보생명은 보험 가입자의 간편성을 위해 ‘의무기록을 블록체인으로 보험사와 병원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보험 가입자는 복잡한 서류 처리 절차 없이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이외에도 블록체인이 가져올 경제적 이득은 무궁무진하다. 2019년 블록체인이 이끌어 갈 탈 중앙 시대의 모습이 기대된다.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186493&cat=35&post_type=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