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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MS가 ‘스마트와치’를 만든다면

MS가 1.5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주문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에서의 보도에 관한 기사입니다. MS의 실질적인 발표가 있는 것이 아닌 추측성 기사이긴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흥미로운 기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MS는 초기 스마트폰 경쟁에서 힘을 쓰지 못햇지만 최근 꾸준하게 윈도우폰 출시로 북미지역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끌었으며, 그 기능성부분에 있어서도 인정을 받은 상태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웨어러블 컴퓨터와 관련한 제품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고, 1,5인치의 디스플레이를 주문했다는 데서 그 추측에 힘을 더할 수 있겠네요.

 

어찌됐든 MS가 웨어러블 컴퓨터를 출시하겠다는 발표를 하지 않은 이상에는 확신할 수 만은 없지만, 우리가 이번 기사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웨어러블 컴퓨터에 관한 시대적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구글글래스 또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 사용에 관한 찬반논란이 시끄러운 요즘에서 MS를 비롯한 다른 스마트 기기 관련 업체의 행보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지요.

 

신제품 출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제품이 나오는 시기입니다. 너무 늦어서는 곤란하지만 너무 일러서도 곤란하지요. 타 경쟁업체보다 한 보 정도 앞설 수 있는 시기, 그리고 그러한 한보 전진을 대중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어느정도 되어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이뤄진 후에야 신제품 출시가 이뤄져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웨어러블 컴퓨터는 현재 이러한 고민이 가장 큰 제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웨어러블 컴퓨터의 출시가 적합한 시기인지, 그것이 아니더라도 제품이 나올 경우 그에 맞추어 소비자가 변화할지를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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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도 입는(Wearable) 컴퓨터 개발 경쟁에 발을 걸칠까. 입는 컴퓨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와 달리 일반적으로 안경이나 손목시계, 신발 등에 모바일 기기 기능을 결합한 기기를 말한다. MS가 손목시계 형태의 모바일 기기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 현지시각으로 4월15일 전한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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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이 익명의 아시아지역 부품 공급업체 임원의 말을 빌려 전한 내용에 따르면, MS는 이미 2013년 초 손목시계형 모바일 기기에 쓸 디스플레이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주문한 디스플레이 크기는 1.5인치. 크기가 작은 디스플레이를 주문했다는 점이 MS가 손목시계형 모바일 기기를 개발 중이라고 전망하는 까닭이다. 월스트리트의 보도가 사실인지 혹은 단순한 소문에 그칠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단순히 1.5인치 디스플레이를 주문했다는 점 때문에 MS가 손목시계형 모바일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구글은 ‘프로젝트 글래스’를 통해 모바일 기기를 대체할 수 있는 안경을 만들고 있다. 이미 시제품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고, 애플과 삼성전자도 각각 손목시계형 모바일 기기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실제로 판매 중인 제품도 있다. 미국 크라우드펀딩 킥스타터를 통해 개발된 ‘페블와치’는 150달러에 팔리고 있다. 심지어 서드파티 응용프로그램(앱) 개발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까지 공개된 상태다.

 

그렇다면 MS의 입는 컴퓨터는 어떤 모양과 기능을 갖게 될까. 몇 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예측해볼 수 있다. 손목시계형 모바일 기기는 기존 모바일 기기와 연동해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 블루투스 등 무선통신 기술로 연결하는 주변기기인 셈이다. 스마트폰으로 도착한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무선으로 연결된 손목시계를 통해 보는 식이다. 소니의 스마트와치와 페블테크놀로지의 페블와치, 나이키가 만든 ‘퓨얼밴드’가 대표적이다.

 

MS의 손목시계형 모바일 기기도 이 같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항공모함 위로 날아드는 전투기를 생각하면 된다. MS 손목시계의 ‘항공모함’은 ‘윈도우8′, 혹은 ‘윈도우RT’가 탑재된 PC나 서피스 태블릿 PC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어떤 운영체제(OS)로 동작하는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이용한 손목시계형 모바일 기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블와치도 안드로이드를 쓰고, 실제 제품 출시가 바투 다가온 구글의 안경도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동작한다.

 

MS라면 윈도우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인텔의 x86 기반 프로세서에서 동작하는 윈도우8이 탑재될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기존 윈도우를 ARM 모바일 프로세서에서 동작하도록 윈도우RT를 만든 것처럼, 손목시계형 모바일 기기에 어울리는 다른 개념의 윈도우 OS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분명한 것은 윈도우8에 적용된 타일 모양의 ‘모던 UI(옛 메트로 UI)’는 손목시계형 제품에 썩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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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프로젝트 글래스’와 ‘페블와치’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구글의 말하는 신발 (위부터)

 

기기의 생태계도 MS에는 중요한 문제다. MS는 OS를 전세계 기기 제조업체에 라이선스해 제품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윈도우8과 서피스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 MS가 직접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등 약간의 변화가 있었지만, OS 라이선스 사업은 아직 MS의 가장 큰 사업정책 중 하나다.

 

MS가 만든 손목시계형 모바일 기기를 전세계 제조업체에서 만들어 파는 시나리오도 상상해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아티브 스마트 PC’를 만드는 것처럼 MS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손목시계를 만드는 일이다. MS는 현재 윈도우 기반 PC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라이선스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손목시계형 모바일 기기를 만들게 되면 이와 비슷한 하드웨어 생태계를 꾸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고백하건대, MS가 1.5인치 디스플레이를 주문했다는 것에서 출발한 이 ‘소설’은 만약 월스트리즈저널의 보도가 헛소문으로 드러나게 되면, 헛다리 짚은 꼴을 면치 못하게 된다. MS가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MS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입는 컴퓨터 시장을 짐짓 모른체 하기는 어렵다. 입는 컴퓨터는 현재 모바일 기기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분명 앞날이 더 기대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의 사실 여부와는 관계없는 얘기다. 애플, 구글, 삼성전자 등과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MS가 앞으로 입는 컴퓨터 시장에 진입하리라 예상하는 것은 정황상 타당해 보인다. 무엇보다 상상은 자유다.

 

덧붙이는 상상 하나 더. 이름은 뭐가 좋을까. ‘서피스 와치’라는 이름을 붙여 ‘서피스 시리즈’를 완성해 보는 것도 그럴듯한 생각 아닐까.

 

http://www.bloter.net/archives/149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