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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바이오·IoT…이런 카드 어떠십니까?

수십년 동안 전통의 결제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는 플라스틱 카드가 정보기술(IT)과 융합하며 진화하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카드 시대가 도래했다. 핀테크 시대에 대응해 다양한 IT 기능과 부품·소재 기술을 탑재하면서 플라스틱 카드의 종말을 예고했다.

`간편결제` 등장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전통 카드의 플랫폼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마그네틱 카드 수요가 한계에 다다르고 정부 주도로 IC카드 전환 사업이 추진되면서 일반 카드에 IT 요소를 집적화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마그네틱 카드가 주종을 이룬다. 하지만 최근 카드 한 장에 여러 카드의 기능을 넣을 수 있는 멀티형 카드나 생체인증 기능을 넣은 스마트카드가 등장하는 등 카드 혁신 시대를 맞이했다.

결제 방식도 다양화되고 있다. 일반 마그네틱 결제에서 바코드 결제, 비접촉식 RF 결제(교통카드),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등 스마트폰과 연동한 기술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제 카드결제표준규격(EMV)을 만족시키는 스마트카드의 글로벌 출하량은 2015년 약 27억개에서 2020년 35억개로 30%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스마트카드의 수요 확대 및 보안 강화 추세에 따라 금융을 비롯해 출입카드, 신분증 등 사용처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개발도상국 가운데 70여개 국가가 지문·홍채 인식 등 생체 정보를 활용한 스마트카드 방식 전자주민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도 세계 난민들을 돕기 위해 생체 정보를 인증 수단으로 삼은 스마트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도 청사 출입 보안 강화 대책을 발표하는 등 사회 전체로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기존의 근거리통신방식(NFC) 출입카드와 유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지문 인증으로 보안성을 강화한 지문인식 카드를 도입하고 있다. 이로 인한 보안·출입카드 시장의 잠재 수요는 큰 성장이 기대된다.

LG페이 화이트카드, 스마트카드 시대 예고

오는 9월 LG전자 모바일결제 서비스 LG페이가 상용화된다. 핵심 플랫폼으로 화이트카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다양한 결제 방식이 등장했지만 플라스틱 카드 기반에 IT를 집적한 화이트카드는 기존의 신용카드 모형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새로운 IT 기반의 스마트카드 시장을 이끌 촉매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화이트카드는 한 장의 전자카드 안에 여러 신용카드를 담을 수 있는 올인원 카드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다. 일반 플라스틱 카드와 모양이 흡사하다. 두께도 일반 신용카드와 차이가 없다. 일반 가맹점의 결제는 물론 자동입출금기(ATM) 현금 인출까지 가능하다. 신용카드 사용자의 행태를 그대로 반영했다. 스마트폰 결제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 소비층까지 끌어들이려는 의도다.

화이트카드는 별도의 액정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여러 카드 가운데 결제 카드를 고를 수 있게 했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START`라는 표기가 들어오고, 잠금(LOCK)도 할 수 있다.

액정 창으로는 해당 가맹점에서 가장 많이 할인되는 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 포인트 적립까지 한 번에 해결한다.

스마트폰 기반 결제 방식에서 탈피해 기존의 플라스틱 결제 편의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등 플랫폼 안에 IT를 융합시킨 대표 스마트카드다.

◇카드 30장을 한 장의 카드로 담는 독자 플랫폼 나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브릴리언츠는 독특한 스마트멀티 카드를 공개,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최대 30장의 카드를 한 장의 카드에 담아 사용하는 스마트멀티 카드를 발표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는 물론 포인트카드, OTP카드, 사원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카드를 스마트폰과 연동해 올인원 형태로 한 장에 구현한 방식이다.

사실 이 같은 카드 형태는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멀티마그넷카드` 수용도 조사를 진행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국내에서 멀티마그넷 카드와 관련된 소비자 성향 조사는 진행된 적이 없지만 2013년 MS가 미국 소비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상당한 호응도를 얻었으며, 이후 다양한 금융사와 IT 기업이 스마트카드 시장 진입을 준비해 왔다.

브릴리언츠는 국내 토종 기술로 마그네틱, ICOTP는 물론 바코드와 NFC결제 활용이 가능한 멀티 카드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LG페이 화이트카드도 이 같은 융합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이 멀티 카드 이면에는 상당한 IT와 부품소재 기술이 녹아있다.

카드별로 상이한 물리적 자기띠 정보 출력과 카드 리더 헤더 감지를 위한 동적 가변 자장 발생장치가 필요하다. IC칩과 달리 카드 정보를 하나의 칩에 30개까지 저장할 수 있는 멀티IC 기술과 인터페이스도 구비해야 한다. 국내 부품소재 시장과 금융 시장이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틈새시장을 만드는 시도이기도 하다. 또 ISO 표준 등을 충족하기 위해 칩온보드(COB) 공정을 활용하고, 0.5T 이내 두께로 FPCB 회로기판에 모든 전자부품을 실장해야 한다. 카드 보안성 측면에서는 EMV 규격을 충족시킬 IC카드 형태, 스마트폰과 거리가 일정 범위를 넘어서면 알람메시지가 지속 전송되는 여러 IT를 녹여야 한다.

단순 신용카드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부품소재, 보안, 장비 등 국내 IT가 융합돼 새로운 형태의 멀티카드 플랫폼을 만들어 내는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세계 최초 전자 지문인식 카드 상용화 성공

국내 A기업은 출근시간이면 출입구에 긴 줄이 늘어선다. 1분 1초가 아쉽지만 지문 인식기를 통과해야만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안을 강조하는 기업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나아이와 크루셜텍은 세계 최초로 전자 지문인식 스마트카드(IC칩 적용 카드)를 상용화했다. 이 카드를 적용하면 개인이 소지한 카드에 지문을 인증한 후 일반 출입카드처럼 출입구에 갖다 대기만 하면 된다.

코나아이가 지문 인식이 가능한 IC칩 운용체계(COS)를 자체 개발했다. 자회사인 코나씨는 국내 공장에서 전자 지문인식 스마트카드를 생산, 발급한다. 크루셜텍은 자체 개발한 저전력 초박형 지문인식 장치(모듈)를 코나아이에 공급한다. 이 모듈은 스마트카드 IC칩에서도 빠르고 정확하게 지문을 식별할 수 있다. 전자 지문인식 스마트카드는 기존 스마트카드의 몸통에 지문인식 장치를 내장, 카드 소유자의 지문을 식별하는 카드다. 이 카드는 보안, 금융, 신분증 등과 같이 인증과 보안이 필요한 영역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

생체인증 기술을 적용, 카드 소유자 본인만이 사용할 수 있어 보안성이 한층 강화됐다.

코나아이와 크루셜텍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전자 지문인식 스마트카드는 일반 스마트카드에 지문인식 센서만 추가하는 형태인 타사의 개발 콘셉트와 달리 배터리를 내장하고 디스플레이를 장착,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카드 두께도 일반 스마트카드와 동일해 휴대 편의성도 높다.

코나아이는 금융, 출입인증, 보안 등의 분야에 사용 가능한 다양한 카드를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2016년에는 전년 대비 15억개 증가한 64억개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보안과 간편한 인증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카드 방식 비교 (자료-본지 취합)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