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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미디어 플랫폼, 2017년 어떤 고민들을 하셨나요?

미디어 플랫폼, 2017년 어떤 고민들을 하셨나요?

2017 차세대미디어대전 - 미디어의 미래 전략 세미나 토론

한 해의 마무리는 항상 내년에 대한 예측과 함께한다. 예측은 기대와 우려가 적절히 반영되는 법이다. 미디어는 어떨까. 단 하루도 정확히 진단하기 힘든 급변기이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학계의 인사이트를 모아야 할 필요성은 존재한다.

12월14일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주관한 ‘2017 차세대미디어대전 - 미디어의 미래 전략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2017년 한 해 동안 발생했던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와 쟁점을 짚어보고, 그에 따른 현장 실무자들의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2017 차세대 미디어 대전 - 미디어의 미래 전략 세미나’에 참가한 MCN협회 유진희 사무국장, 울산과학기술원 정윤혁 교수, 고려대학교 이소은 박사, 호서대학교 류민호 교수, 고려대학교 김성철 교수, 카카오 김대원 박사, EBS 최홍규 박사(왼쪽부터)

먼저 1부에서는 학계의 현황 분석과 의미 있는 다양한 제언이 발표됐다. 류민호 호서대 교수는 변화하는 미디어 플랫폼 생태계에서 기술 기반의 이해와 플랫폼 간 융합 필요성을 시사했다. 기술에 의해 변화하는 미디어의 가치사슬 속에서 상생 모델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울산과학기술원 정윤혁 교수는 초연결사회의 미디어 생산, 유통, 소비에 대해 발표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중심의 정보기술 확산이라는 환경에 맞춘 미디어 생산을 제언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이소은 고려대 박사는 급속히 성장한 1인미디어 확산의 현황을 정리하고 미래 전략을 제언했다. 1인 미디어 특유의 미학을 구축하고 보다 심층적인 이용자 분석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마지막 세션은 현장 실무자들의 종합 토론으로 진행됐다. 앞서 논의된 진단에 이어 실질적인 사업자로서 겪었던 고민이 논의됐다. 토론에는 카카오 정책지원파트 파트장을 맡고 있는 김대원 박사, EBS 미래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인 최홍규 박사, MCN협회 유진희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토론에 참가한 카카오 김대원 정책지원파트장(좌)과 EBS 최홍규 미래교육연구소 연구위원

“미디어 레퍼토리 차원에서 변동 심해져, 현장에서도 긴장감 굉장히 높은 상태”


먼저 카카오 김대원 박사는 국내 미디어 기업이 현장에서 가지고 있는 고민의 지점을 이야기했다. 크게 2가지를 꼽았다. ‘지속가능성’과 ‘연구개발 인프라’다. 4-5년 전의 논의만 하더라도 포털은 더이상 이용자 이탈이 없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현재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용자 고착화를 고민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고착 효과 기반의 네트워크로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고착의 유지 기간이 너무 짧아지고 있음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김대원 박사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을 확보하면서, 그분들에게 미디어 차원에서 플러스 알파를 추가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까를 내부적으로 많이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개발 인프라에 대한 고민도 밝혔다. 앞선 발표에서 나왔던 인공지능 연구개발 관련 사례를 들었다. 카카오뿐만 아니라 네이버 등 국내 플랫폼 회사들은 인공지능에 대해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글로벌한 플랫폼 기업에 비하면 부족하다. 하지만 규제 관련 부분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더 강하게 적용받고 있다.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위한 GPU의 경우 국내 기업이나 연구소는 10대 남짓 겨우 가져가는 반면, 아마존·구글과 같은 기업은 100만대 단위로 구입한다. 데이터 분석의 경쟁력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김대원 박사는 “절대적인 투자 인프라 고민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안에 대한 규제 때문에 소극적인 연구가 되는 것이 허들”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방송국, 변화하는 플랫폼 환경 적응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접점 알아야”


EBS 최홍규 박사는 기존 플랫폼 사업자, 특히 방송 채널 사업자들의 안일함에 대해 지적했다. 먼저 적극적인 고객데이터 부족을 문제로 꼽았다. 최홍규 박사는 “역사적으로 미국에서 시청률 조사 업계 부흥기가 일어났던 게 지상파 사업자들에겐 독이 됐다”라며 “이용자 관련 데이터가 외부에 종속돼 지상파 방송국도 엄연히 채널을 가진 플랫폼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데이터는 소홀했다”라고 분석했다. 각 플랫폼별로 다른 매개 수단을 가졌을 뿐, 지상파 방송국도 무선주파수(RF)에 기반해 플랫폼 사업자로서 사업을 영위해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유독 포털 사업자, 소셜미디어 사업자에게 책임성을 부과하고 규제를 적용하려는 측면에 대해 지적했다.

지상파 방송국은 기본적으로 자기 플랫폼의 고객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다. 총체적인 시청률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운영하려고 한다. 최홍규 박사는 “지상파 방송사도 콘텐츠를 제공할 때 이용자 데이터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고객 접점을 가지고 데이터를 무기로 맞춤형 마케팅을 할 수 있어야 방송국은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플랫폼 생태계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창작자들이 플랫폼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씁쓸하기는 하지만, 그럴수록 더 정직한 플랫폼 사업자들의 태도가 필요하다. 시장 질서를 해하지 않고 정직하게 사업하는 사업자가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

토론에 참가한 MCN협회 유진희 사무국장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고민과 시도, 장르의 차별화 필요해”


유진희 사무국장은 MCN 산업 현장에서 직접 듣고 경험한 생생한 고민들을 이야기했다. 현재 거의 모든 MCN 사업자들의 전략은 ‘플랫폼-IN-플랫폼’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기존 선도 플랫폼 안에 자신의 콘텐츠를 쌓아서 채널 파워를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거인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유튜브·페이스북의 채널 경쟁력은 너무나 심화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채널 파워가 아무리 강해진다 하더라도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유진희 사무국장은 “어느 시점이 되었을 때 사업자는 새로운 플랫폼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언제 플랫폼을 어디로전환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깊게 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MCN 영역의 장르 개념에 대해서도 고민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먹방, 겜방, 뷰티 등 MCN 시장이 기존 레거시에 비해 가치를 형성할 수 있었던 장점을 더욱 살릴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진희 사무국장은 “어쩌면 장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부분이 새로운 장르로 출현할 수 있다”라며 콘텐츠 창작자들의 끊임없는 고민을 제안했다. 브랜디드 콘텐츠에 대해서도 장르 확장 고민을 제안했다. 브랜디드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시선이 점점 안 좋아지는 상황에서 예능 등에 한정된 국내 브랜디드 콘텐츠 사업자는 장르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http://www.bloter.net/archives/298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