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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16GB USB가 2TB로 둔갑해 판매… 크라우드펀딩 과열경쟁 주의해야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신뢰와 안정성에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국내도 수십 개 크라우드펀딩 회사가 나오며 성과주의에 따른 경쟁이 과열되자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까지 펀딩에 끌어들이며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내 대표 크라우드펀딩 업체 와디즈는 펀딩 중이던 프로젝트를 돌연 중단했다.

W쇼핑에서는 1~2TB USB메모리를 자체 개발했다며 개당 4만원 가량의 금액에 판매를 와디즈를 통해 시작했다.


개당 최소 10만원이 넘는 1TB USB가 절반가격도 되지 않는 가격에 판매를 한다는 점에서 초반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면 판매개시와 함께 투자자 및 회원들은 해당 제품의 진위나 신빙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상식 밖의 가격 외에도 저장 용량에 대한 뻥튀기 논란이 일기 시작했고, USB 3.0 전송기술, 유사제품 중국 사업자 판매 등의 의문이 고객들로부터 나왔다.


일부 고객들은 또 1.8TB이상 동시에 쓰기 테스트 후 모든 파일에 대한 정상 작동, 분석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파일 생성 테스트 결과에 대해서도 판매자에게 요청했다.


일부는 유명 일본만화 '원피스' 캐릭터를 사용했다는 점을 들어 저작권에 대해서도 문의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구매 이전 제품에 대한 확인을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판매사인 W쇼핑 측에서는 질문에 대해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했고, 이용자들의 강한 의구심이 담긴 게시물에 대해서는 설전을 벌이거나 임의로 삭제하며 불만을 키웠다.

▲ⓒ와디즈


결국 고객의 제보를 통해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USB의 실제 용량이 2TB가 아닌 16GB로 나왔고, 판매사는 와디즈와 논의 끝에 펀딩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다.


프로젝트 종료 후 결제가 진행되는 시스템에 따라 고객들의 금전적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은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허점을 노출한 사례로 남게 됐다.


업계는 소규모 후원을 받거나 투자 등의 목적으로 다수의 개인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투자자와 스타트업기업 모두 윈윈하는 구조를 갖는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이같은 사건으로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중개업체들의 성과 경쟁으로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이 또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발생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 펀딩의 힘을 빌린 성공사례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이번 사례는 크라우드펀딩의 고위험·고수익 구조와 수익실현까지 시간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각인시켰다"며 "크라우드넷 등을 통해 기업정보(IR)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한편 크라우드펀딩 중앙기록관리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은 현재 기업, 투자자, 중개업자 및 정책감독당국이 연계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운영의 핵심역할을 수행 중이다.


크라우드넷을 통해 모든 중개업자 정보, 펀딩정보, 발행 및 투자한도 정보, 통계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