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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韓 드론 산업은 껍데기에 불과...폰 기술 접목해야"

[인터뷰] 한국드론산업협회 박석종 회장


"현재 국내 드론 산업은 엄밀히 이야기하면 제조가 아닌 '유통'에 머물러 있습니다. 국내 산업 기반이 없기 때문에 중국산 부품을 짜맞춰 조립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기반 기술을 가진 국내 중소 업체들도 이제는 스마트폰이 아닌 드론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한국드론산업협회 박석종 회장은 국내 드론 산업에 대해 '사실상 껍데기만 남았다'며 연이어 쓴소리를 쏟아냈다. 드론 필수 기술 중 하나인 모터는 물론 각종 센서 기술, 카메라를 활용한 기술 등을 가진 중소 업체를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단법인 한국드론산업협회 박석종 회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사단법인 한국드론산업협회 박석종 회장. (사진=지디넷코리아)


■ "순수 국산 드론 개발하는 업체 있나요?"...부품 없어 중국서 사와

박석종 회장은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드론을 개발하는 업체가 몇 군데나 될 것 같습니까"라며 질문을 던졌다. 박 회장이 생각하는 정답은 바로 '없다'이다. 그 이유를 물었다.

"정부가 드론이 먹거리가 될 것이라면서 2025년까지 5천억을 투자한다고 하고, 또 조달을 통해 드론을 1천대 구매한다고 하는데 정작 정부는 현실을 모릅니다. 조달에서도 직접 생산자 증명을 통해 국산 제품임을 증명해야 하는데 사실상 눈속임입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드론의 날개를 움직이는 모터와 배터리, 변속기와 비행제어장치, 심지어는 하우징(껍데기)까지 모두 중국에서 수입해 온 다음 국내에서 조립 과정만 거쳐서 판매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박석종 회장은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로 기초 기술력의 부재를 들었다.

"정부가 드론 산업 활성화 100대 과제, 10대 과제처럼 거창한 발표를 하는데 실제로는 드론 산업을 면밀하게 따지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드론을 만들고 싶어도 산업 기반이 없기 때문에 부품을 수입해 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터 등 고정밀 핵심 부품은 사실 국내에서도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국드론산업협회는 현재 주요 부품 생산 업체를 대상으로 드론 뿐만 아니라 무인 이동체나 운반체 쪽으로 기술을 공급할 수 있도록 추진중이다.


"협회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조사를 해 봤는데, 주요 대기업의 1, 2, 3차 협력업체 중 고품질 모터나 제어용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문제는 이런 업체들이 대기업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입지가 불안하죠."


■ "스마트폰에 매몰된 기술, 드론에 접목해야 발전"

현재 전세계 드론 시장의 1위 업체는 중국의 DJI다. 개인이 취미로 날리는 드론부터 영상촬영용 드론, 산업용 드론까지 골고루 갖췄다. 액션캠 1위 업체인 미국의 고프로도 2016년 액션캠을 결합한 드론인 '카르마'를 출시했지만 DJI를 넘어서지 못하고 시장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러나 DJI 여러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는 최신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없는 1/2.3인치 수준이다. 스웨덴 카메라 회사인 핫셀블라드 투자를 통해 카메라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카메라 화질도 최신 스마트폰과 대동소이하다. 가장 중요한 기술력은 바로 센서에서 나온다.

DJI 매빅2 프로·줌. 1인치(13.2×8mm) CMOS 센서를 탑재했다. (사진=DJI코리아)

DJI 매빅2 프로·줌. 1인치(13.2×8mm) CMOS 센서를 탑재했다. (사진=DJI코리아)

"DJI를 포함한 중국 업체들은 기술력 대신 시행착오를 통해 쌓은 경험치를 통해 센서 정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초음파 센서인데요, 최근에는 30미터 앞의 장애물을 감지해서 처리하는 후처리 기술을 상용화 했습니다."

그러나 박 회장은 국내 여러 업체들이 스마트폰용 기술 개발로 쌓은 노하우를 드론에 적극적으로 투입하면 새로운 전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DJI가 견고해 보이는 업체일 수 있지만 빈틈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DJI가 투입하는 많은 기술이 사실 스마트폰에 원류를 두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 협력업체 등 중소업체가 가진 기술을 이제는 스마트폰이 아닌 드론에 투입해야 합니다."

박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대해서도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사실 이 위원회가 드론 뿐만 아니라 여러 업계에 정책적으로 방향성을 제시하고 민간 산업을 활성화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무런 결과물이 남지 않았습니다. 규제개혁만 해도 여러 부처에서 이미 하고 있는 일인데 왜 이런 일을 그 위원회에서 하는 겁니까."

박석종 회장은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대해서도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박석종 회장은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대해서도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현재 국내 드론 산업을 관장하는 정부 부처는 세 군데나 된다. 드론 운항 관련 규제는 국토해양부가, 산업 관련 행정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예산 집행은 기획재정부가 관리한다.

"드론 산업은 대통령 직속인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조율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컨트롤 타워가 없지 않습니까. 할 일을 정확히 못 한 것입니다. 2기 위원회에서도 이것이 바로 잡힐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답답합니다."


출처 :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81105163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