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는 2019년 미래 전략기술 중 하나로 엣지 컴퓨팅을 꼽은 바 있다. 미래 전략기술이란 당장 실행에 옮길 것보다는 서서히 예산을 준비해 투입하라고 권고하는 것이다. 가트너는 ‘자율권을 가진 엣지(Empowerd Edge)’를 하나로 꼽으며 데이터 폭증 시에 대응할 수있는 엣지가 스스로 어느 정도 결정을 내려줄 것을 권고했다. 추후 클라우드와 엣지가 스스로 보완하는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엣지 컴퓨팅 시대의 구성도
엣지 컴퓨팅의 구성도는 엔드포인트–엣지–코어로 나뉜다. 이중 엔드포인트는 사용자가활용하는 모든 기기, 혹은 자동으로 센싱하는 각종 IoT 센서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스마트폰이나 PC를 떠올리면 된다. 5G 시대에는 조금 더 복잡해진다. 자율주행차가 등장한다면신호등, CCTV 등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며, 이때 이 모든 것들은 딥러닝이 탑재된자동화 센서로 동작한다. 사용자의 폰처럼 정보를 직접 공유하지 않고 스스로 작동한다. 이들 IoT 제품 역시 엔드포인트가 된다.
코어는 지금의 클라우드를 말한다. 데이터의 최종 목적지이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떠한결정을 내려주는 것들이다. 서버인 동시에 데이터 분석 툴이고, OS이자 저장소다.
엣지의 등장은 데이터 폭증 때문이다. 물론 데이터가 아무리 폭증해도 클라우드가 해결할수 있다. 클라우드의 프로세싱 자원이나 저장소 자원은 무한하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처럼사람의 목숨이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이라면 다르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에서 재미로 사진을 내려받는다는 요청이 먼져 이루어져 자율주행차의 위험신호를 전송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것들을 근거리에서 처리해줄 것들이 필요하다. 이를 엣지라고 부른다.
엣지는 곳곳에 있다. 주로 통신망의 셀타워에 설치되며, 여러 기업의 리모트 오피스에도설치된다. 물리적 거리가 있는 데이터 센터 외에도 각 기업의 브랜치나 파견 사무실 등에도 설치될 수 있다. 클라우드와 설치 형태는 다른데, CCTV나 자율주행차 같은 데이터 생성과 분석, 전송을 동시에 하는 엔드포인트들은 동시에 엣지가 되기도 한다.
엣지는 왜 필요한가
엣지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반응 속도 때문이다. 자율주행차 등이 등장했을때 위험한 정보를 더 빠르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 더 넓게 보면 전반적인 정보전달 속도를높이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빠른 엘리베이터를 개발했다고 해서 일반 엘리베이터가 스마트 기능이 적용된 엘리베이터보다 빨리 올 수는 없다. 이렇게 빠르게 보내줘야할 정보와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별하는 것을 데이터 티어링이라고 한다.
데이터 티어링과 엣지를 도입하면 소비자의 엔드포인트에 도달하는 정보의 지연속도(레이턴시, Latency)는 기존 150~200ms에서 2~5ms로 줄어들게 된다. 2~5ms는 유선으로꽂은 게이밍 모니터의 지연속도 수준이다. 즉, 소비자는 느낄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아태지역에서의 데이터 폭증
해당 기자간담회는 아태지역의 기자들만 참여했다. 이유는 아태지역(APJ x C, 아태, 일본, 중국)의 데이터 폭증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는 점차 늘어나다 2025년, 전 세계 엔드포인트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는 175ZB가 될 것이라고 IDC는 예측하고 있다. 1ZB는 1조 GB에 해당한다. 이중 아태지역의 데이터는 2015년 2.6ZB 수준에서 2025년 33.8ZB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엣지 데이터 생성 비율도 2015년 12%에서 22%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종국에는 돌아다니는 데이터의 30%가 실시간 처리를 요할 것이며, 이 실시간 처리는 엣지에서 담당할 것으로 IDC와 씨게이트는 내다보고 있다.
엣지는 어느 곳에 쓰일까
씨게이트는 이같은 행사를 하며 주요 고객사로 자율주행차 기업들, 통신사, 헬스케어 기업, 비디오 서베일런스(Video Surveillance 기업, CCTV 서비스 기업을 말한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빠른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AI와 딥러닝으로 대상을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 그 이후 빠르게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즉, 클라우드보다는 엣지에서 데이터와 의사결정을가져오는 것이 더 적합하다.
데이터 폭증 관련 발표를 한 IDC의 데이브 린즐(Dave Reinsel) 부사장은 이에 대해 “엣지는 마이크로서비스용”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서비스란 끊임없이 작동해야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앱에서의 마이크로서비스와는 다른 개념이다). 예를 들어 보안 패킷 등을 말할수 있다. 보안 패킷은 끊임없이 작동해야 하며 이 인증을 통해 보안성과 편의성을 모두 주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차 주인이 차로 다가가기만 해도 시동을 걸어주는 것들, 반대로차 주인이 술에 취했을 때는 열어주거나 시동을 걸어주는 역할을 제한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하나의 의문이 발생한다. HDD 기업인 씨게이트가 주최한 기자간담회인데 이 엣지의 반응속도에는 SSD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 인터뷰에서 제프 나이가드 씨게이트 총괄 부사장은 “실시간 데이터 처리는 SSD가 적합한 것이 맞다”며 SSD의 반응속도에 대해서 인정했다. 다만 데이터 티어링을 통해 데이터를 총괄하고 이를 일부 저장하는 용도로는 SSD가 맞지 않다고도 대답했다. 일종의 초소형 클라우드인 엣지 역시 SSD와 HDD를 모두 사용한다. 그러니 단순히 SSD를 쓴다/HDD를 쓴다는 결정보다는 엣지의 역할에 따른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HDD가 속도를 올리기 위한 솔루션도 마련되어 있으며, 총비용을 생각해 HDD도 꾸준히 사용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총비용이란 씨게이트가 꾸준히 주장하고 있는 개념으로, HDD 단순 가격이 SSD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아니다. 구매 시에도 HDD가 SSD보다 저렴하지만, 운용 시 들어가는 비용도 적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SSD는 HDD보다 전력 소모가 많기 때문이다. 읽기/쓰기 횟수도 HDD 쪽이 좀 더 유리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의 엣지 컴퓨팅
한국은 이미 엣지를 상당히 많이 도입한 국가에 해당하며, 5G와 스마트 시티에 대한 니즈가 크므로 엣지 컴퓨팅이 빠르게 도입될 국가로 보인다. 이미 국내 진출한 업체들과 통신사는 데이터 티어링을 하고 있다. 씨게이트 테반생(Ban-Seng Teh) 글로벌 세일즈 및 세일즈 운영 부문 부사장에게 “한국은 개인 정보 보호와 규제에 민감한데 엣지 컴퓨팅이 늘어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충분히 가능하다는 답변과 함께 “정부보다는 인프라 구축 업체(통신사, 자율주행차 회사, 비디오 서베일런스 기업 등)와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프 나이가드(Jeff D. Nygaard) 씨게이트 총괄 부사장 및 글로벌 운영, 제품 및 기술 부문총괄은 “한국은 통신 인프라가 빠르게 발전해 이미 데이터 티어링을 하고 있는 국가”라며“자율주행차 시대가 올 때 또 다른 생태계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이크 트로멜(Mike Troemel) 제품 개발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은 “한국은 4K나8K 디스플레이가 빠르게 보급되는 등 기술 발전 정도도 빠르므로 엣지가 더 많이 필요할것이다. 그러나 엣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는 시대가 발전하고 난 뒤에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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