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흑점이 폭발하면서 쏟아져 들어오는 고에너지 입자들이 각종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우주 전파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과학자들이 우주 전파 환경을 예측하는데 활용하려고 도입을 추진하는 기술이 인공지능(AI)다.
이달 14일 경기 수원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2019 우주전파환경 기술 워크숍’에서는 AI를 활용한 우주 환경 분석 사례에 대한 소개와 AI 경진대회 결과가 발표됐다. 워크숍에는 우주전파센터 관계자와 우주환경 관련 연구자 및 학생 1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용재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교수는 이날 AI를 활용한 우주 환경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올해 3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AI로 태양 측면과 후면의 자기장 영상을 만들어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태양의 측면과 후면을 관찰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태양탐사위성 스테레오(STEREO)는 자기장 관측장비가 없다. 연구팀은 태양 정면을 관측하는 NASA의 태양관측위성(SDO)이 촬영한 자기장과 전파 영상을 학습시켜 스테레오(STEREO) 정보를 토대로 자기장 영상을 만들어냈다.
문 교수는 우주 관측 다방면에 AI가 쓰이는 사례를 소개했다. 과거 데이터도 AI가 복구해 활용할 수 있다. 문 교수는 “갈릴레오가 1611년 흑점을 처음 관측했고 1859년에는 ‘캐링턴 사건’이라는 최악의 흑점폭발도 있었다”며 “이때 스케치한 이미지를 AI에게 학습시켜 위성영상을 만들게 했더니 현대 데이터에서 얻을 수 있는 영상과 비슷한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AI로 촬영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다. 문 교수는 “우주에서 오는 빛은 그 정도가 약해 좋은 영상을 얻으려면 오래 노출시켜야 한다”며 “우리가 허블 우주망원경과 같은 장비에서 찍은 좋은 영상은 다 수십일 이상 노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I를 학습시키면 한 장의 영상을 통해서도 오래 간 노출한 것과 같은 영상을 얻는다. 문 교수는 “외부은하 탐사하는 자료인 ‘슬론 디지털스카이서베이(SDSS)’에 접목해보니 AI가 만든 영상에서도 외부은하를 판별하기 쉬울 정도의 자료가 나왔다”고 말했다.
기상위성이 밤에 촬영한 적외선(IR) 영상을 활용에 낮에 보는 것과 똑같은 영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낮에 촬영하는 가시광선 영상과 적외선 영상을 학습시켜 밤에 촬영한 적외선 영상에서도 가시광선으로 촬영한 듯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문 교수는 “밤에는 구할 수 없는 데이터를 AI가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최근 국제학술지 ‘원격 탐사’에 발표했다”고 말했다.
당연히 예보에도 활용된다. 문 교수는 단파통신을 위한 예보 훈련도 AI에게 적용할 수 있음을 보였다. 단파를 활용하는 통신은 그날의 우주환경에 따라 노이즈가 적은 단파 주파수가 달라 예보의 의존하게 된다. 문 교수는 “오늘 데이터를 넣어 예보 훈련을 시켜봤더니 실제 예측값과 기계학습으로 보인 데이터가 비슷했다”며 “24시간 예보를 위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으로 기초단계지만 가능성은 커 보인다”고 말했다.
AI는 데이터가 많으면 원리 없이도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내기 때문에 배경지식이 없어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우주전파센터가 올해 개최한 AI 경진대회의 시상식이 열렸다. 태양풍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예측하는 과제였으나 우주를 공부하지 않은 비전공자들이 상을 휩쓸었다. 최우수상을 받은 정민재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항공학과 석사과정생은 “저희는 자율무인 이동체를 연구하고 있다”며 “기계학습은 전문가급의 지식 없이도 충분한 데이터를 분석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AI로 태양흑점폭발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김태영 인스페이스 기술이사는 “이번 AI 경진대회의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우주 환경 AI를 개발하는 이가 비전공자일 수 있는 만큼 검증하는 인력은 전문가로 보완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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