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금융(finance)과 정보기술(IT)의 융합 분야인 ‘핀테크(fintech)’ 시장을 놓고 벌이는 각축전이 가시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첫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에 삼성페이(가칭)’를 넣고, 애플은 ‘애플페이’ 기능이 포함된 ‘애플워치’를 출시할 예정이다. 양측 모두 핀테크 관련 기술과 우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의 핀테크 추구 의지는 명확하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모바일 결제업체 루프페이(LoopPay) 인수를 발표한 것이 그 증좌다.
루프페이는 2012년 창업된 벤처기업이다. ‘마그네틱 보안 전송’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마그네틱 띠가 있는 신용카드를 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면 자동적으로 결제되는 기술이다.
루프페이 강점은 범용성이다. 기존 마그네틱 결제 단말기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 삼성전자가 루프페이 기술을 갤럭시S6에 내장하거나 해당 장치가 담긴 케이스를 만든다면 스마트폰에 초기 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과 지문인식 시스템을 사용하는 애플페이는 별도 결제 단말기가 구비돼야 한다. 이에 애플페이는 미국 전체 상점 중 5%인 27만곳에서만 사용 가능한 반면 루프페이는 90%인 1000만곳에서 바로 이용 가능하다고 루프페이는 주장하고 있다.
루프페이 기술은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기는 어렵다. 금융당국이 마그네틱 카드를 보안성이 취약하다는 이유로 IC(집적·Integrated Circuit) 카드로 전환할 것을 권장해서다. 현재 현금인출카드의 80% 이상이 IC 카드다.
역설적으로 삼성전자가 근거리무선통신이 아니라 마그네틱 보안전송 기술 업체를 인수한 것은 북미 시장에서 애플과 정면 승부를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모바일 결제 분야 선도업체인 애플을 제치지 않고는 세계시장 주도권을 잡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정보통신 기술 박람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S6에 루프페이 기술을 탑재한 삼성페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을 접목한 ‘애플페이’는 영역을 확장 중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말 기업설명회에서 “750개 은행과 신용조합이 애플페이 서비스 지원을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며 “2015년은 애플페이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올 4월 선보일 예정인 애플워치의 주요 기능도 애플페이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3530억달러에서 올해 4311억달러, 2017년에는 7210억달러로 팽창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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