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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애플, 유럽에 2조원짜리 데이터센터 건립

세금 회피로 미운털 박힌 애플이 거금을 들여 유럽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계획이라고 2월2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공사 비용은 17억유로(약 2조1천377억원)를 들여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애플은 아일랜드 갤웨이 카운티와 덴마크 유트랜드 2곳에 데이터센터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 짓는 데이터센터는 오는 2017년부터 아이튠스와 앱스토어, 아이메시지, 애플 지도, 시리 등 서비스를 유럽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다른 애플 데이터센터처럼 이곳도 전적으로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에서 얻은 전기만으로 작동한다. 지금까지 나온 애플 데이터센터 중에서 “가장 환경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데이터센터가 될 것이라고 애플은 자신했다. 아일랜드 데이터센터 부지는 외래종 나무를 키워 베는 곳이었다. 애플은 이곳에 아일랜드 고유종 나무를 다시 심어 원래 환경을 복원할 계획이다. 덴마크 데이터센터는 덴마크에서 가장 큰 변전소 바로 옆에 지어서 남는 전기를 인근에 나눠줄 예정이다.

애플은 유럽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특히 강조했다.

“애플은 유럽에서 67만2천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제공합니다. 이 가운데 53만개는 iOS 앱 개발에 직접 연관된 일자리입니다. 2008년 앱스토어가 세상에 나온 뒤, 유럽 개발자는 전세계 앱스토어에서 66억유로(8조3천억원)를 벌어들였습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대규모 투자는 지금껏 애플이 유럽에서 벌인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큰 일”이라며 “지역 사회에 일자리 수백개를 만들고 가장 발전된 친환경 건물 디자인을 선보일 생각에 신난다”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말했다.

절묘한 발표 시기, 매 맞기 전에 자진납세?

<테크크런치>는 이번 투자건 발표가 나온 시기가 절묘하다고 평했다. 애플은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아일랜드에 법인을 세워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고 비판받는다. 앱스토어와 아이튠스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아일랜드로 옮겨 각국에 세금을 내지 않는 식으로 540억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벌어들이고도 세금을 피해왔다는 지적이다. 유럽 의회는 조세회피처에 지사를 세우고 세금을 피하는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애플도 중요한 조사 대상이다. 먼저 대규모 투자건을 내세워 비난 여론을 잠재우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만한 상황이다.

다른 배경도 있다. 지난주 아일랜드 규제기관 수장이 애플에 회계감사를 벌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헬렌 딕슨 신임 데이터보호위원장은 규제기관이 다국적 기업이 규제를 지키지 않아도 손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자 이런 답을 내놓았다.

유럽연합(EU)은 유럽 통합 사생활 보호법을 어길 경우 다국적 기업이 전세계에서 벌어들인 연매출의 5%까지 벌금을 매길 수 있다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낼 수 있는 벌금은 최대 150억달러(16조6455억원)에 이른다. <테크크런치>는 애플이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꾸려 지역에 일자리를 만들고 주변 환경을 정화하겠다고 팔 걷고 나섬으로써 과중한 벌금을 피하려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