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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삼성, 구글 생태계 일원..'파이 나눠먹기' 애플, 자체 생태계 구축..'독식 구조'

삼성전자와 애플은 걸어온 길이 달랐다. 한쪽은 강력한 하드웨어를, 다른 한쪽은 강력한 소프트웨어라는 무기를 들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손을 잡으며 부족했던 소프트웨어를 보강했고, 애플은 세계 각지에서 경쟁력있는 하드웨어 업체들을 끌어모았다.

 

구글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운영체제(OS)를 만난 삼성전자는 수직계열화된 부품사들의 장점을 활용해 단기간내 애플을 추월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이제 다시 역공을 당하고 있다. 과거의 장점이 부담으로 작용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 '원 오브 뎀' 삼성

 

삼성전자와 구글의 만남은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강력한 하드웨어를 갖췄던 삼성은 정작 자체 OS가 뒤를 받쳐주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았지만 모바일시장에서 MS는 PC시장과 달랐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이런 삼성전자의 욕구를 채워줬다.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에 대항하기 위해 안드로이드의 확산이 필요했던 구글 역시 삼성전자는 더할 나위없는 파트너였다.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는 세계시장을 장악해 나갔고, 구글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특허소송 등을 통해 삼성전자를 견제했고,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졌다. 적어도 지난해까지는 그렇다. 하지만 사실상 유일한 애플의 견제자로 군림했던 삼성전자의 적은 바로 내부에 있었다. 애플과 달리 자체 OS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스마트폰 하드웨어 발전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서서히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거대시장에서 샤오미, 마이크로맥스와 같은 현지업체들은 삼성보다 더 싼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을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구글 관점에서 삼성전자는 여전히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진영 내부에서 삼성전자를 대체할 기업들이 확인되고 있는 이상 존재감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이 만든 생태계에서 '원 오브 뎀(One of them)'이다.

 

 

이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스마트폰 관련 부품은 물론 조립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놓은 삼성전자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과거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은 안드로이드 진형 안에서 파이를 나눠먹어야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반가울 수 없다. 올들어 삼성전자 무선사업의 실적 악화요인중 하나가 중저가 시장에서의 부진이라는 점은 이같은 상황을 보여준다.

 

◇ '온리 원' 애플

 

애플은 달랐다. 애플 OS의 점유율은 20% 수준. 하지만 이 시장은 온전히 애플의 것이고 부가가치가 높다. '바다', '타이젠' 등 자체 개발한 OS가 미미한 성과를 거두면서 안드로이드 시장을 나눠 먹을 수밖에 없는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이 독식할 수 있는 'Only one'의 구조다.

 

제품 생산방식에서도 애플은 삼성전자와 정반대다. 애플은 세계 각지에서 필요한 부품을 조달하고, 인건비가 낮은 지역에서 최종 생산을 한다. 한국에서도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부품을 산다. 조립은 중국 폭스콘 등의 기업에서 이뤄진다. 자체 OS를 제외하고 직접 생산하는 하드웨어 부품은 거의 없다.

 

애플은 부품사들과 계약시 자신들이 확보해야 하는 이익률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판매가 부진하면 탄력적으로 주문을 조정할 수 있다. 그룹내 계열사가 관련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삼성과는 차이를 보인다. 특히 이같은 구조의 차이는 시장의 성장이 더뎌지고 있는 최근들어 더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Mac)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자신들의 생태계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애플는 아이튠즈, 앱스토어 등을 통해 이미 자신들만의 확고한 생태계를 만들었다. 구글 생태계의 일원인 삼성전자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분야다.

 

애플은 최근 '애플 페이'라는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비자와 마스터 카드는 물론 미국내 주요 은행들도 끌어들였다. 애플 페이의 경우 구형 아이폰 사용자들은 제품을 신형으로 교체해야 사용할 수 있다. 애플 페이의 성공은 신형 아이폰 판매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다. 자신들의 생태계 안에 사용자들이 계속 머물 수 있는 솔루션들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