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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2兆 재난망 잡자" 노키아·화웨이 한국行


국가재난망 사업, 글로벌기업 각축전



정부가 추진 중인 세계 최초의 전국적 국가재난안전무선통신망(재난망) 구축사업을 차지하기 위해 노키아, 화웨이, 에릭슨, 알카텔-루슨트 등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한국 정부의 재난망 장비를 수주하면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데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 국가도 우리나라가 채택한 PS-LTE(Public Safety-LTE.공공안전 롱텀에볼루션) 기술로 재난망 구축을 계획하고 있어 우리나라 재난망 수주는 세계적으로 초기시장인 PS-LTE 장비시장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기지국, 각종 장비와 단말기 등 정부 추산 2조원 규모의 재난망 사업은 약 10년으로 예상되는 운용기간의 유지보수 비용까지 포함하면 3조원 이상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사업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통신 장비업체들의 경쟁이 본격 가열되고 있다.

글로벌 통신 장비업체들은 PS-LTE 관련 국내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구체화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 수주전에 이미 돌입한 상태다. 이달 초 노키아네트웍스, 모토로라와 협력하고 있는 에릭슨엘지는 이미 국내에서 설명회를 열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편 국내 기업과의 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이들은 각기 최신 기술을 내세우며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노키아네트웍스는 설명회에서 "해외 50여개 국가의 정부와 기관에 통신설비를 공급한 경험이 있고, 공공재난망 등의 분야에서 표준화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코프 노키아네트웍스 한국지사장은 "한국에 R&D센터를 설립하고 재난망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의지를 밝혔다. 

오는 28일에는 중국 화웨이, 30일에는 유럽의 알카텔-루슨트가 각각 PS-LTE 기술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화웨이와 알카텔-루슨트는 각각 시연행사를 열어 이미 개발해 놓은 PS-LTE 기술을 설명하고, 한국 내 협력 강화 전략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통신장비, 단말기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외국 기업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네트워크사업부에서 재난망사업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글로벌 통신장비시장에서 시스템 장비와 단말기를 한꺼번에 생산해 기술적 통일성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유일해 삼성전자의 강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중소기업들도 관심이 크다. 20만여대에 달하는 단말기와 각종 통신장비 공급, 추후 수출까지 고려하면 그야말로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재난안전통신망구축기획단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PS-LTE 전국망 구축을 가장 먼저 추진 중이어서 글로벌 테스트베드(시험대)로 인정되고 있다"며 "한국에서 재난망 사업을 수주하는 장비·서비스 업체는 앞으로 전 세계적 재난망사업의 강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재난망사업에 대한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들의 경쟁 가열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미국과 영국이 각각 LTE 방식으로 오는 2020년까지 전국 규모의 재난망 구축을 추진 중이다. 캐나다도 재난망 구축을 LTE 방식으로 정해 전국적인 망을 깔 계획이다. 우리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는 2017년 말까지 전국망 구축을 완료할 방침이다. 시기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