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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2015년 세상을 바꿀 신기술

2015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백 투 더 퓨쳐2>를 보면 ‘미래’의 물건들이 많이 등장한다.

식당에서 주문을 받는 무인 모니터나 옥외광고에 활용되는 3D홀로그램, 하늘을 나는 스케이트보드(호버보드), 비행하는 자동차 등이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이 물건들은 실제 2015년인 올해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하늘로 치솟아 날아가는 일은 아직 상상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실망하기엔 이르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매우 특별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말한 ‘특이점’은 아니더라도 게임의 규칙과 기존의 질서가 바뀌는 ‘변곡점’의 해는 될 수 있다는 것.

각종 트렌드 서적과 조사발표 등을 살펴보면 특별히 올해 하늘과 땅을 뒤엎을 만한 신기술이 등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올해 3D프린터,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등 이미 공개돼 최근 몇년간 화제가 됐던 기술에 주목한다. 이들은 그동안 가능성 차원에서 논의됐던 기술들이 올해는 대중화되면서 천천히 세상을 바꿀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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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타시스의 3D 프린터. /사진=머니투데이 DB


 
3D프린터

# 퇴근 후 쇼파에 늘어진 김건망씨, 기운없는 아들의 표정을 보다 사주기로 했던 장난감을 깜빡한 것을 깨달았다. 문득 출근 중 들었던 매장의 광고가 떠올랐다. “김건망 고객님 항상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저희 매장에 신형 ‘티라노왕’의 도면이 입고됐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스마트폰을 들어 10초 만에 결제를 마친 김씨는 메일로 배송된 설계도의 ‘출력’을 눌렀다. 몇시간 뒤 장난감을 들고 환호성을 지르는 아들을 바라보는 김씨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3D프린터는 3D로 된 도면을 바탕으로 3차원 물체를 만들어내는 기계다. 상품을 내놓기 전 시제품을 먼저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980년대 초반에 등장했다. 

도면과 프린터기, 재료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거의 대부분의 물건을 만들 수 있다. 최근 나사(NASA)는 지구에서 보낸 도면을 가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된 3D프린터인 메이드인스페이스(Made In Space)의 제로G프린터(Zero-GPrinter)로 소켓 렌치 등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3D프린터가 일상에 침투했다고 보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야말로 3D프린터 대중화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미국의 3D시스템스사가 소유한 선택적 레이저소결 조형방식(SLSSelective LaserSintering)의 3D프린트 기술에 대한 특허가 오는 2월 만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특허가 종료되는 오는 2월 이후 SLS방식의 3D프린터기가 쏟아지면서 가격이 급격히 떨어져 오래지 않아 집집마다 3D프린터가 한대씩 보급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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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생로랑 뷰티가 웨어러블 디지털 디바이스인 구글 글래스를 이용한 메이크업 쇼를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웨어러블

# 지방 출장을 마친 나딴짓씨, 집에 도착해 주차장에 내린 나씨는 손목시계의 디스플레이를 보며 주차버튼을 누른다. 주차선에 맞춰 자동차가 저절로 주차를 완료한다.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온 나씨는 습관적으로 TV를 켜고 맥주를 꺼내든다. 그러자 갑자기 손목에서 진동이 온다. 나씨의 손목시계에 “피로도가 높아졌습니다. 심근경색 가능성이 높으니 술을 내려놓고 휴식을 권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섬뜩하기까지 한 경고에 나씨는 손에 든 맥주를 내려놓고 침대로 몸을 옮긴다.

최근 몇년간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는 실망스러운 이슈였다. 시장조사업체 CCS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성인 64%는 웨어러블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우리의 삶 속으로 녹아들지 않았다. 미국의 <타임>이 ‘2012년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한 구글글래스는 지난해 일반 소비자용으로 1500달러(약 160만원)에 시판됐지만 거의 팔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인간을 파악하고 스스로 반응하는 전자기기인 시맨틱 머신(semantic machine) 트렌드가 주류를 이루며 웨어러블시장도 살아날 것으로 본다. 정밀해지는 센싱(Sensing)기술이 신체나 정신적인 부분을 체크하려면 손목이나 의류형태로 몸에 밀착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필수라는 것. 

지난 1967년부터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제품박람회인CES(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를 주최하는 미국가전협회(CEA)는 올해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품목으로 대표적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스마트워치를 꼽았다. 특히 올해 1분기 말에는 애플의 ‘애플워치’가 발매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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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기가 사랑방에서 신안군 임자도 어린이들이 사물인터넷 창의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사물인터넷

# 다알아씨는 밝은 빛과 스마트폰 알람에 눈을 뜬다. 평소 일어나던 시간보다 30분가량 이르다. 일어나 스마트폰에 새로 뜬 소식을 보니 간밤에 교통사고가 발생해 평소 출근하던 길이 심하게 막힐 가능성이 높단다. 다씨가 식사를 마치고 출근하기 위해 현관을 나서자 문이 자동으로 잠기고 조명이 자동으로 꺼진다. 집안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전자기기의 전원이 차단된다. 잠시 뒤 해가 뜨자 커튼이 자동으로 열리며 집안 곳곳의 화분에 햇살이 스며든다.

트렌드 분석가들이 올해 3D프린터나 웨어러블 등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사물인터넷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은 기존의 인터넷과 모바일인터넷에서 나아가 각 사물에 인터넷 주소를 부여하고 기기별로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사물이 단순히 인터넷뿐만 아니라 기계 대 기계로 소통하며 인간의 편의와 작업을 위해 봉사한다. 

사물인터넷이 활성화되면 사물끼리 통신을 주고 받고 정보를 교류하며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예시로 든 것처럼 스마트폰이 출근길이 막힐 것을 예상하고 알람을 평소보다 30분 일찍 울린다거나, 화분에 물을 주고 햇빛이 들게 하는 등 인간의 개입이 없어도 사물끼리 서로 제어하는 일이 가능하다. 사물인터넷은 이미 세계적으로 공인된 트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