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 Insight/IT News

블랙베리, 보안용 태블릿 재도전

블랙베리가 새로운 태블릿을 준비하고 있다. 이름은 ‘시큐태블릿(SecuTablet)’이다. 이름처럼 보안성에 중점을 둔 기업용 태블릿이다.

블랙베리는 이미 2011년, 태블릿을 발표했던 적이 있다. 블랙베리(당시 RIM)는 태블릿을 만들기 위해 QNX라는 운영체제를 인수해 ‘블랙베리 플레이북’을 만들었다. 이름은 블랙베리지만 UX나 운영체제 환경은 블랙베리 스마트폰과 전혀 달랐다. 블랙베리는 태블릿을 성공시키고 이 QNX 운영체제 기반의 새 블랙베리 시대를 열려는 꿈을 꾸었다. 그게 ‘블랙베리10′ 운영체제다.



▲’시큐태블릿’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S 10.5를 기반으로 만들었다(사진 : 매셔블)

하지만 블랙베리의 태블릿은 시장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운영체제가 낮설었고, 기대만큼 블랙베리 스마트폰과 태블릿간의 연결도 매끄럽지 않았다. 게다가 제품이 출시된 시기는 아이패드의 공세를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던 시기였다. 결국 플레이북은 1년 만에 단종 및 사업 정리로 이어지면서 블랙베리의 내리막길을 이끌었다. 그런 블랙베리가 다시 태블릿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블랙베리가 다시 뛰어들기로 한 태블릿은 기업, 공공용 제품이다. 블랙베리가 스스로 모든 것을 만들지도 않았고 기존 블랙베리 시스템과 얽히지도 않는다. 블랙베리의 스마트폰보다도 기업용 솔루션에서 접근하는 사업이다. 기존 태블릿과 다른 독특한 형태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블랙베리가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 제품 자체의 기획도 블랙베리가 하는 것은 아니다. 블랙베리가 최근 인수한 보안 기업 ‘시큐스마트’가 제품을 기획하고 외부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냈다.

먼저 하드웨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탭S 10.5’를 그대로 쓴다. 삼성도 시큐태블릿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블랙베리는 시큐 스마트의 보안카드 기술을 제공했고, IBM도 기업 솔루션으로 참여했다.

가장 큰 특징은 보안 레이어를 별도로 두어서 응용프로그램이 보안 레이어 위에서만 작동된다는 점이다. 각 앱들은 별도의 레이어 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앱끼리 서로 간섭할 수 없다. 일종의 샌드박스가 쳐지는 셈이다. 설령 악성코드가 깔려도 다른 앱에 담긴 정보를 빼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같은 SNS를 이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샌드박스 정책이 따르고, 필요한 일부 앱에 대해서는 전용 통로를 이용해 제한적으로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에 대중적인 SNS를 이용해도 보안 위협을 피할 수 있다.

데이터는 VPN(가상사설네트워크)을 이용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외부에서 해킹을 위해 태블릿에 접근하는 것은 차단된다. 또한 기기를 해킹해 음성통화를 엿듣거나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을 막도록 도청방지 시스템도 들어간다.

공교롭게도 이 태블릿에 참여한 삼성과 IBM은 기업용 솔루션을 위해 블랙베리를 인수한다는 소문에 얽혀 있던 기업들이다. 인수 대신 협업으로 제품이 등장한 것이다.

현재 발표된 시큐태블릿은 독일정부가 원하는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독일 정부가 관리하는 전용 앱스토어를 이용해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했다. 블랙베리는 독일 연방에 시큐태블릿에 대한 인증을 신청했고, 독일 외에도 극단적인 보안 솔루션이 필요한 정부와 기관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 나갈 계획이다.

시큐태블릿은 특수 용도인 만큼 값은 결코 싸지 않다. 대당 2360달러다. 일반 갤럭시탭S 10.5가 499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5배 가까운 값이다. 보안 관련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에 대한 가격인 셈이다. 시큐태블릿은 16일부터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빗(하노버 정보통신 박람회) 2015′에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