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차 신년사, ‘올해만 버텨보자.’
2년 차 신년사, ‘올해의 적자 고비만 넘기면 다 해결된다.’
3년 차 신년사, ‘이번만 잘 넘기면 진짜 좋아질 것이다.’
국내 대기업에 경력직으로 스카우트된 장 박사가 3년간 들은 신년사는 주로 위기 극복에 대한 것이었다. 당장은 어렵지만내년이 되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핵심이다. ‘올해만 잘 넘기면 된다’라는 메시지를 3년 연이어 들은 장 박사는미련 없이 회사를 옮겼다. 왜냐하면 적어도 이 정도 기업 규모라면 미래 비전이나 전략 목표를 향해서 뛰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회사는 얼마 후에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정리해고 문제로 오랜 기간 홍역을 치렀다. 1년, 1년 최선을다했지만 본질적으로 기업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비단 기업 경영에만 해당되는 사례가 아니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자.본부,팀,심지어나자신까지올해만잘지내면뭔가달라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나아간다. 그 덕분에 오늘에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면 후회된다. ‘조금 더 멀리 보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말이다.
경영 리더십에서 가장 어려운 화두가 멀리 보며 마음을 모으는 일이다. 사실, 모두들 그렇게 그림을 그리고 시작한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에 휩싸이게 되면 어느덧 코앞에 닥친 위기감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
그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목적경영(Goal Driven Management, GDM)은 바로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이론이다. 눈앞의 걱정을 무시하라는 주문이 아니다. 어렵지만 원칙을 지키며 담담하게 나아가는 실행 방법을찾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Goals & Objectives : 목적과 목표는 다르다!
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경영진이 목적과 목표를 염두에 두고 조직을 이끌어왔다. 그럼에도 ‘목적중심(Goal driven)’이라는 화두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 중시돼야 할 경영 가치를 관리하기가 그만큼 어려운 시기임을 방증한다. 목표(Objectives) 관리가 지나치게 단기 지향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의미다.
목적과 목표는 다르다. 목적이 지향하는 바라면 목표는 도달 여부가 중요한 계획에 해당된다. 목적이 목표를 만든다고 한다면 목표 달성이 축적돼서 하나의 목적을 구성한다. ‘초일류 기업이 돼서 국가 발전을 선도하는 것’은 목적이며 ‘매출액 기준글로벌 5위 진입’과 같은 타깃은 목표에 해당한다. 이들 두 가지 키워드가 종종 혼용돼 활용되므로 그 차이를 인지할 필요가있다. 목적에 강한 기업문화는 장기전을 염두에 두는반면목표달성에강한기업체질은단기전에유리할수있다.
목적과 목표를 대조하면 <표 1>과 같다. 목적은 지향점이고 목표는 도달해야 할 가시적인 수준이다. 목적은 때로 측정 수단이 모호하고 장기적이지만 목표는 분명하며 단기적인 성향이 강하다. 널리 알려진
경영 개념으로 본다면 가치경영(Value Driven Approach)이 목적경영에 근접한 개념이고, 성과관리(Performance Based Approach)가 목표경영에 가깝다. 목적경영은 ‘단기적 실적에 집착하는 기업이 아니라 장기적 가치로 승부하는 조직’을 만들어 경쟁에 임하겠다는 경영 철학에 뿌리를 둔다.
♣ The Leader : 목적을 공유하며 경영하라
목적경영을 추구한다는 것은 반드시 경영 방식에 대한 혁신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경영 시스템을 공고히 하면서 목적 중심의 조직문화를 실현하는 것이 본질이다. 현재 전략 경영 프레임워크의 흐름을 간략히 점검해보자. 조직은 우선 비전을 세우고 목적과 목표를 정리한다. 목적과 목표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전략을 수립하고 전략 과제와 더불어 하부 실행 과제를 도출해 톱다운 개념에서 중장기 전략 과제와 단기 실행 과제를 공유한다. 경영자 입장에서 볼 때는 목적경영이라고 해서 기존의방식과 딱히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이미 주요 목적(Goals)이 전략 과제와 실행 과제 수립에 반영됐다고 믿을 때는 더욱 그렇다.
문제는 잘 알면서도 기업 목적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경영 환경상 각종 어려움과 치열한 경쟁, 기타 다른 이유들로 단기 목표 지향적으로 흐르기 쉽다. 최근 들어 단기 목표 지향으로 흐르는 풍토를 쇄신하고 ‘진정한 목적’을 유지·관리해달라는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뻔히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현대 경영의 취약점을 혁신하라는 주문인 것이다.
목적경영의 이론적 프레임워크는 <그림 1>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 목적경영의 필요성은 사업 목적 제시, 목적 공유, 미흡한 책임경영 의식에서 비롯된다. 장기적인 지향점이 간과되면서 부분적으로는 최적화에 성공하면서도 전체 최적화에 실패하는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실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더불어 기존 프로세스 중심의 경영 방식에 목적 중심의조직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바로 목적경영의 최대 과제다. 단기적인 성과가 아니라 지속가능경영을 담보할 수 있는 리더십과경영 전략이 절실한 것이다.
목적경영을 중시하는 기업은 불확실성에 강하다. 정확히 말하면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력에서 앞서 있다기보다는 불확실성자체를 인정하고 더불어 나아갈 가치관이 뚜렷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리더는 불확실성 자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유연한 가치를 구성원에게 공유하며 시도하는 조직문화를 선도해야 한다.
더불어 확실한 성과만이 아니라 불확실하지만 창의적인 과제 추진을 인정하고 보호하는 포용력으로 인내해야 한다. 당장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이는 잉여 노력의 크기가 목적경영을 지탱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목적경영에 조직문화가 뒷받침돼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전원 참여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모든 구성원의 동참이 우선이다. 따라서 목적경영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기초가 돼야 하는 것은 믿음(Credibility)이며 요즘 같은 ‘신뢰 지향 세대(The Age of Credibility)’에목적을 공유하는 것은 가히 절대적이다. 목적 공유 수준에 의해 경영의 윤곽이 드러나며 미래 가치 또한결정되기때문이다.
♣ The Follower : 정확한 목표치를 세우고 경영에 동참하라
목적을 공유하는 것과 목적대로 움직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알면서도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미래를 투입(Input) 중심으로 예상한다. 투입된 자원들이 더 효율적으로 수행되는 것에 몰입하는 관성때문에 과제 자체나 산출물의 가치에 의구심을 품지 않는다. 아니, 의문을 품을 여유가 없다. 최선을 다해 일했다는, 과정중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목적경영은 프로세스가 아니라 최종 결과에 초점을 맞춰 판단한다. 조직의 큰 그림(Big Picture)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과업 실현이 핵심이다. 리더가 이끄는 목적경영에 동참하기 위해서 구성원들은 크게 세 가지 실행 전략에 초점을 맞춰 실천해야 한다.
첫째, 목적에 부합하는 목표치(Target)가 있는지 인지해야 한다. 바로 그 목표치가 미래에 대한 기울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도경영을 목적으로 움직이는 기업이라면 윤리성과 투명성에 대한 분명한 목표 수준이 있어야 한다. 지향점이라는 작은 목표가 이어져 비로소 궁극적인 목적을 실현하게 만드는 것이다.
둘째, 목표 유지에 소요되는 자원 투입 시점(Timing)을 관리해야 한다. 목표 실현이 아니라 목표 유지 여부가 관건이다. 사업 초기에는 좋은 목적을 지향하는 투입을 계획하지만 재무성과 달성이 어려워지면 모든 자원을 단기 성과 실현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바로 이 시점이 목적경영이 허물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명심할 것은 목적경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구성원 스스로 목표를 관리해야 한다. 불확실성에 직면한 경영진에게 신뢰를 담보하는 최고의 방법은 단기 측정으로 징후를 점검하며 나아가는 것이다. 보이지 않으면 더듬이가 필요하다. 리스크에 민감한 항공기의 계기판이 가장 정교하게 설계된 것과 같은 이치다. 불확실할수록 간접 척도에 관심을 쏟고 자원 투입에 대한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셋째, 프로세스에 대한 핵심 역량(Talent)을 강화해야 한다. 과정이 바뀌어야 결과가 바뀌기 마련이다. 바로 그 과정, 즉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이 목적경영의 본질이다. 환경이 바뀌기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 다르게 혹은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과업 방식에 강해야 한다. 목적경영에 혁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혁신은 목적경영에 요구되는 변화 관리에는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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