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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웹루밍 시대, 자연스런 연결을 만들어라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하자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기업과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PC를 이용한 인터넷 쇼핑을 상대하기도 버거웠는데, 손님들마다 손에 가격검색기를 하나씩 들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물건을 꼼꼼히 살펴본 손님들은 지갑을 여는 대신 집이나 근처 카페에서 찜해 놓은 제품 구입버튼을 눌렀다. 매장에서 제품을 보고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는 ‘쇼루밍(showrooming)족’의 증가로 오프라인 매장은 큰 타격을 입었고 오프라인 매장의 종말은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였다. 
성급한 사람들은 클릭 몇 번이면 간단하게 물건을 집 앞까지 배달해 주는 온라인 쇼핑을 놔두고 멀리까지 피곤하게 차를 타고 와 물건을 사는 사람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레코드점이나 서점, 비디오 대여점 등 콘텐츠를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매장은 온라인 매장에 밀려 거의 설 땅을 잃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물건을 고르는 일은 더 간단하고 편리해졌고 오프라인 중심의 기업들은 더욱 궁지에 몰렸다. 

쇼루밍에서 웹루밍으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중 모바일 쇼핑 이용자는 43%로 모바일 비중이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한다. 오히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상품 정보와 가격을 확인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웹루밍(webrooming)족’이 더 늘어나는 추세다.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싸고 편하게 물건을 사면서 쇼핑의 재미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이 같은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화려하고 멋지게 매장을 꾸미는 대신 직접 제품을 만지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동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정보와 경험을 제공해 제품구매의 즐거움을 더 높여 주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태도가 이처럼 바뀐 것은 온라인, 모바일, 오프라인 등 각 채널별로 고객을 관리하고 파악했던 것에서 나아가, 이제 ‘하나의 고객’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오프라인 어디서 구입하든 똑같이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온라인에서 응모한 혜택을 매장에서 받게 하거나 매장에서 받은 쿠폰을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프라인 기업들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는 데 나서고 있고 온라인 기업들은 전체 상거래 시장을 대상으로 전선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을 연결하는 O2O 기술과 모델은 올 한해 세계 비즈니스계를 달굴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될 것이 분명하다. 

가트너는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42.2%씩 성장, 2016년에는 거래액 6169억 달러, 이용자 수는 4억 4793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애플과 삼성, 구글, 알리바바 등 대형 IT기업들이 모바일 결제시장에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이 시장의 성장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일본과 중국 등의 O2O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NRI)는 2011년 일본의 O2O 시장규모를 24조 엔으로 추산했으며 2017년까지 2배 이상 늘어난 50조 엔 규모까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이미디어리서치 역시 2012년 중국의 O2O시장 규모를 986억 8000만 위안으로 분석하고 2015년에는 4188억 5000만 위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O2O시장은 1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며 향후 300조 원의 상거래 시장이 모두 O2O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커짐에 따라 국내외 기업들의 시장공략을 위한 행보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아마존은 ‘대시(Dash)’라는 막대기 모양의 IoT 기기를 기반으로 고객이 쇼핑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저귀 포장지의 바코드에 갖다 대거나 말만 해도 아마존 계정과 연동돼 구매 및 결제까지 이뤄진다. 

월마트는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스캔하고 결제한 후 바로 셀프 체크아웃 카운터로 나갈 수 있는 ‘스캔앤고’서비스를 개시했고 구글은 온라인 구매자에게 구글 배달원이 코스트코, 홀푸드 같은 제휴매장에서 물건을 받아 배달해주는 ‘구글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앱을 통해 음료를 선택하고 등록돼 있는 카드로 결제하면 바로 음료를 받아갈 수 있는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품목과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에어비앤비, 우버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O2O 기업과 핀테크 기업들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 옴니채널에 구축 사활
국내 기업들도 통신과 유통, 인터넷 기업들을 중심으로 O2O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SK텔레콤, KTLG유플러스 등 통신 기업들은 시럽 등 자사 멤버십 이용자들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하고 결제시스템 등과 연동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유통 기업들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옴니채널을 구축해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구매를 확대하고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롯데그룹은 온라인에서 구입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아갈 수 있도록 한 ‘스마트픽 서비스’를 상반기 중 30개 점포로 확대하고 잠실 월드타워점에 비콘을 활용한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신세계 역시 그동안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쇼핑몰을 통합하고 O2O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다음 등 온라인 기업들은 자체 서비스 이용자를 기반으로 결제 등 오프라인 서비스와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같은 스타트업들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O2O 비즈니스의 부상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등 모바일 기기의 급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비콘이나 NFC, 빅데이터 분석 등 고객의 실제 상황을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도 한 몫 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발전에 더해 사물인터넷과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결제기술이 결합되면 더욱 다양한 O2O 모델이 선보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O2O 기업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기업들을 함께 묶어 고객들에게 이익을 주는 플랫폼을 만드느냐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다양한 디바이스를 지원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기업이 O2O 시대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