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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포노사피엔스 시대…스마트폰을 '도구'로 소비자도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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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5만~25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지구에 등장했다. 이후 인류는 돌과 청동, 철을 도구화해 문명을 발전시켰다. 2007년 초 인간은 '스마트폰'이라는 새롭고 강력한 도구를 손에 넣었다. 이를 두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려운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시대가 도래했다'고 표현했다.

스마트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포노 사피엔스의 시대가 열리면서, 스마트폰을 손에 쥔 소비자들의 힘이 커지고 있다. 소비 과정에서 모바일에 탑재된 서비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현명한 소비'를 이뤄내고 있다.

6일 구글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경제의 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13개국의 모바일 인터넷 매출은 2017년까지 연간 23%씩 성장해 1조5500억 달러(1720조3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6820억 달러에 비해 2.3배 큰 규모다.

모바일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면서 기업들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IT(정보기술)업체와 유통업체, 스타트업 등 업종과 규모의 구분 없이 모바일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본격적인 핀테크의 도입은 '소비의 혁신'을 이뤄낸 신용카드의 종말을 예고한다.

기업들 간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확대되고 있다. 오프라인과 달리 모바일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상품 및 서비스 비교가 가능하다. 앱 설치와 회원가입이 간편하게 때문에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기업들이 고정적인 이용자 확보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많다. 결국 수많은 모바일 플랫폼이 난무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어떤 방식으로 충족시킬지가 관건이다.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는 최근 펴낸 '빅데이터를 움직이는 개인들이 온다, 당신의 시대가 온다'에서 "디지털 기기가 일반화되면서 개인은 전보다 더 많은 힘을 갖게 됐다"며 "소비자들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존재감을 확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는 개인이자 새로운 미코노미(Me+Economy·개인이 중심이 되는 경제 생태계)의 중심"이라며 "이제 구매자들은 스스로를 하나의 브랜드로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두인 핀테크 시장을 선점하려면 가맹점 수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을 줄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기업들 간 기술의 차별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의 눈길을 끌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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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소비자들의 또 다른 무기다. SNS를 통해 형성된 소비자 여론은 기업에 큰 위협이 되는 경우도 있다. SNS 여론은 모바일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기 때문에 신속히 대응하지 않으면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소셜커머스업체 위메프가 '채용 갑질' 논란을 일으키자,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불매 및 회원탈퇴 운동을 벌였다. 소비자들의 분노는 실제 대규모 회원탈퇴로 이어져 당시 위메프는 순방문자 순위에서 업계 최하위로 떨어졌다. 갑을논란의 시작점인 2013년 남양유업 사태 당시에도 SNS를 통한 불매운동은 실질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모바일의 등장으로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자유도도 향상됐다"며 "O2O(online to offline) 등을 통해 오프라인 소비도 촉진시키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시장을 보완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선탑재, 묶음 요금제 등 보이지 않는 제한이 존재할 뿐 아니라, 과소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