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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구글, ‘비행풍선 인터넷’ 프로젝트 가동 임박

구글이 미국 현지시각으로 4월16일 공식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워크 위드 구글 카드보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기기를 누구나 만들 수 있게끔, VR 콘텐츠가 더 많이 제작될 수 있도록 구글이 돕겠다는 의미다. 저렴한 가격에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VR 콘텐츠를 즐길 날이 한발짝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워크 위드 구글 카드보드’는 구글이 지난 2014년 열린 구글 개발자컨퍼런스 ‘구글 I/O 2014’에서 처음 소개한 구글 ‘카드보드’를 바탕에 둔 프로그램이다. 카드보드는 두꺼운 종이로 제작한 조립형 VR 기기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종이 사이에 끼우면, 분리된 렌즈를 통해 스테레오 3D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구조다. 사용자의 머리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콘텐츠 속 시점도 바꿀 수 있다. 구글이 판매 중인 카드보드의 가격은 불과 2만원 수준. 페이스북이 인수한 가상현실 기술 업체 오큘러스VR가 ‘오큘러스 리프트’를 공개한 이후 비슷한 방식으로 동작하는 VR 제품이 많이 나왔다. 구글의 카드보드는 그중에서도 가장 저렴하고 단순하다.

워크 위드 구글 카드보드 프로그램에는 구글과 함께 VR 시장에 진출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카드보드를 일종의 오픈 플랫폼 삼아 카드보드 형식의 VR 기기를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글의 의지다. 예를 들어 구글 카드보드는 종이로 제작됐지만, 다른 업체에서는 플라스틱이나 나무, 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설계할 수 있다. 구글은 블로그에서 “피자 박스를 활용한 VR 제품이 등장할 수 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조건은 있다. 앞으로 워크 위드 구글 카드보드 프로그램에 참여해 VR기기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은 제품에 QR코드를 새겨넣어야 한다. QR코드에는 VR 기기의 초점거리와 입력장치의 종류, 렌즈 사이의 거리 등 각 제품만이 가진 특징이 담겨 있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용자에게 일관적이고도 높은 수준의 VR 경험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생각해보자. 앞으로 여러 업체나 개인 개발자가 VR 기기를 만들게 될 것이다. 일정한 규격이 정해지지 않은 탓에 기기 제작에 활용한 렌즈의 확대 배율이나 렌즈 사이의 거리 등이 모두 다를 수 있다. QR코드에 제품의 규격 정보를 담도록 해 사용자가 어떤 VR 기기를 쓰더라도 만족할만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사용자는 구글이 만든 스마트폰용 ‘카드보드’ 응용프로그램(앱)을 실행해 QR코드를 인식하면 그만이다. 카드보드 앱이 QR코드 속에 담긴 VR 기기의 특징을 잡아내 시각적인 조정을 거친다. 워크 위드 구글 카드보드 프로그램에 만족하는 VR 제품에는 구글이 발급하는 인증 마크가 발급된다. 사용자도 인증 마크를 보고, 불편 없이 제품을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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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이번 프로그램으로 VR 기기뿐만 아니라 VR 전용 앱 생태계도 확장할 계획이다. 앱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스마트폰에서 VR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지에 관한 일종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이다. 실제 안드로이드용 VR 앱 개발을 계획 중인 개발자는 구글이 발표한 ‘카드보드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참고하면 좋다.

워크 위드 구글 카드보드 프로그램으로 VR 생태계의 사실상 개방 선언이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안에서만 동작한다는 점은 아쉽지만, 사용자는 구글이 직접 만든 카드보드외에 다양한 형태의 VR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메이커’ 운동과도 연관이 깊다. 공장에서 양산되는 상업용 제품만이 아니라 개인 개발자도 얼마든지 기막힌 아이디어로 VR 생태계에 이바지할 수 있다. 이미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VR 기기나 겉포장 없이 렌즈만 부착한 제품 등 많은 제품이 등장하는 추세다.

앤드류 내트커 구글 카드보드 프로젝트 매니저는 블로그에서 “워크 위드 구글 카드보드 발표의 의미는 다양한 카드보드 제품 사이에서 사용자가 똑같은 VR 경험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