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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28살 페이스북 개발자, 전세계 언론사 운명 거머쥐다

1987년생, 올린 공대를 졸업해 페이스북에 입사한 천재 개발자.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전세계 언론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올해로 28세인 그의 이름은 그레그 마라. 에밀리 벨 토우 센터 디렉터와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그를 루퍼트 머독보다 미디어 산업에 더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꼽았다.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알고리즘은 그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14억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어떤 뉴스를 노출할 것인지 그와 그가 이끌고 있는 팀이 결정한다. 그의 직함은 페이스북 뉴스피드 프로덕트 매니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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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지난 4월21일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친구가 직접 올린 포스트를 우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번 알고리즘 변경으로 언론사 페이지는 된서리를 맞게 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ㄱ사용자의 친구들이 언론사 팬페이지에서 ‘좋아요’를 누르더라도 ㄱ사용자가 직접 참여 행위를 하지 않는 이상 뉴스피드엔 노출되지 않게 된다. 언론사 뉴스의 페이스북 내 확산성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는 의미다. 페이스북도 “페이지의 도달률과 유입 트래픽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레그 마라의 이름은 발표문에 첨부된 사진에도 등장했다. 발표문을 작성한 이는 막스 울렌스타인이지만 자료 사진으로 첨부된 포스트에는 그레그 마라의 이름이 들어있다. 그가 페이스북 내에서 지닌 위상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페이스북의 명분, ‘사용자 피드백’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변경은 예견됐던 일이다. 전세계 언론사의 뉴스를 네이버처럼 인링크 방식으로 노출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알려졌을 때, 어떤 방식으로든 조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이 과정에서 그레그 마라가 관여할 것이라는 예측은 자연스러웠다.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을 조정할 때마다 ‘사용자 피드백’, ‘연결’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이번 조치도 “사용자들에게 더 중요한 정보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못 박았다. 합리적이고 의미 있는 시도라는 데 이견도 없다. 페이지 노출을 감소시키는 변경안에 대해선 “친구들이 링크하거나 코멘트를 남긴 포스트를 사용자들이 즐겨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친구가 좋아하는 콘텐츠에 해당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여기엔 함정도 있다. 피드백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나 객관적 증거 자료는 제시되지 않는다. 자의적 전략에 따라 알고리즘을 조정했는지 아닌지 판별한 기준도 부족하다. 언론사를 비롯한 페이지 운영 기업들은 페이스북의 일방적인 알고리즘 변경을 넋 놓고 수용할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과 협상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20% 넘어선 미국 언론사 트래픽 의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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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로 유입되는 트래픽 순위 변화. 2014년 8월 기준으로 페이스북 유입 트래픽이 10% 가량 상승했다.(자료 : 마케팅랜드)

2014년 기준 미국 언론사의 페이스북 트래픽 의존도는 평균 20%를 넘어섰다. 구글 검색보다 페이스북 유입 트래픽 비중이 더 큰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페이스북이 알고리즘을 조정할 때마다 언론사들의 전체 트래픽은 휘청거리기 마련이다. 페이스북 정책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면밀하게 알고리즘을 분석하는 언론사들이 많은 이유다.

간혹 불거지는 페이스북의 검열 논란도 알고리즘 변경과 관련이 있다. 모호하고 불투명한 알고리즘에 따라 정치적으로 예민한 포스트가 사라지거나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시리아 관련 반체제 인사의 포스트를 지속적으로 삭제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이를 전달해왔던 탐사보도 기자 엘리어트 히긴스의 포스트도 일부 사라져 ‘페이스북이 검열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았다. 엘리어트 히긴스는 “중요한 기록물의 삭제”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당시 페이스북 공공정책 담당자인 리처드 앨런은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페이지 삭제 매커니즘은 완벽하지 않다”고 시인했다. 다만, 페이지 관리 정책이 변한 것 없다고 했다. 이처럼 국제 분쟁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페이스북은 의구심을 살 만한 노출 정책으로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를 두고 미국 IT 전문매체인 <기가옴>은 “당신이 반체제 인사라면 페이스북이 아닌 트위터를 선택하라”고 조언하기까지 했다.

위 사례에서 보듯,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뉴스 소비 행태를 직·간접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어떤 뉴스를 보여줄 것인지, 그리고 감출 것인지 소소한 알고리즘 변경으로 제어하고 있다. <포춘>은 이를 두고 페이스북이 게이트키퍼의 역할을 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척하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Facebook's First-Quarter Earnings Report in 4 Charts   Digital - Advertising Age

<애드버타이징 에이지>가 집계한 페이스북 광고 단가 그래프.(자료 : <애드버타이징 에이지>)

공교롭게도 알고리즘 변경이 진행되면서 페이스북이 광고 당 단가는 상승하고 있다. 알고리즘 조정이 광고 비즈니스를 염두에 둔 행보는 아니라지만 시기상 중첩되는 측면이 있다.

<애드버타이징 에이지>의 지난 4월22일 보도를 보면, 페이스북의 광고 단가(개당 판매 가격)는 2014년 3분기 274%로 큰 폭으로 오른데 이어 2014년 4분기 335%, 2015년 1분기 285%나 상승했다. 반면 노출된 광고수는 점차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3분기(8월)는 페이스북이 ‘낚시 콘텐츠’의 노출도를 낮추기 위해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변경한 시점이다. 2014년 4분기(11월)에도 페이스북은 기업들의 프로모션 포스트를 걸러내기 위해 알고리즘을 변경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광고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변경했다는 혐의가 따라붙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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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마라 페이스북 프로덕트 매니저. (사진 : 그레그 마라 페이스북)

결과적으로 뉴스피드 등에 노출되는 광고 수량은 줄어들었지만 광고 단가 상승으로 전체적으로 광고 매출은 증가했다. 사용자들이 불편해하는 광고 노출을 줄이면서도 실질적인 수익을 늘려가는 호조세를 만들어가고 있다. 페이스북 입장에선 일거양득인 셈이다.

뉴스피드 알고리즘은 페이스북 고유의 사업 영역이다. 사용자들의 정보 획득과 연결 경험을 제고하기 위해 지속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