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차세대 스마트워치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원형으로 디자인됐고, 뉴스와 전자상거래, 내비게이션과 같은 응용프로그램(앱)이 포함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개발자 홈페이지에 미리 공개된 앱 목록을 보면,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워치가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 지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
스마트워치를 첫 번째 관문으로
삼성전자와 뉴스 앱 개발을 협력 중인 업체는 <CNN>과 뉴스 모음 서비스 ‘뉴스리퍼블릭’이다. 두 업체 모두 화면이 작은 스마트워치에 어떻게 핵심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비교해 화면 크기가 작고 해상도도 낮다. 한꺼번에 많은 문자를 표현하는 데 불리하다.
<CNN>과 뉴스리퍼블릭은 뉴스를 짧게 요약해 서비스하도록 앱을 디자인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있는 뉴스리퍼블릭 앱은 기사 내용을 한 화면에서 4줄 정도로 짧게 표현해준다. 지난 4월 <뉴욕타임즈>가 개발한 애플워치용 뉴스 서비스가 선택한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손목에서는 짧게 정리된 소식을 맛보기로 보라는 뜻이다. 한 줄짜리 기사가 사용자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만 있다면, 사용자를 스마트폰과 같은 좀 더 큰 화면으로 유도해 뉴스를 공급할 수도 있다. 사용자 처지에서는 스마트워치가 뉴스를 접하는 첫 번째 창구가 되고, 뉴스 업체 입장에서는 스마트워치가 사용자를 끌어들일 첫 번째 관문이 되는 셈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그루폰도 뉴스 업체와 비슷한 시각에서 스마트워치를 관찰하고 있다. <CNN>이나 <뉴욕타임즈> 등 언론사가 스마트워치를 뉴스 읽기의 마중물로 보는 것처럼, 그루폰은 소비가 시작되는 출발점으로 스마트워치를 활용할 계획이다. 그루폰은 상품의 할인 정보를 앱 전면에 배치했다. 원래 가격과 할인된 가격을 스마트워치 화면에 노출되도록 하고, 그루폰의 특기인 지역정보 할인 서비스를 연계할 예정이다. 스마트워치가 소비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폰이 못 하는 일, 시계에서 할 수 있도록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스마트폰보다 스마트워치에서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발굴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다음 스마트워치에는 국산 내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와 독일의 아웃도어 전문 내비게이션 앱 ‘코무트’가 탑재될 예정이다.
김기사 앱을 먼저 살펴보자. 지도와 화살표는 간결하게 묘사돼 있고, 화면을 뒤덮기 마련인 각종 부가정보도 최소화돼 있다. 스마트폰용 김기사 앱이 자동차 운전자를 위한 길 안내 서비스라면, 스마트워치용 김기사는 보행자의 활용에 개발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명진 록앤올 부사장은 “보행자가 스마트폰으로 내비게이션을 쓰려면,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걷는 것이 보통인데, 이 같은 경험은 보행자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며 “스마트워치의 내비게이션 앱은 보행자가 핵심이라고 보고, 스마트워치용 김기사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은 주머니나 가방 속에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 시계는 사용자의 눈과 좀 더 가까운 손목 위에 있다. 보행자를 위한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스마트폰보다 스마트워치와 더 어울릴 것이라는 평가다.
스마트워치에서는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항상 눈으로 길을 따라갈 필요 없이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때만 알림을 주는 식으로 바뀌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어 걸어가던 중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 때만 소리나 진동으로 알림을 주는 식으로 말이다.
신명진 부사장은 “보행자가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다가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계에 알림을 준다거나, 도착지 정보를 미리 시계에 띄워주는 식으로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산이나 캠핑장 등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무트도 간단히 화살표만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앱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의 다음 스마트워치 해상도는 360×360이다. 화면 크기는 1.65인치에 1인치당 픽셀 수(PPI)는 305개로 ‘삼성 기어S’, ‘심성 기어2’ 등보다 높게 설계됐다. 삼성전자의 원형 스마트워치는 오는 가을 독일에서 개최될 IFA 2015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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