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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배달의민족’에선 결제 수수료 ‘0’

스마트폰용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 ‘배달의민족’에서 앞으로 결제 수수료가 사라진다. 배달의민족을 서비스 중인 우아한형제들이 7월28일 삼성동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한 내용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사업 영역을 넓혀 종합 ‘푸드테크’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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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스타트업은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5년 뒤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좋은 것은 더 좋게 만들고, 더할 것은 더하고, 뺄 것은 빼는 과정에서 무엇을 빼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날 연단에 서서 “좋은 음식을 장소에서 먹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배달의민족의 수수료는 없애고, 앞으로 다양한 사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의 수수료 0% 제도는 오는 8월1일부터 시행된다. 수수료가 사라지는 항목은 배달의민족 결제방식 중 ‘바로결제’ 방식이다. 바로결제는 사용자가 배달의민족 응용프로그램(앱)으로 음식 주문할 때 결제까지 완료하는 경우를 말한다.

우아한형제들이 밝힌 바에 빠르면, 7월 현재 배달의민족의 바로결제 수수료는 평균 6.47% 정도, 한 달 평균 바로결제로 발생하는 주문 건수는 130만건 정도다. 배달 음식 평균 가격을 2만원이라고 가정하면, 7월을 기준으로 우아한형제들의 바로결제 수수료 매출은 약 17억원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다. 우아현형제들의 매출에서 앞으로 이 부분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실제 매출에도 이번 결정이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아현형제들의 매출 구조를 보면, 배달의민족에서 광고 판매로 얻는 매출이 50%다. 배달의민족 바로결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정도다. 바로결제 수수료가 전체 매출에서 상당히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걱정은 됩니다. 전체 매출에 바로결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30% 정도고요. 매출에 타격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매출을 어떻게 늘리는지보다 고객을 어떻게 늘리는지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이 부분은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입니다.”

김봉진 대표는 “앞으로는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우아한형제들이 현재 집중하는 서비스는 ‘배민 후레시’다. 지난 5월 인수한 정기 배달 서비스 ‘덤앤더머스’의 새 이름이다. 서비스 형태는 정기 배달 서비스와 똑같다. 배민 후레시는 반찬이나 빵, 과일, 반조리 식품 등 상대적으로 선도가 중요한 식품을 배달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조성우 덤앤더머스 대표는 “싱글족과 맞벌이 가정이 급증함에 따라 이 계층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소비 계층”이라며 “이 같은 이들의 소비가 전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서울과 경기, 인천에 신선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배달 서비스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대표는 “해마다 2~300%씩 꾸준히 성장 중”이라며 “올해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6월 기준으로 5억원을 기록한 배민후레시의 매출이 7월 1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은 현장에서 오간 기자들의 질문과 우아한형제들의 답변을 추린 것이다.

- 원래 배달의민족 수수료는 배달의민족 때문에 생긴 것 아닌가. 없던 걸 만들었다가 다시 없애겠다고 하는 것은 생색내기 아닐까. 현재 배달의민족이 전단지를 대체할 만큼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나.

= (김봉진 대표) 업체를 광고하기에 가장 효과적이고 추천할만한 매체가 배달 앱이라는 게 사장님들의 목소리다. 전단지보다 배달 앱이 광고 효과가 낫다. 지금은 사장님들이 전단지를 갑자기 없앨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전단지도 만들고, 배달 앱에도 광고를 해야 하는 이중부담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익으로 따지면 전단지 광고보다 배달 앱 광고 효율이 높다. 전단지는 서서히 사라지고, 배달 앱 광고 건수가 올라가면, 사장님들의 이익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

– 0% 수수료 정책은 캐시카우를 버리겠다는 것 아닌가

= (김봉진) 걱정은 된다. 전체 매출에 바로결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30% 정도다. 당장 어느 정도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매출에 타격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사업과 다양한 서비스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배민 후레시에 관해 좀 더 설명하자면?

= (조성우 대표) 배민 후레시의 경쟁력은 신선한 상품을 판매채널과 물류채널을 동시에 갖고 판매하는 모델이라는 데 있다. 우리는 쿠팡의 ‘로켓배송’ 이전부터 물류사업을 커머스를 연계해 왔다. 물류의 중요성을 오래 연구했고, 이를 어떻게 O2O에 연동할지 고민했다. 지금은 화물운송허가와 법인용달허가 등 물류를 유통하기 위한 기본적인 허가도 취득한 상황이다.

– 다음카카오 등 대기업도 배달시장에 관심이 있다는 소문이 있다. 이들의 서비스 진출에 어떤 대비를 하나?

= (김봉진) 다음카카오 등 여러 업체가 비슷한 사업을 준비 중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길을 간다. 사업이 겹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상장을 계획 중이라는 소문도 들었는데?

– (김봉진) 매출이 떨어지는데, 상장할 수 있겠나. 아직 계획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