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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종이처럼 '한번 쓰고 버리는 디스플레이' 나온다



종이처럼 한번 쓰고 버리는 디스플레이가 현실화된다.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디스플레이의 등장이 머지 않았다.

접거나 돌돌 말아 쓸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한번 쓰고 버리는 디스포저블(disposable) 형태로까지 진화한다. '일회용'으로 쓰고 버릴만큼 디스플레이의 제조비용을 낮춘다면 대중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OLED 프론티어 3차 포럼'에서 노철래 삼성디스플레이 설비개발팀장(상무)은 "디스플레이는 접을 수 있는 폴더블, 두루마리처럼 말 수 있는 롤러블에서 한번 쓰고 버리는 디스포저블, 크기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스트레처블 형태로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은 약 4세대로 분류된다. 1세대는 '듀러블(Durable) 디스플레이'로, 약간 휠 수 있는 정도다. 이 단계에서는 디스플레이를 완전히 구부리거나 말 수는 없다.

2세대는 '벤더블(Bendable&Conformable)'이다. 휘어지기 때문에 스마트폰 같은 소형 IT기기의 디스플레이 면적을 극대화하는 데 사용된다. 3세대와 4세대는 각각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와 '디스포저블(Disposable) 디스플레이'로 두루마리처럼 말리는 것은 물론 나중에는 종이를 대체할 수도 있게 된다.

노 상무는 "현재 구부릴 수 있는 '벤디드' 디스플레이에서 폴더블과 롤러블 형태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나올 것"이라며 "더 미래에는 디스포저블과 스트레처블로 가게 된다"고 전망했다.


© News1
이처럼 자유자재로 휘어지고 구부러지고 늘어나는 디스플레이 구현은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나온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구현에 활용되는 기술은 OLED가 99% 이상의 절대적인 비중을 점유하고 있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R(빨강), G(초록), B(파랑) 유기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백라이트 광원이 필요 없어 플렉시블 구현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플렉시블 OLED는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폴리이미드(PI)를 기판소재로 활용한다. 폴리이미드는 유연성과 복원력이 우수하고, 충격에 강한 특성을 지니는 고분자소재로 액체상태에서 냉각해 박막의 필름형태로 만들어 사용한다.

폴리이미드의 두께는 기존 유리기판의 1/10 수준으로 그 위에 전자 회로를 만들고 고해상도 구현을 위해 360만개 이상의 화소를 증착한다. 특히 유리기판이 아닌 머리카락 보다 더 얇고 잘 휘는 폴리이미드 기판 위에 RGB 유기물질을 증착시켜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난이도가 훨씬 높다.

관건은 가격이다. 쓰고 버리는 디스플레이가 대중화되려면 값이 싸져야 한다. 기존 LCD에서는 진공 및 고온 공정이 많이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저가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서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 기술이 필요하다. 인쇄전자는 인쇄기술을 통해 전자 소자 및 부품 혹은 모듈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도전성(Conductive) 또는 기능성 잉크를 기판에 찍어 내는 기술이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이를 위한 장비개발과 소재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편, 전세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도하고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업계를 리드해 온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2013년 세계 최초로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한 갤럭시 라운드를 내놓은 데 이어, 갤럭시S 엣지와 갤럭시노트 엣지 시리즈에 엣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왔으며 내년 '갤럭시X'(가칭)라는 이름의 벤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 매출이 2022년까지 155억 달러(약 18조 원)로 증가할 것"이라며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 매출의 13%까지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매출(약 24억1100만 달러)에 비해 6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다.

강민수 IHS 테크놀로지 디스플레이 수석연구원은 "1~2년 안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혁신적인 디스플레이가 양산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외에도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역량을 키우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seei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