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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디지털시대 소비자는 청개구리”, 역발상이 성공비법

“디지털 세대들은 기업이 자신의 메시지를 너무 강요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 그와는 반대되는 청개구리 형태로 반응한다. 이들은 새로운 힘의 권력을 가지고 패러디와 부정적인 메시지를 창조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전략은 바로 역발상"이라고 주장하는 이승윤 교수.

“디지털 시대에 맞는 전략은 바로 역발상”이라고 주장하는 이승윤 교수. ⓒ 김은영/ ScienceTimes

이승윤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구글처럼 생각하라’의 저자)는 14일 건국대학교 서울 캠퍼스에서 디지털 시대에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역발상으로 사로 잡은 혁신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성공한 기업들은 청개구리들의 역발상 심리를 이용한다

이승윤 교수는 “초연결 디지털 시대에서 성공하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역발상에 포인트가 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도 그런 역발상으로 성공을 거둔 기업이었다. 이들은 소비자들의 자유를 지켜주는 데에 방점을 둔 비지니스 전략을 구사했다.

먼저 디지털 컨텐츠는 불법 다운로드가 큰 문제였다. 대부분의 방송 컨텐츠 회사들은 불법 다운로드를 금지시키는 집중했다. 또 유료 아이디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이 같이 사용한다는 점을 간파하고 동시접속을 하면 회선을 끊어버리는 ‘진입금지’ 전략을 사용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아이디 공유를 허용했다. 대신 누가 지금 접속했는지 넷플릭스가 알 수 있도록 이용자들에게 당부했다. 개인별 정확한 시청 정보를 수집한 넷플릭스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4년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지는 극장에서 소개되는 영화의 숫자는 약 560편에 달한다. 소비자들은 수많은 쏟아지는 컨텐츠 속에서 내 취향을 완벽히 분석해서 알려준다면 돈을 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모든 방송 컨텐츠 제공 업체들은 셋탑박스 등을 강제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쉽게 타 브랜드로 이동할 수 없도록 장벽을 만든데 반해 넷플릭스는 누구나 어떤 장비를 사용하든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입도 간편, 해지도 간편하다. 정액제를 내면 추가 금액이 없고 광고도 없다. 소비자들이 넷플릭스로 갈아 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디지털 시대의 가격 결정, “알아서 내라”

이승윤 교수는 “역발상으로 성공하는 기업들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만 돈을 낼 수 있게 하는 지불 방법인 ‘PWYW(Pay what you want)’ 마케팅 전략을 사용했다”며 가격의 역발상 전략을 소개했다.

제품의 가격 결정은 기업이 자사의 이윤의 크기를 기준으로 결정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가격 정책을 맡기면 어떠할까? 세계적인 영국의 락밴드 라디오 헤드(Radiohead)는 자신들의 7번째 앨범에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바로  ’PWYW(Pay what you want)’ 정책을 사용한 것.

전설적인 락밴드 라디오헤드 7집은 소비자가 가격을 정해서 내는 파격적인 마케팅 기법을 도입했다. ⓒ wikimedia.org

전설적인 락밴드 라디오헤드의 7집 앨범은 소비자가 가격을 정해서 내는 파격적인 마케팅 기법을 도입했다. ⓒ wikimedia.org

180만명이 다운로드 했는데 40%가 유료 사용자였다. 이들이 평균 한 곡 당 지불한 돈은 2.26달러에 달했다. 이 수익은 중간 유통과정이 필요한 전통적인 CD 판매 수익 보다 더 높은 수치였다. 이 뿐만 아니었다. 라디오헤드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은 수많은 SNS,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폭발적인 홍보 효과를 냈다.

유료 사용자들은 “나보고 가격을 결정하라는 문구를 보고 이 밴드가 날 신뢰하고 파트너로 생각해주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고 감동을 받았다. 돈을 기꺼이 지불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천재는 내부가 아니라 바깥에 있다, 함께 창조하라

혁신은 어디에서나 일어난다. 다만 당신의 회사 안에서 보다는 바깥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바로 레고가 증명해냈다.

레고는 8개의 브릭을 가진 표준 레고 블럭 6개만 있으면 9억 1510만 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다. 그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할 레고만의 제품 비법이다. 하지만 계속 승승장구할 것만 같던 레고는 인터넷 게임이 발달하면서 2004년 파산 직전까지 갔다. 궁여지책으로 전문경영인 외르겐 비 크누드스토르프를 영입했는데 이 전문경영인은 회사를 회생시킬 방법으로 ‘공동창조 전략’을 사용했다.

크누드스토르프는 과거 레고를 좋아하던 매니아들을 찾아냈다. 그리고 수많은 레고 매니아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만들어 전시할 수 있도록 온라인 활동을 지원했다. 자신이 만든 레고가 작품이 되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지목되면서 레고는 다시 수많은 매니아들을 양산하게 되었고 다시 한번 ‘레고 신화’를 창조할 수 있었다.

유튜브도 마찬가지이다. 유튜브에는 매일 분 당 300개의 동영상이 새로 올라온다. 이 동영상들을 내부 직원들이 만들 수 있을까? 네티즌들이 만들어낸다.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스타가 되길 꿈꾸며 매번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 낸다. 유튜브는 이들이 계속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동기만 부여해준다.

이승윤 교수는 “디지털 시대 성공하는 기업들은 내부의 크리에이터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바깥의 소비자들을 크리에이터로 만든다”고 말하고 “소비자를 소비자가 아닌 공동 제작자로 만들어 주는 전략이 바로 디지털 시대에 성공 전략”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ScienceTimes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