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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스마트 모빌리티... 어디까지 왔나?

영화 ‘백 투더 퓨처’에서 나온 호버보드에서 만화 ‘명탐점 코난’에서 나온 태양열 보드까지. 영화나 만화 속에서만 볼 수 있던 이동용 기기들을 이제 현실에서도 볼 수 있다. 가까운 공원이나 거리에서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전동휠 등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른바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다.

스마트 모빌리티란 최점단 충전, 동력 기술이 융합된 소형 개인 이동 수단을 말한다. 보다 지능화되고 똑똑해진 교통 서비스를 일컫는다. 전기와 같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거나 1~2인승 개념의 소형 개인 이동 수단에 집중돼 있기에 ‘퍼스널 모빌리티’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전동휠 등이 대표 사례다. 이들 스마트 모빌리티는 휴대하기 편리하고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차세대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그웨이 폴로 경기 모습 (출처: Flickr. Braden Kowitz. CC-BY)

▲세그웨이 폴로 경기 모습 (출처: Flickr. Braden Kowitz. CC-BY)

20년 스마트 모빌리티의 역사, 선조는 ‘세그웨이’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스마트 모빌리티 사례는 2001년 미국의 발명가 딘 카멘이 개발한 ‘세그웨이’다. 세그웨이는 최고 시속 20km로 6시간을 달릴 수 있는 1인용 이동수단이다. 전기료는 10센트에 불과하다. 별다른 조정장치 없이 올라타 무게중심을 잡고 조정하면 움직인다.

등장 초창기만 해도 세그웨이는 많은 유명인사로부터 주목받았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세그웨이를 PC에 비유했고, 애플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몸소 세그웨이를 끌고 실리콘밸리 애플 스토어에 등장하기도 했다.
초창기 세그웨이는 5개 자이로스코프와 틸트 센서 그리고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활용했다. 지금은 스마트폰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부품이지만, 당시만 해도 흔하게 접할 수 없는 부품이었다. 그 때문에 700만원에서 1천만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 탓에 보급에 실패하며 등장만 요란한 제품으로 끝나고 말았다.

값싼 복제품을 찍어내는 경쟁 업체의 등장도 세그웨이 발목을 잡았다. 2012년 설립한 중국 나인봇은 세그웨이를 모방한 제품을 세그웨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세그웨이는 나인봇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고소했지만, 오히려 나인봇이 2015년 4월 세그웨이를 인수했다.

▲세그웨이(출처: Flickr. Elvert Barnes. CC-BY)

▲세그웨이(출처: Flickr. Elvert Barnes. CC-BY)

진화하는 스마트 모빌리티…가격 ↓, 성능 ↑

세그웨이 등장 이후 시장엔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 모빌리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스마트모빌리티는 대부분 혼자 탈 수 있는 수단이다보니 1인용 교통수단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전기를 동력원으로 삼아 움직이는 덕분에 발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기에, 단순한 동작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를 앞당긴 힘은 기술 발전이다. 스마트 모빌리티는 자이로스코프 센서 기술과 흐름을 같이 한다. 자이로스코프 센서는 200분의 1초 단위로 운전자 움직임과 균형 여부를 측정해 평행 상태인지를 파악한다. 또한 무게중심을 파악해 전진과 후진, 정지, 회전 등과 같은 주행을 가능케 돕는다. 넘어져 있던 기기가 전원을 켜면 오뚝이처럼 균형을 잡고 서 있게 된다. 최근엔 미끄럼 방지 기능과 방수 기능이 추가돼 비가 와도 주행할 수 있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나오는 스마트 모빌리티는 부피는 줄이면서 안정성은 높였다. 대개 내구성이 강한 마그네슘 합금으로 제작돼 무거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바퀴 하나로 이동할 수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제품도 등장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 중 하나는 전동휠이다. 전동휠은 2개의 바퀴가 달린 양발형과, 하나의 바퀴를 단 외발형으로 나뉜다. 휴대가 간편하며 한 번 충전해 20~30km를 이동할 수 있다. 그 덕분에 가까운 곳으로 외출할 때 유용한 이동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2015년 4천억원 규모 시장, 2030년 22조원 성장 전망

스마트 모빌리티는 반짝 스쳐가는 유행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장 흐름은 심상치 않다. 지마켓의 올해 1분기 전동·전기자전거, 킥보드, 전동휠 등 스마트 모빌리티 제품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스마트 모발리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KB 지식 비타민-스마트 모빌리티 현황과 전망’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자전거 시장은 2013년 84억 달러에서 2018년 10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전기자전거 판매량은 3600만대로 중국이 90%, 유럽이 4.9%를 차지했다.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 (출처: KB 지식 비타민-스마트 모빌리티 현황과 전망)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 (출처: KB 지식 비타민-스마트 모빌리티 현황과 전망)

또한 자이로스코프를 이용, 자율 균형 장치가 탑재된 이동수단 가운데 서서 타는 이동수단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4천억원 규모에 이른다. 2030년에는 2014년 대비 68.9배인 2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그웨이 실패를 거울삼아 보급형 스마트 모빌리티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세그웨이 다음으로 시장을 점령한 나인봇을 보자. 나인봇은 ‘나인봇 미니’, ‘나인봇 원’ 등 다양한 보급형 시리즈를 선보이며 사용자를 공략하고 있다.

나인봇 미니는 세그웨이와 달리 무게도 12.8kg으로 가볍고, 크기도 작다. 손잡이가 없으며, 무엇보다 가격이 100만원을 넘지 않아 세그웨이와 비교해 저렴하다. 나잇봇 원은 외발형 전동휠로, 안정적인 탑승을 위해서는 약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내장된 자이로 센서는 중심을 잡아주고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양발로 조작할 수 있는 ‘자이로드론 Z1’, 발을 차지 않아도 되는 전동킥보드 ‘굿라이더 스카이골드’ 등도 눈길을 끈다. 일반 자전거와 달리 페달을 밟지 않고도 오르막길을 편하게 오를 수 있는 ‘만도 풋루스’ 같은 전기자전거도 스마트 모빌리티 제품군을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노트북처럼 생긴 휴대용 교통수단인 ‘워크카’, 신발에 네 바퀴가 달린 새로운 개념의 롤러스케이트 ‘워크윙’, 보드 없이 바퀴로만 이뤄진 포스트모던 스케이트 보드 등과 같은 다양한 개인형 이동수단이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스마트 모빌리티 제품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갤러리아나 롯데 백화점 게이즈샵, IT 기기 편집 매장, 자전거 직영점 등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제품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나인봇 원

▲나인봇 원

▲굿라이더 스카이골드

▲굿라이더 스카이골드

▲워크카

▲워크카

▲만도풋루스

▲만도풋루스

도로 주행 앞서 관련 법규 손질해야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 모빌리트를 둘러싸고 제도와 규제 마련 움직임이 시작됐다. 미국은 퍼스널 모빌리티를 ‘저속 이동수단’(Low Speed Vehicle, LSV)으로 규정해 면허, 차량 등록, 주행 방법, 보험까지 면밀히 규정하고 있다. 동시에 퍼스널 모빌리티용 배터리를 생산해 클린시티 산업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유럽도 그린카 기술 개발과 연계된 전반적인 퍼스널 모빌리티 산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만 14세 이상으로 스쿠터 면허만 있어도 운전할 수 있는 르노의 초소형 자동차 ‘트위지’가 출시 첫 해 9천대 넘게 팔리기도 했다. 몇몇 국가는 이미 관광 상품으로 퍼스널 모빌리티를 이용해 도시를 둘러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트위지(출처: Flickr. David Merrett. CC-BY)

▲트위지(출처: Flickr. David Merrett. CC-BY)

한국은 아직 스마트 모빌리티 관련 법규가 애매한 상황이다. 우선, 출력이 1.5kW를 넘어 원동기 자전거 장치에 해당되지 않는 제품을 무엇으로 봐야 하는지가 문제다. 현재로선 이 경우 자동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한강 등에서 사용자들이 타고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는 도로에서만 주행해야 한다.

실제로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상반기 서울시 등과 함께 트위지 시험운행에 나섰지만, 초소형 자동차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허가가 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 8월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입법 예고했다. 하지만 법제처가 “초소형 전기차를 허용하려면 시행령이 아니라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 개정을 위해서는 여러 절차가 남아 있어 국회를 거치지 않고 트위지를 운행할 수 있도록 먼저 시행규칙을 바꾸는 쪽으로 방법을 찾고 있다”라며 “최대한 빨리 운행할 수 있도록 하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블로터 http://www.bloter.net/archives/256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