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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자가용’ 없는 시대, 가능할까?

‘자가용’ 없는 시대, 가능할까?

통합 모빌리티(MaaS) 확산… 소유에서 소비로


해외로 출장을 떠난 회사원 오 모(38) 씨의 방문 국가는 처음 방문하는 핀란드다. 공항에 도착하여 목적지인 헬싱키의 P 백화점까지 가고자 하는데, 길도 모르고 어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망설이지 않고 ‘윔(whim)’이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앱을 깐 다음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했다. 그러자 스마트폰 화면에 트램이나 버스 같은 대중 교퉁 수단 뿐만 아니라 렌트카와 택시, 그리고 공공 자전거 까지 모든 교통 수단을 조합한 최적의 경로와 비용이 한 눈에 제공됐다.


핀란드는 모든 교통수단을 통합하는 MaaS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다 ⓒ SmartCityEmbassy.nl

핀란드는 모든 교통수단을 통합하는 MaaS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다 ⓒ SmartCityEmbassy.nl


백화점까지 가는 동안 버스와 트램을 한 번 씩 갈아타고, 마지막에는 공공 자전거를 이용하여 총 50여 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비용과 시간 모두 앱이 제시한 정보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을 보고 오 씨는 전율을 느꼈다.

국내에 있을 때는 말로만 들었던 ‘통합모빌리티(MaaS)’ 서비스의 위력을 핀란드에 와서야 새삼 느끼게 된 오 씨는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교통관련 통합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이동수단이 소유가 아닌 소비의 개념으로 진화

MaaS는 ‘Mobility as a Service’의 약자로서, 이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모든 이동수단을 ‘소유’가 아닌 ‘소비’의 개념으로 본다는 의미다.

앞에서 언급했던 앱인 whim처럼 특정 경로에 대한 이동 계획, 즉 다양한 교통수단의 이용과 비용결제까지의 전과정을 하나의 스마트폰 화면에서 구현하는 것으로, 이동수단을 이용하기만 하는 과거의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이동 자체를 지원하는’ 서비스의 형태로 진화한 개념이다.

물론 이 같은 개념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현재도 ‘카셰어링’이나 ‘이동수단별 환승 할인’과 같은 서비스를 통해 부분적인 MaaS 서비스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서비스들은 MaaS가 추구하는 통합과 연계의 측면을 고려할 때 낙제점에 가깝다.


MaaS의 장점은 한 개의 앱에서 정보를 통합하고 사용자에게 최적의 이동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MaaS의 장점은 한 개의 앱에서 정보를 통합하고 사용자에게 최적의 이동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maas-global


예를 들어 사용자가 기존 서비스를 이용하여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선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로 이동하여 카셰어링 앱으로 차량를 빌린 다음 네비게이션을 통해 이동했다. 공공 자전거라도 이용하게 되면 별도의 공유앱을 사용해야만 했다.

반면에 MaaS는 이 모든 서비스를 한 개의 앱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정보를 통합하고 사용자에게 최적의 이동전략을 수립하여 제시한다. 사용자가 각각의 교통수단을 관리하는 노력과 시간을 절감하여 주고 각각의 교통수단과의 연계가 매끄럽게 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같은 MaaS 서비스 개념은 스웨덴 연구진이 지난 2013년에 열린 ‘세계 지능형 교통시스템 학회(World ITS Congress 2014)’에서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다양한 지역에서 실증연구가 진행되다가 MaaS의 본격적인 도입과 확산을 위해 EU가 2015년에 협력 단체인 MaaS Alliance를 조직하며 차세대 교통 시스템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현재는 핀란드를 중심으로 영국 등 유럽권 국가 및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 시범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MaaS 서비스의 목표는 자가용 제로 시대의 구현

MaaS가 추구하는 목표는 ‘자가용 제로(Zero) 시대’를 구현하는 것인데, 이런 개념이 가능해진 까닭은 ‘IT기술의 발달’과 ‘공유개념의 정착’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항상 통신에 접속되어 있는 커넥티드카나 자율주행차의 등장과 우버(Uber)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의 탄생이 이 같은 신개념 이동성 서비스가 가능해지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MaaS가 바꿔 놓을 이런 변화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기존 교통 시스템과 비교하여 좀 더 편리해지고 빨라질 수는 있지만 현재의 교통체계 서비스와 비교해 볼 때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MaaS의 장점은 기존 서비스의 체계 위에 개인화를 충족시켜 주는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가령 정해진 노선을 달리는 버스나 지하철은 개인의 편리성을 일일이 반영시켜 주지는 못하지만, Maas가 구축되면 다른 역을 잠깐 방문한다든가, 노선을 살짝 바꾸는 등 개인을 위한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해진다”라고 말했다.


MaaS의 목표는 자가용 제로 시대를 구현하여 심각한 교통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MaaS의 목표는 자가용 제로 시대를 구현하여 심각한 교통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 landor-maas


MaaS 시스템의 대표적 앱인 whim의 관계자도 “MaaS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서비스의 목표는 바로 이 같은 개인을 위한 탄력적인 시스템 운영에 있다”라고 밝히며 “이 같은 변화는 기존의 교통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했던 사항들”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개인을 위한 서비스를 추구하다 보니 개개인의 실시간 움직임을 빅데이터로 분석처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교통수단의 공급량을 체계적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자가용을 타는 것보다 더 싸고 편리할 수 밖에 없다. MaaS를 이용할수록 자연스럽게 도로혼잡과 교통사고, 그리고 대기오염 등을 줄여나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뉴욕이나 런던, 동경 등 주요 대도시의 자가용 소유비율은 10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따라 최근 주요 국가들은 자가용 없이도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MaaS 시스템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대해 whim의 관계자는 “사용자는 더이상 고가의 자동차를 구매할 필요가 없으며 보험가입과 주차장 확보에 대한 고민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또한 음주운전 등 불법 운전행위로 인해 인생을 망치는 경우도 거의 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www.sciencetimes.co.kr/?p=170471&cat=135&post_type=news (The science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