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작 ‘아이폰X’ 조기 단종설에 집단 소송까지…흔들리는 애플
애플이 스마트폰 출시 10주년을 기념, 야심작으로 선보인 '아이폰X'은 판매 부진의 여파로 조기 단종설에 휩싸이면서 고전하고 있다.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은 명실공히 세계 1위 기업이다. 지난 21일 미국 경제 매체인 포천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1위에 올라 11년째 선두 자리를 지켰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총 613억4,400만달러(약 69조3,7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상태 또한 안정적이다. 하지만 최근 애플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스마트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야심작으로 출시한 ‘아이폰X’은 흥행실패로 조기 단종설이 나올 정도다. 여기에 2014~16년 출시됐던 구형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저하시킨 ‘배터리게이트’는 신뢰도 하락과 함께 집단 소송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애플의 위기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애플 전문분석가로 잘 알려진 대만 KGI증권의 밍치궈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이 올해 여름 ‘아이폰X’을 조기 단종할 것 같다”며 “비싼 가격과 불편한 디자인 등으로 (아이폰X은) 실망스러운 실적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등에서 먼저 공개된 ‘아이폰X’은 5.8인치 크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과 테두리(베젤)가 거의 없는 베젤리스 디자인을 적용했다. 가격은 64기가바이트(GB) 999달러(약 113만원), 256GB 1,149달러(약 130만원) 등 역대 최고가로 책정됐다.
외신들도 싸늘하다. 대만 현지 언론인 경제일보에선 “올해 1분기 아이폰X 매출 전망치를 5,000만대에서 3,000만대까지 낮췄다”며 “아이폰X 독점 생산 업체인 중국의 폭스콘 공장에서도 신규 인력 충원을 멈췄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배터리게이트’는 애플의 명성에 치명적인 내상을 입혔다는 평가다. 애플 측은 “구형 아이폰의 노후화에 갑작스런 꺼짐 현상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사전 고지도 없이 진행됐던 ‘배터리게이트’ 사건은 애플이 신제품 구매 촉진을 노린 계산된 조치였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AP 연합뉴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선 법적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에 따르면 아이폰 배터리게이트 소송에 참여한 국내 소비자들은 40만명에 육박했다. 또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선 지난 18일 팀 쿡(사진) 미국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다니엘 디시코 한국 애플 대표이사를 검찰에 형사 고발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애플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아이폰 소비자들의 권리를 되찾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외에서도 애플의 ‘배터리게이트’ 소송은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에서만 현재 20여건의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캐나다와 프랑스, 이스라엘 등에서도 애플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과 법적 책임을 묻는 소송이 한창이다.
상황이 악화하자 팀 쿡 애플 CEO는 직접 공개 사과에 나섰다. 그는 지난 17일(현지시간) ABC 방송에 나와 ‘베터리게이트’와 관련, “우리는 사용자를 위한 결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며 “우리에게 다른 동기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깊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애플은 사용자가 배터리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성능 저하를 받아들일지 결정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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