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의 핵심 부품으로 인텔 등이 생산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칩에서 암호와 메모리들을 해킹할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됐다.
인텔, 에이엠디(AMD), 에이아르엠(ARM) 등이 제조한 마이크로칩들에 ‘심각한 보안 결함’이 있음을 구글 연구진이 발견했다고 외신들이 3일 보도했다. 인텔은 투자자들과의 화상회의에서 해커들이 이 결함을 이용해 메모리나 암호 등에 대한 접근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고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애플이 구형 아이폰 성능을 몰래 저하시킨 ‘배터리 게이트’에 이어 이번엔 ‘반도체 공룡’인 인텔의 컴퓨터 칩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인텔은 특히 몇달 전 결함을 인지하고도 소비자에게는 쉬쉬해온데다 최고경영자(CEO)가 일찌감치 자사주를 대거 팔아치우기도 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인텔은 세계 데스크톱 컴퓨터의 80%, 노트북의 90%에 쓰이는 마이크로칩을 생산한다.
인텔은 4일 새벽 ‘인텔의 보안성 연구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어 “인텔 칩만 해킹 공격에 취약하고, 버그나 결함 탓이라고 표현되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에이엠디와 에이아르엠 등 경쟁 업체 칩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인텔은 또한 “관련 업체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왔다”며 “이미 운영체제와 펌웨어(칩 구동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인텔코리아 박민진 이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운영체제(OS)·드라이버·클라우드 업체들이 이미 보안패치 업데이트를 시작해 늦어도 다음 주말쯤에는 해결될 것으로 보이고, 인텔도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며 “컴퓨터·노트북·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칩 제조업체와 운영체제 공급업체를 확인해 보안 업데이트 방침에 적극 따라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패치를 내려받으면 시피유 성능이 5~30%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텔 칩을 사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4일 보안 업데이트를 실시한다고 밝혔고, 애플도 자사 노트북과 컴퓨터에 대한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있다. 구글은 최신 보안 업데이트를 받은 안드로이드폰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구글 연구원들이 이런 문제를 발견하고 지난해 6월 인텔에 알렸다고 보도해, 인텔이 최소 6개월가량 문제를 숨겼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인텔의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최고경영자가 자사주 2400만달러(255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시점이 지난해 11월이었다는 점에서 악재가 드러나기 전에 발을 뺀 것 아니냐는 논란도 벌어졌다. 인텔 대변인은 “주식 매각은 이번 사안과 무관하게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globaleconomy/826323.html#csidxbda8fc526eb0b18a39d78a67d25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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