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X’. 구글 내에서 비밀 프로젝트만을 연구하는 베일에 싸인 조직이다. 최초의 스마트 안경으로 한 때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구글 글래스’와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자동차인 ‘무인 자동차’, 그리고 오지에 풍선을 띄워 무선 인터넷을 공급하는 ‘프로젝트 룬’ 등이 모두 이들의 작품이다.
이런 구글X가 최근 들어 농업 분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막강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신개념의 식량 개발을 주도한다든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농업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에서 자회사들의 혁신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는 ‘아스트로 텔러(Astro Teller)’ CEO는 “농업 분야도 혁신을 위해서는 ‘문샷싱킹(Moon Shot Thinking)’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분야별 첨단기술에 인공지능을 결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글의 프로젝트 추진 방법론인 문샷싱킹
‘문샷싱킹’이란 혁신적 도약을 위해 구글이 추진하고 있는 여러 방법론 중 하나다. 기존 방식에서 10%를 개선하려 애쓰는 것보다는, 아예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여 10배의 성장을 이루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는 의미의 방법론이다.
텔러 CEO는 “달을 조금 더 잘보기 위해 남들이 망원경의 성능을 높이는 경쟁을 하는 동안, 우리는 아예 달에 갈 수 있는 우주선을 만들어 직접 탐사한다는 생각이 바로 문샷싱킹”이라고 밝히며 “이는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구글X의 프로젝트 선정 기준은 문샷싱킹 방법론을 기반으로 하되, 다음과 같은 3가지 기준을 충족해야만 추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가지 기준은 우선 전 세계 인류가 영향을 받는 문제여야 하며, 두 번째는 현존하는 최고의 첨단 기술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하고, 세 번째는 프로젝트 추진 기간이 5~10년 이내에 실행될 가능성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텔러 CEO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농업 및 식량 개발은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라고 전제하며 ‘완두콩으로 만드는 우유’나 ‘농업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빅데이터 플랫폼’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밝혔다.
완두콩으로 두유 맛 아닌 우유 맛내는 음료 만들어
구글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투자한 기업은 완두콩으로 우유맛을 내는 식물성 음료를 만드는 회사다. 콩으로 만드는 우유와 비슷한 형태의 음료로는 두유가 있는 만큼, 별다른 것이 없어 보이는 프로젝트지만, 구글 외에도 골드만삭스까지 거액의 투자를 단행했을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구글과 골드만삭스가 투자에 동참한 이유는 단 한가지다. 콩으로 만든 음료지만, 기존의 두유맛이 아니라 우유와 비슷한 풍미를 지닌 음료를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시제품을 음용해 본 사람들 대부분은 두유보다는 우유의 맛과 가깝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리플푸드(Ripple foods)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창립한 지 4년이 채 안되는 식품개발 전문 스타트업이다. 공동 창업자인 ‘아담 로리(Adam Lowry)’와 ‘네일 렌닝거(Neil Renninger)’는 각각 재생연료 전문업체와 환경친화용품 제조업체를 운영했던 기업가들이다.
이처럼 둘 다 친환경 분야에서 종사한 경험이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람이 먹는 먹거리들이 전 세계 탄소 배출량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됐다. 특히 그 중에서도 유제품이 전체 먹거리의 25%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이들은 유제품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먹거리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실제로 유제품을 포함한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엄청난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데, 전체 산업에서 배출하는 메탄의 약 40%와 아산화질소의 6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두 기체가 기후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이산화탄소의 23배와 300배에 이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로리와 렌닝거는 창업 목표로 유제품 맛을 최대한 살린 친환경 식품을 개발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하지만 유제품 맛을 최대한 살리자는 취지는 개발단계에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두유맛에서 벗어나고자 제조방법을 달리했지만, 기존 우유맛과는 많은 차이를 보였기 때문.
이에 대해 로리 대표는 “두유 맛이 아닌, 우유에 가까운 맛을 내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라고 회고하며 “두유와 우유 맛이 다른 것은 단백질 때문이 아니라 단백질이 각종 요소들과 결합하는 방식 때문이라는 점에 생각이 미쳤다”라고 밝혔다.
그는 “순수한 단백질만 추출할 수 있다면 기존 우유맛을 내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언급하며 “그런 판단을 도와준 원료가 바로 ‘노란 완두콩’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노란 완두콩에서 추출한 순수 단백질의 이름을 리플(Ripple)과 프로테인(protein)의 합성어인 ‘립테인(Ripptein)’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이 단백질을 활용하여 우유에 가까운 맛이 나는 식물성 우유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한편 구글이 인공지능을 통해 투자한 또 다른 회사인 ‘파머스비즈니스네트워크(Farmers Business Network)’는 종자 관리 및 농장의 생산성 관리 등을 도와주는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기업이다. 농부들은 이 회사에 연간 500달러의 회비를 내고 품목별 농사법이나 기후와 관련된 컨설팅을 실시간으로 받는다.
현재 이 회사는 미국의 17개 주에 위치한 농장들을 관리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농기계와 농자재를 구매하는 서비스를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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