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놀라운 마케팅 실체를 만들어라
“마케터는 왜 빅데이터를 부수적 정보로만 활용할까?”
#블록체인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한 노원구
지난 1월 18일, 서울 노원구는 세계 최초로 지역 가상화폐 ‘노원(NW)’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나온 지역화폐가 지폐나 상품권이 전부였다면, ‘노원(NW)’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지역 가상화폐로서 가상화폐 거래내역이 공개 기록되어 개인 간 거래가 쉬워지고 위변조가 어렵다는 장점이 있다. ‘노원(NW)’이라는 이름도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담은 No-Won의 약자다. 노원구는 자원봉사, 공유문화 활성화를 위해 신뢰성과 편의성을 가진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를 개발했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지역 주민들이 노원구 내에서 자원봉사나 기부 등의 사회기여 활동을 하면, 그에 따라 가상화폐가 생성된다고 한다. 이렇게 생성된 가상화폐는 노원구 내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지자체의 가상화폐가 성공적으로 활성화되고 안되고를 떠나,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대중에게 관심이 높은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점이다. 노원구에서는 ‘노원(NW)’의 개발 소식을 대대적으로 대중에게 알렸고 발대식을 개최하고 가상화폐를 만든이가 적극적으로 인터뷰를 하는 등 ‘노원(NW)’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이슈화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홍보 덕분에 ‘지자체는 보수적이고 변화에 둔감하다’라는 편견을 넘어 노원구에 대한 이미지를 혁신적인 지자체의 이미지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정리해보면, 노원구는 가장 트렌디한 기술이었던 블록체인을 ‘노원(NW)’이라는 소비자(구민)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체로 만들어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얻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여기서 노원구를 브랜드로 바꾸고 블록체인을 빅데이터로 바꾸면, 브랜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주로 시각) 마케팅 실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번 글의 주제와 일치한다.
#마케터는 아직 빅데이터를 100%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마케터가 가장 주목하고 많이 들은 단어 중 하나는 ‘빅데이터(Big Data)’일 것이다. 사실, 빅데이터가 중요하다는 말은 아마 귀가 닳도록 들었을 것이다. 우리 생활 속에 스마트폰, 스마트TV, IoT(사물인터넷), 각종 센서 등의 급속한 보급과 모바일 인터넷, 소셜 미디어의 확산으로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1분 동안 구글에서는 200만 건의 검색, 유튜브에서는 72시간의 비디오, 트위터에서는 27만 건 이상의 트윗이 생성된다고 하니 빅데이터의 양을 가늠하려는 시도는 안 하는게 나을 정도다. 이처럼 데이터의 생산, 가공 유통, 소비 등의 데이터 관련 체계에 큰 변화가 발생하면서 데이터가 경제적 자산, 모멘텀이 될 수 있는 이른바, 빅데이터 시대를 맞이하였다. 디지털 공간에서는 데이터 폭발이 현실화했고,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들은 빅데이터를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의 핵심 의제로 선정한 지 오래다. 심지어 아마존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들의 패턴을 분류, 구매 전 어떤 상품을 구입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예측해 미리 배송준비를 하는 ‘예상 배송’ 시스템을 개발했을 정도다.
그렇다면, 이러한 빅데이터 시대에 마케터들은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일까?
어느 자리에서나 마케터들은 빅데이터를 화두로 삼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빅데이터에 마케팅의 미래가 있다고 하거나 앞으로 소비자 행동에 관한 모든 문제를 빅데이터로 알아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한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 소극적인 형태로 빅데이터가 활용되고 있다고 본다. 정교한 타겟 정보를 통해 마케팅 전략수립에 방향이 될 팁을 얻거나 개인 맞춤화된 정보나 경험을 제공하는 등의 부수적 활용 정도로 말이다. 물론 빅데이터를 타겟팅의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충분히 적절한 활용이다. 그러나 빅데이터는 마케팅에 도움을 주는 내부적 정보를 넘어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며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콘텐트나 캠페인의 메인 소재가 될 수 있다.
아쉽게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 실체를 만들면, 그 자체로 얼마나 큰 마케팅 효과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해 보인다. 모든 브랜드가 빅데이터를 잘 내재화시키고 있지만, 이를 소비자의 눈에 띌 수 있도록 하나의 마케팅 소재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노원구가 ‘노원(NW)’이라는 실체로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만든 것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기대효과는 무궁무진하다. 이번 글에서는 마케터가 기존에 활용하던 빅데이터 활용법 외에 빅데이터로 마케팅 실체를 만드는 방법, 즉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의 마케팅적 활용의 더 큰 가능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마케팅 실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빅데이터의 해석과 시각화
마케팅 실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빅데이터가 활용되는 과정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빅데이터는 크게 3단계로 구분된다. 바로 ‘수집’, ‘해석’, ‘시각화’다.
1. 데이터 수집 : 필요한 데이터를 빠른 시간 내에 검색, 선별해 확보하는 능력
2. 데이터 해석 : 데이터를 목적에 맞는 분석 방법을 사용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능력
3. 데이터 시각화 : 데이터를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그래프, 차트 등의 시각화형태로 표현하는 능력
일반적으로 1번의 데이터 수집은 어느 브랜드나 자기 브랜드만의 고유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2번부터 3번까지는 브랜드(마케터)의 역량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서 활용하고, 그걸 시각화하여 다른 누군가에게 잘 보여주는 문제는 인간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중요해진 것은 방대하고 복잡한 데이터로부터 ‘질(Quality)’ 높은 정보를 선별하고 발굴해 내는 일이다. 데이터 활용에 있어서 어떤 툴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의 문제보다, 데이터로 문제를 바라보고 데이터 속 숨겨진 맥락을 발견할 줄 아는 관점과 능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나 ‘빅데이터 큐레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마케터는 인사이트있는 해석과 시각화를 통해 빅데이터로 마케팅 실체를 만들 수 있다. 특히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마케팅적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진다. 개인별 타겟 마케팅의 수준을 넘어서는 활용 가능성이 생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보다 2주나 빨리 독감을 예측하는 구글
인사이트있는 해석? 말이 쉽지, 감이 안 오실 수도 있겠다. 이럴 땐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게 가장 쉽게 이해된다. 마침 ‘해석’과 ‘시각화’를 너무도 잘한 사례가 하나 있다. 무척 유명한 사례라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구글의 ‘플루 트렌드(Flu Trend)’ 사례다.
어느 날 갑자기 구글은 질병통제예방센터보다 자신들이 더 감기 예방을 잘 한다고 떠들고 다녔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의아해했지만, 구글이 말하는 자신들의 논리를 보고 무릎을 탁 칠수 밖에 없었다. 구글은 자신들이 가진 빅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구글은 보통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면 병원이나 약국을 가기 전에 관련 단어를 검색하는 것에 착안하여, 2009년부터 검색 정보와 위치를 기반으로 미국의 감기 바이러스 확산 상황을 알려주는 ‘플루 트렌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실제로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기침, 발열, 몸살, 감기약 등 관련 어휘를 검색하는 빈도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고 이를 통해 감기나 독감 검색빈도가 높은 지역을 지도에 표시함으로써 독감의 확산에 대한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시간별, 지역별 독감 관련 검색어 빈도를 지도에 표시함으로써 독감을 예보할 수 있었다. 이 방식으로 구글은 2009년 2월 ‘구글 플루 트렌드(구글 감기예방 서비스)’라는 독감 확산 조기 경보 체계를 미국 보건 당국보다 앞서 마련하였다.
구글은 이 감기예방 서비스를 위해 새롭게 데이터를 수집하지는 않았다. 다만 가지고 있는 데이 터를 인사이트있게 해석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그 실체를 ‘플루 트렌드’라는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보여줬고, 각종 언론에 자신들의 실체를 알림으로써 혁신적인 IT기업의 이미지를 더 강화할 수 있었다.
구글의 입장에서 혁신적인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수억 이상의 영상 광고를 집행하는 것보다는 플루 트렌드 서비스 하나를 만드는 게 더 마케팅적으로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구글 플루 트렌드를 어떠한 직무가 고안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제 마케터는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고안해야 하며 소비자에게 빅데이터를 어떻게 매력적인 실체로 보여줄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다른 브랜드들도 구글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을까?
#빅데이터는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해 필요한 부수적인 도구
매거진 ‘디아이투데이’와 모바일 리서치 전문업체 ‘오픈서베이’가 마케팅 담당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자료에 따르면, 빅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과반수의 마케터가 마케팅 업무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35%가 ‘정교한 타겟팅’이 가능함을 장점으로 뽑았다. 이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뒤를 이었다.
마케터는 빅데이터를 정교한 타겟팅으로 마케팅에 도움을 주는 정보 정도로 인식해 온 것이다.
‘빅데이터 마케팅’을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빅데이터에 의존해 고객의 구매 정보를 분석,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콕 찍어 마케팅하는 이른바 추천 마케팅이다. ‘마이크로 마케팅(Micro Marketing)’이라고도 한다.”라고 정의한다. 고객의 구매 정보 외에도 온라인 검색이력, SNS 활동이력, 위치 정보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고객의 관심사, 성향, 패턴 등을 확인할 수 있어 마이크로 타겟팅이 가능하다. 즉, 마케팅에서의 빅데이터는 타겟팅, 커스텀마이징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예측 마케팅’, ‘핀셋 마케팅’, ‘마이크로 마케팅’ 등이 빅데이터 마케팅의 주류로서 언급되어 온 것이다.
예를 들어 카드사가 고객의 카드 사용내역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고객의 나이, 성별, 거주지 등 고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마이크로 마케팅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즐겨 방문하는 온라인 커머스 사이트를 열면 그간 내가 검색한 물건, 물건의 가격 등의 정보가 화면 옆에 뜨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고객이 검색한 흔적을 커머스가 자동 저장하여 분류해 놓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영국의 테스코(Tesco)는 클럽카드를 이용하여 고객의 구매 식품 리스트를 분석하여 고객의 성향을 추적하였다. 이를 통해 구매자들의 성향, 생활 습관, 쇼핑의 성향 등을 파악해 고객을 세분화하여 맞춤 마케팅을 진행하였는데,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매우 큰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은 대표적인 빅데이터의 성공사례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 눈에 보여야 한다, 빅데이터로 눈에 보이는 마케팅 실체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소비자 관점에서 이러한 빅데이터의 마케팅적 활용은 ‘간접 경험’이다. 나에게 타겟팅되어 메시지가 전달되고 나에게 맞춤화된 혜택을 제공하지만, 결과물로서 나에게 전달되는 것이지 타겟팅되는 과정이 나에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는 브랜드가 빅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 브랜드가 가진 IT역량을 체감하기는 어렵다.
디지털 시대에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량은 4차 산업에 맞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이 잘 되고 있는 모습일 것이다. 그렇다면 잘 보이지 않았던 IT역량을 잘 보이게, 빅데이터를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줄 도구(마케팅 소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는 눈에 보이는 것을 더 믿는다. 정교한 타겟팅의 용도 외에 빅데이터를 가지고 눈에 보이는 ‘마케팅 실체’를 만들어야 한다. ‘마케팅 실체’란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며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콘텐트나 캠페인, 프로모션 등의 형태일 것이다. 마치 구글이 자신들의 검색 빅데이터의 ‘질(Quality)’을 ‘플루 트렌드’라는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어필했던 것처럼 말이다.
정교한 타겟팅의 용도 외에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콘텐트나 캠페인의 메인 소재로 활용한 사례들은 꽤 많다. 이미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를 인사이트있게 해석하여 소비자가 가치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마케팅 실체’를 만든 기존 사례들을 소개한다. 빅데이터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브랜드에 대한 호감, 충성도를 높인 사례들이다.
메신저 QQ – HOPE NEVER DIES (빅데이터로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주다)
중국에서 어린이 실종사건은 매일 끊임없이 발생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종 아동 중 단기간에 발견되는 아동은 극히 소수다. 이른 시일 내에 아이를 찾지 못한 가족들은 아이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당시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기 때문에 아이를 찾을 확률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 텐센트의 메신저 QQ는 자신들이 보유한 10,000,000명의 얼굴사진 샘플 분석을 통해 어릴 때의 얼굴을 추적하여 성인이 된 모습으로 변환시켜주는, 연령 변화에 따른 추적 안면인식 앱 ‘QQ알러트(QQ ALERT)’를 개발했다. 잃어버린 아이의 어릴 적 사진을 토대로 5년 뒤, 10년 뒤의 얼굴을 추적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QQ알러트’를 통해 총 286건 중 176명이 성공적으로 가족의 품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텐센트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얼굴사진 샘플)를 인사이트있게 해석하여 중국의 주요 문제 중 하나였던 실종 어린이 문제를 멋지게 해결해주는 실체(QQ알러트)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중국 IT 업계를 대표하는 자신들의 전문성을 뽐낼 수 있었다. 참고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텐센트는 ‘칸 라이언즈 2017’에서 골드를 수상했다.
올란드 은행 – 올란드 지수(Aland Index) (빅데이터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다)
누구나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막연하게 한다. 그러나 정작 내가 얼마만큼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지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핀란드의 올란드 은행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얼마만큼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지 알려주기 위한 캠페인을 기획했다.
‘올란드 지수’라는 이름의 캠페인으로 옥수수 추출 친환경 소재의 카드를 제작, 배포하고 소비자의 모든 카드사용 내역을 분석하여 자신의 소비가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CO2(이산화탄소) 수치로 알려주었다. 그리고 CO2 배출량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였다. 이 캠페인을 통해 올란드 은행은 약 €380,000의 환경 보호 자금을 유치했고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308%나 상승하였다.
올란드 은행은 빅데이터(카드사용 내역)를 환경보호의 관점으로 해석하여 소비자에게 환경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는 실체(Co2 수치를 알려주는 사이트)로 브랜드 인지도를 308%나 상승시켰다. 이 캠페인도 2017년 칸 라이언즈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호주 스니커즈 – 헝거리듬(HUNGERITHM) (빅데이터로 사람들의 심리를 발견해 활용하다)
누구나 배고플 때 화가 나서 불평, 불만을 쏟아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배고플 때 넌 네가 아니야”라는 광고문구로 유명한 스니커즈는 저녁시간 ‘후’보다 ‘전’에 트위터의 분위기가 퉁명스럽고 무뚝뚝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출출하고 배가 고프니 트위터에 글을 올릴 때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부정적인 것이다.
그래서 호주 스니커즈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공동으로 흥미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 ‘헝거리듬(Hungerithm)’이란 이름의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트위터 메시지를 분석해 사람들의 ‘불쾌지수’에 따라 스니커즈 가격을 할인해주는 알고리즘이다. SNS상에서 사람들의 코멘트를 분석하고 데이터화하여 불평이나 불만, 안 좋은 기분을 나타내는 코멘트들의 양이 많아질수록 할인이 커지는 것인데 배고파서 화가 날 때, 스니커즈로 행복함을 느끼라는 일종의 유인전략이다. ‘헝거리듬’은 10분마다 트위터 메시지를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사이트에 가격을 올렸고 가격에 따라 구매를 유도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5주간의 캠페인 기간 동안 3천만 건 이상의 미디어 노출과 트위터에서 브랜드 멘션이 120% 증가하고 웹사이트 방문객 수도 400% 이상 증가하는 등 상당한 브랜딩 효과를 누렸다.
호주 스니커즈는 빅데이터(트위터 메시지)로 사람들의 심리를 발견하여 불쾌지수에 따라 가격을 할인해주는 알고리즘 실체(헝거리듬 사이트)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사람인 – 사람인 매칭 연구소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음을 실체로 보여주다)
브랜드가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좋은 일을 했더라도 소비자의 눈에 보이게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래서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눈으로 볼 수 있게 시각화를 통해 부지런히 알려야 한다.
사람인은 2014년부터 구인구직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주목해왔다. 그래서 업계 최초로 ‘사람인 매칭 연구소’를 설립,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적절한 구인구직 매칭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사람인 매칭 연구소’를 단순히 내부 부서 정도로 활용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PR의 소재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사람인은 지속해서 ‘매칭 연구소’의 존재를 소비자에게 알렸고 최근에는 배우 박소담을 광고모델로 사람인의 빅데이터 역량을 소개하는 ‘인공지능 취업플랫폼’이라는 소재의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사람인은 소비자가 눈에 보여야 믿는다는 기본적인 심리를 잘 이해하고 있어 보인다. 자신들의 빅데이터 역량을 ‘매칭 연구소’라는 실체로 잘 브랜딩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왓챠 – 빅데이터 큐레이션 (정교한 타겟팅을 소비자가 체감하게 만들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교한 타겟팅’도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실체로 보여준다면,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 마케팅 화두 중 하나가 ‘초정밀 타겟팅’이다. 고객의 개성이 더 세분화되면서, 타겟팅이 쪼개지고 쪼개지다 보면 결국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일대일 개인 마케팅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개개인 삶의 맥락과 일치하는 마케팅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빅데이터다. 아마존에서 책을 구매해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아마존에 들어가서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몇 번 정도 구경하고 나면 어떻게 알았는지 기가 막히게 정확도가 높은 연관 책들을 나에게 제안한다. 여기서 나의 구매 행동에 맞춘 책 추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빅데이터다. 그리고 이러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타겟팅을 눈에 보이는 마케팅 실체로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타겟팅의 실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영화 카테고리를 76,897가지로 분류해 놓았다고 자랑한다. ‘악마 같은 아이가 나오는 컬트 공포영화’, ‘유럽배경의 60년대 영국 공상과학/판타지물’, ‘비평가들에게 호평받은 감동적 패배자 영화’ 등 76,897가지의 카테고리로 자신들의 빅데이터 능력을 뽐내고 있다. 넷플릭스에 들어가면 내 성향에 따라 영화를 추천해주는 수많은 카테고리가 내 호기심을 자극한다. 국내에서는 왓챠가 빅데이터 활용을 잘한다. 만약 하정우 주연의 영화 ‘더테러라이브’를 봤다면, 바로 “하정우 주연의 다른 영화”를 추천해주고 “재미있게 본 ‘더테러라이브’와 비슷한 작품”을 추천해준다. 타겟팅의 실체가 플랫폼에 잘 녹아든 덕분에 경쟁이 심한 OTT 내에서도 왓챠는 가장 주목받는 플랫폼 중 하나다.
#수집한 걸 해석하고 시각화하여 홍보하라
앞서 소개한 사례들을 정리해보면, 마케팅 실체를 만드는 방법은 4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수집] -> [해석] -> [시각화] -> [홍보]의 4단계다. 우선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를 수집 및 파악부터 해야 하며, 그 빅데이터를 인문사회적으로 해석하여 소비자가 궁금하고 공감할 수 있는 아젠다를 뽑아내야 한다. 그 이후에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체로 시각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그 실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홍보 활동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브랜드는 새로운 마케팅 벨류를 생성하게 될 것이며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전체 과정에서 마케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건 아래 4가지다.
1.빅데이터에 대한 인문사회적 해석 (소비자는 감기에 걸리면 감기 관련 키워드로 검색한다)
2.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흥미로운 아젠다 (질병통제예방센터보다 더 빠른 감기 예방)
3.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체 만들기 (플루 트렌드 사이트)
4. 실체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진행 (각종 PR 활동)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고민하는 일을 해왔고, 시각화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마케터는 빅데이터의 마케팅 실체를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다. 소개했던 사례 중, 검색 데이터로 감기를 예상한 것이나 배고플 때 기분이 나빠짐을 트위터 메시지 데이터로 예상한 것처럼 빅데이터를 인문사회적 지식을 바탕으로 해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데이터에 숨어 있는 깊은 뜻을 제대로 읽고 해석하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바야흐로 마케터에게 이성적 두뇌와 감성적 가슴을 지닌 ‘데이터 과학자’로서 소양이 요구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빅데이터만큼 마케팅 실체를 만들기에 매력적인 소재도 없다
빅데이터로 마케팅 실체를 만든다면 마케팅적으로 활용 가능성(활용법)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은 소개했던 사례들을 통해 쉽게 체감했을 것이다. USP를 고민해서 영상 광고를 하는 것 보다, 빅데이터를 통한 팩트에서 출발하여 매력적인 실체를 만드는 것이 더 비용적으로도 합리적이지 않을까?
빅데이터는 뭔가 거대하고 어렵고 많은 예산이 들어서 대기업이 아니면 활용하기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정 짓기 쉽다. 하지만 구글의 검색 데이터나 닐슨이 가진 소비자 조사 데이터같이 무조건 규모가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데이터 규모가 작아도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고 유의미한 전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진정한 빅데이터 아이디어다. 호주 스니커즈의 헝거리듬은 스타트업 브랜드라도 충분히 진행 가능한 캠페인이다.
이제 마케터라면, 브랜드가 가진 빅데이터를 어떻게 더 멋지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브랜드마다 가진 빅데이터가 다르고, 소비자가 흥미로워할 아젠다도 다양하기 때문에 어떠한 멋진 마케팅 실체가 나올지 예측이 어려워서 더 기대된다. 기존에 빅데이터를 정교한 타겟팅에 국한되어 활용했다면, 마케팅 전략 수립을 돕는 부수적 도구로만 생각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우리 브랜드가 가진 빅데이터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떻게 마케팅 실체를 만들어 소비자와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하길 바란다.
어둠에 묻혀있는 빅데이터가 언제 어디서 빛과 같은 마케팅 소재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출처 : http://hub.zum.com/platum/26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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