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상황에서 인공지능과 드론을 이용해 인명을 신속히 구조하라.”
2011년 일본 후쿠시마원전 방사능 누출, 2019년 파리 노트르담대성당 화재와 같은 복합재난 상황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의 문제 해결 능력을 겨루는 대회가 열렸다. 지난 12일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19 인공지능 연구개발 그랜드챌린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주관)에는 121개팀 617명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인공지능과 제어부문 4개 트랙에서 입상팀에겐 상금과 함께 연구개발 자금이 최대 6억원 지원된다.
자율주행차, 재난로봇 개발을 과제로 연구개발 경쟁을 진행하고 우수팀에 자금을 지원해온 미국의 ‘다르파(방위고등연구계획국) 챌린지’와 유사한 방식이다. 이날 출제된 트랙별 문제와 결과는 현재 한국 인공지능 기술 개발의 현주소를 알려준다.
1트랙 ‘상황인지’는 드론이 촬영한 동영상 내용의 파악능력을 묻는 문제다. 지하철역·도로·골목 등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인공지능이 분석해 사람과 사물을 식별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동영상에 동일 인물이 여러 차례 등장하더라도 이를 동일인으로 감지하는 능력이 관건이다. 재난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소화기·소화전, 대피에 필요한 차량·버스·오토바이 등을 얼마나 잘 식별했는지도 측정했다.
2트랙 ‘문자인지’는 드론이 촬영한 대규모 이미지에서 한글·숫자 등 다양한 형태의 문자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지도와 사전지식 없이 드론이 투입된 경우 영상에서 표지판이나 간판에 나타난 문자를 통해 현장의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외국의 인공지능 대회에서도 비슷한 문자인지 과제가 많지만 한글 데이터는 없다. 한글이 포함된 문자를 식별하는 데이터가 구비되면 비상상황에서 유용성이 크다.
3트랙 ‘청각인지’는 재난 현장에서 스테레오 채널로 제시되는 음성의 방향과 발원지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실외 공간에 20도 각도로 스피커를 9대 배치한 뒤 각각의 스피커에서 “살려주세요” “여기예요”라는 구조요청 목소리를 내보내고, 드론이 이 음성을 녹음한 뒤 참가자에게 들려준 뒤 방향과 발원 스피커를 파악하게 하는 테스트다.
4트랙 ‘제어지능’은 드론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다양한 장애물이 있는 테스트 공간에서 자율비행으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겨루는 문제다. 자동 이륙, 창문 통과, 폴 구간, 파이프 통과, 숲 구간, 그물 구간, 강풍 구간, 자동 착륙 총 8단계로 구성된 미션을 자율비행으로 통과해야 하는 미션이다.
1트랙 라온버드, 2트랙 이스트소프트, 3트랙 한국건설기술연구원, 4트랙 카이스트 팀USRG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4개 트랙에서 가장 높은 성취가 나온 영역은 2트랙 ‘문자인지’였고, 4트랙 ‘제어지능’은 성적이 가장 낮아 드론 자율비행 완주팀은 한 곳도 없었다. 많은 팀이 창문 통과에 실패했고 대부분 폴 구간에서 추락했다. 1위팀도 파이프 구간까지만 통과했다. 인터넷 연결을 허용하지 않아 드론은 탑재 컴퓨터의 인공지능만으로 상황을 헤쳐나가야 했는데, 컴퓨터 시각인지를 처리하려면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지만 큰 덩치는 비행에 불리한 모순적 상황이다.
챌린지를 총괄한 과기부의 김형철 프로그램매니저는 “2022년까지 4년 동안 지속되는 인공지능 그랜드챌린지는 기본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통해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내년 이후 문제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를 진행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이세연 수석은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일부러 충분히 제공하지 않고 추론하게 해 정답률이 낮았지만, 참가팀들은 빠르게 기술을 습득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4트랙 드론 자율비행 과제 경쟁이 끝난 뒤 상황을 학습시키자 1위팀의 경우 3번만에 완주에 성공하는 등 빠른 학습능력을 과시했다. 참가팀들은 문제가 어려웠지만, 실제 상황에서 문제 해결능력을 학습하고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테스트 환경과 대회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science/future/901797.html#csidx50c56384a0f3dcb96aefc0d74481b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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