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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로봇 이용한 우주선 재급유 가능할까?

지난 17일 미항공우주국(NASA)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진행한 ‘로봇을 이용한 재급유 미션(Robotic Refueling Mission 3, RRM3)’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RRM3은 앞서 두 차례의 우주 재급유 미션에 이은 세 번째 실험으로 극저온 상태의 연료를 이동 주입하고,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우주 재급유 기술이란?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은 지상에서 발사할 때 탑재한 연료를 모두 소진하면 더 이상 활동하기 어렵다. 만약 우주에서 재급유가 가능하다면 위성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장기간 우주 탐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주에서 사용 중인 대부분 추진제는 액체 연료 방식이다. 액체는 진공에서 쉽게 기화하므로 가압 밀폐 용기에 저장해야 한다. 또한, 연료의 끓는점과 어는점 사이로 온도를 맞춰야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우주 공간에서 액체 연료를 보관하기도 어렵고, 재급유하는 것은 매우 고난도 기술에 속한다.


지금까지는 끓는점이 물과 비슷한 일부 추진제에 한하여 제한적인 우주 재급유가 가능했다. 대표적으로 하이드라진 계열의 연료와 산화제로 쓰이는 사산화질소(N₂O₄)가 있다. 그러나 유독성 물질인 경우가 많아서 사람이 탑승한 우주선이나 우주정거장 재급유에는 위험이 따른다. 인공위성 등의 무인 재급유 기술은 아직 실용화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액화메탄과 액체수소가 미래의 유망한 로켓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달, 화성 및 소행성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면 현지에서 채취한 물과 메탄을 활용하여 연료를 생산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액화메탄이나 액체수소는 극저온 연료라서 취급이 매우 까다롭고, 산화제로 쓰이는 액체산소 역시 극저온 저장해야 한다. 이러한 극저온 추진제를 우주에서 재급유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로봇팔을 이용한 극저온 연료 주입 시연에 성공


RRM3 실험 모듈은 작년 12월 발사된 스페이스X 드래곤 우주선(CRS-16)에 의해 ISS로 운반되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냉동 장치 고장으로 저장 탱크에 보관 중이던 42ℓ의 액화메탄이 기화하면서 모두 배출해야 했다. 이후 실제 연료 이송은 제외하고, 실험 모듈의 노즐에 커넥터를 결합하여 연료를 주입하는 과정만 시연하게 됐다.


시연에서는 ISS 외부에 설치된 로봇팔을 이용해서 작은 노즐과 커넥터를 정확하게 결합했다. 흔히 ISS의 로봇팔을 연상하면 거대한 ‘캐나담2(Canadarm2)’가 먼저 떠오르지만, RRM 실험은 ‘덱스터(Dextre)’가 사용된다. 두 로봇팔은 모두 캐나다 우주국(CSA)이 개발한 것으로 덱스터가 더 정밀한 동작이 가능하다.


2013년 실시된 RRM1은 에탄올을, 2015년 RRM2에서는 사산화질소를 주입하는 테스트를 거쳤다. 두 물질은 물과 비슷한 특성이 있어서 일반적인 유체 이송 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액화메탄의 끓는점은 -162℃, 어는점이 -183℃이라서 저장 탱크와 이송관을 극저온으로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난점이 있다.


지상의 기존 극저온 저장 탱크는 의도적으로 내용물을 대기에 방출하여 예열 중 탱크 압력을 조절하는 수동 냉각 방식이다. 우주 공간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어서 능동 냉각 기술이 필요하다. RRM3은 냉각기와 다층 단열재를 사용하여 온도 균형을 맞추고, 연료를 증발 없이 저장해서 유체 손실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시스템을 최초로 실험했다. 액화메탄의 배출 이전에 약 4개월간 극저온 저장에 성공했고, 이후 진행된 재주입 시연에서는 이송 과정에서 연료의 증발 없이 주입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NASA는 RRM3을 통해서 우주에서의 극저온 연료 저장 및 재급유 기술에 관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 기술은 액화메탄과 비슷한 특성의 액체산소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액체수소의 경우에는 끓는점이 -252.87℃에 불과해서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완벽한 성공은 아니지만 큰 의의 지녀


RRM 실험 모듈은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위성 서비스 사업부(Satellite Servicing Projects Division, SSPD)’가 개발해왔다. SSPD는 허블 우주망원경의 관리 서비스를 수행했던 부서다.


애초 RRM3은 극저온 연료를 이송하고, 3개월 이상 증발 없이 저장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려는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액화메탄이 방출되기 전까지 약 4개월간 탱크 내부에 안정적으로 저장해서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지만, 재주입 이후에도 계속 극저온 저장이 가능한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앞으로 우주 재급유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스페이스X의 ‘스타십(Starship)’ 계획은 NASA의 기술을 활용해서 우주선 도킹을 통한 극저온 연료의 재급유를 상정하고 추진 중이다.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195279&cat=36&post_type=news&paged=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