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 Insight/IT News

IoT 마케팅

물인터넷(IoT)이 점차 활성화되면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이 등장하고 있다. IoT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로 고객 행동 및 패턴을 파악해 고객별 맞춤화된 가격, 쇼핑경험,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 마케팅은 새로운 형태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02년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를 보면, 미래의 쇼핑 시나리오를 볼 수 있다. 주인공인 톰크루즈가 매장에 들어섰을 때, 3D 홀로그램이 톰 크루즈를 반갑게 맞이하며, 그에게 맞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추천해 준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광고판이 톰 크루즈의 동공을 인식하고 CCTV를 통해 주변 정보를 분석, 그가 관심을 가질법한 향수, 자동차 광고를 보여준다. 

'마이너리티리포트'의 한 장면(사진=마이너리티리포트 캡처)

▲ '마이너리티리포트'의 한 장면(사진=마이너리티리포트 캡처)


IoT로 인해 이 같은 영화의 장면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IoT는 마케팅에 적극 활용되는 모습이다.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던 IoT와 마케팅이 만나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마케팅 분야에 IoT를 활용한 대표적 사례는 애플의 아이비콘이다. 아이비콘의 컨셉은 간단하다. 비콘이라는 송신기를 매장이나 식당에 설치하고 난 뒤 아이폰(아이패드) 유저가 매장 내 50m 반경안에 들어오면 아이폰 소유자에게 매장 정보와 가격, 광고 등을 전달한다. 매장에 방문한 고객은 할인쿠폰 등 혜택을 받고 아이폰 상의 지문 인식만으로 결재가 가능하다. 또 고객의 구매 패턴, 직업, 연락처 등은 따로 저장돼 비콘은 이를 다시금 빅데이터화해 소비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광고에 집행해 마케팅으로 활용하게 된다. 

아이비콘 개념도(그림=애플)

▲ 아이비콘 개념도(그림=애플)


분당서울대병원과 베어크리크 골프클럽 등이 이미 아이비콘을 설치해 고객에게 자동 안내서비스와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라 칼브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경영학 교수는 “앞으로 사물 인터넷이 마케팅 활동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IoT를 통해 마케터들이 고객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좀 더 효과적으로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며 “IoT는 단순 가격정책 뿐 아니라 유통관리, 상품기획, 커뮤니케이션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이 IoT에 주목하는 이유는

마케팅은 초기 매스 마케팅에서 세그먼트 마케팅을 거쳐 퍼스널 마케팅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 IoT는 개별 고객에 대한 정보 확보와 맞춤화된 제안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즉, IoT를 통해 고객들을 좀 더 세분화하고 고객 특성에 맞는 가치를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을 위한 마케팅이 지향되면서 고객들은 자신의 니즈에 최적화된 제품과 경험을 얻게 되고, 기업은 매력적인 제안 덕에 더 많은 고객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기존 보험사의 CRM 마케팅에서는 고객의 연령, 차량 등 기본 정보만으로 사고 확률을 예측했다. 동일한 연령, 차량을 가진 고객들의 과거 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고 위험을 예측했다. 이런 경우는 개인이 아무리 안전한 운전 습관을 가지고 있더라도 사고율이 높은 그룹에 속하게 되면 높은 보험료를 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IoT가 적용되면 고객의 운전습관(급제동, 장거리 운전 여부)과 운전 정보(새벽 운전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고객의 사고 확률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실제 전세계 80개 이상의 보험사가 운전자성향(UBI, Usage based Insurance) 자동차 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UBI는 집적된 데이터로부터 피보험자의 운전거리, 운전형태 등을 활용해 위험을 차별화하는 보험상품이다. 실제 미국의 프로그레시브 보험사는 UBI를 본격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스냅샷(Snapshot)이라는 소형 기기를 이용해 피보험자의 운전 습관을 측정/전송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최대 30%까지 할인해준다. 

또 UBI는 자동차 보험 외 영역으로도 확산 중이다. 자동차 보험사가 IoT을 이용해 가입자의 운전 습관을 파악한 것처럼 건강보험사는 가입자의 운동량을 측정하고 있다. 미국 건강보험사 휴마나(Humana), 시그나(Cigna)는 핏빗(Fitbit)과 같은 운동량 측정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가입자가 기기를 착용하고 운동 목표량을 달성할 경우 보상을 주는 방식이다. 건강보험사는 가입자에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도해 보험금 지급 규모를 줄일 수 있고, 가입자는 보험료 감면 등의 보상을 받는 이점이 있다.

보험뿐 아니라 제조, 공공, 유통 등에서도 IoT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식료품 쇼핑몰인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와 연동되는 쇼핑 디바이스 대쉬(Dash)를 선보였다. 대쉬는 음성인식 기능과 바코드 리더기를 결합한 스틱 형태의 제품으로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하거나 음성으로 원하는 상품을 말하면 쇼핑카트에 자동으로 상품을 추가시킨다. 식료품은 특성상 대부분 반복적으로 구매가 이뤄지고 많은 사람들이 쇼핑목록을 만들어 마트에서 구매해 왔기 때문에 대쉬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쇼핑 경험에 맞춰 간편하게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다. 

IoT 마케팅, 확연한 가치 제공이 확산 주도

IoT를 활용한 마케팅이 변화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는 있지만,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이는 과거부터 QR코드, 증강현실 등 새로운 기술이 마케팅에 접목되면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IoT 마케팅을 통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가 높아야 빠른 확산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야 기업의 IoT 마케팅에 대한 투자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또 IoT 적용으로 인해 고객과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크지 않아야 한다. 단순히 비용이 아니라 소요시간, 노력, 심리적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이는 곧 사생활 침해와도 연결될 수 있다. 

최경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고객이 해당 마케팅으로 인해 별도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불편을 겪어야 한다면 IoT를 활용한 마케팅도 성공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며 “기업 역시 IoT를 활용하는데 도입되는 비용이 커진다면 RFID의 확산이 느렸던 것과 같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