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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심슨가족’ 장수 비결은? 콘텐츠와 플랫폼”

TV는 기본, 유튜브나 영화관, 모바일게임, 3D 홈까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 26년째 장수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이다. ‘심슨가족’이 이렇게 TV를 넘어 다양한 플랫폼에서 더 넓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을 살짝 들어보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국제 콘텐츠 컨퍼런스 2014’에 랄프 소사 스타즈미디어 감독이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기획’을 주제로 발표했다. 랄프 소사 감독은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을 26년 동안 총괄한 인물이다.



△ 랄프 소사 감독

랄프 소사 감독은 “대부분 방송사들이 세분화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걸 힘들어한다”라며 “애초 ‘심슨가족’을 만들 때부터 타게팅을 범세계적으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가 무엇보다 대중에게 연계감을 줘야 한다”라며 “그래서 ‘심슨가족’에는 전형적인 등장인물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워즈’나 ‘헝거게임’, ‘매트릭스’,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등 성공적인 트랜스미디어 사례들 모두 전형적인 등장인물이 나와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심슨에는 아버지 호머, 어머니 마지, 경찰관, 술집 사장, 술에 취한 사람들 등 우리가 흔히 알 수 있는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래야 대중이 보면서 공감대를 느끼거든요. 너무 동떨어진 사람들에게 대중은 공감하지 못합니다.”

전형적인 인물만 나온다고 되는 건 아니다. 랄프 소사는 “만들려는 콘텐츠에 시사적인 게 있어야 한다”라며 “시의적절하게 현대 문화를 비판해야 한다”말했다. ‘심슨가족’이 미국 선거와 같은 정치사안, 구글안경 같은 IT 트렌드나 국제사회 이슈 등을 TV 시리즈의 소재로 넣는 이유이다. 그는 시사적인 부분이 있어야 브랜드가 세워지고 시너지 효과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스펙 앤 더 시티(Specs and the City)’ 에피소드에서 구글안경은 ‘우글 고글(Oogle Goggles)’이란 이름으로 패러디됩니다.

‘심슨가족’은 방송국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을 초창기부터 했다. ‘심슨가족’은 미국 방송국 폭스의 대표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랄프 소사 감독은 “트랜스미디어란 말이 생기기도 전에 심슨 브랜드를 만들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심슨을 보여주고 있었다”라며 “기술과 상관없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보여줘서 성공하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국을 넘어서려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슨은 유튜브나 훌루에도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케이블 FXX와 신디케이션 계약을 체결해 케이블로도 방송을 내보낸다. 영화 ‘심슨 더 무비’도 나와 스크린에 걸렸다. 보는 경험에만 그치진 않는다. 최근에는 3D 홈 경험을 주기 시작했다. 시청자가 직접 ‘심슨가족’에 나오는 소파에 앉아서 ‘심슨가족’과 같은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해주는 식이다. 보드게임도 많이 나왔고 모바일게임도 개발됐다.



△ 호머 심슨 트위터 계정

TV 플랫폼을 넘어서기 위해 기술 활용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게 소사 감독 생각이다. 그는 “기술을 활용하는 데 뒤처지면 안 된다”라며 “’심슨가족’은 초기부터 많은 최첨단 기술을 활용했다”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심슨의 핵심 관객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어떤 플랫폼을 활용할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만 늘리진 않는다. 소사 감독은 “이렇게 플랫폼을 늘려가며 작가 20명을 고용해 심슨 콘텐츠는 또 계속 만든다”라고 말했다.

심슨 가족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스토리텔링을 한다. 소사 감독은 “빅데이터를 통해 학교 문제나 원자력 발전소 등 어떤 걸 보고 싶어하는지 인구통계를 미리 내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다”라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보고 있지만 누가 어떤 플랫폼을 보는지 다 알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의 습관이나 정보를 분석해 심슨 가족의 다음 에피소드에서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 미리 알고 그에 맞춰 이야기를 짜는 셈이다.

랄프 소사는 시청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시청자는 현실 도피를 원했다. 랄프 소사 감독은 “이제 시청자들은 TV나 영화를 볼 때 주제나 큰 줄기가 중요하지 않다”라며 “시청자가 기억하는 건 개그나 사고, 분쟁 장면 등 한 순간의 감정”이라며 “그런 것들이 바이럴되고(입소문이 나고) 소셜미디어에 올라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