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10월9일 일본 도쿄에서 ‘라인 콘퍼런스 도쿄 2014’를 열고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라인은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가운데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LINE Pay)’가 눈에 띈다. 라인페이는 라인 O2O 서비스에 피가 돌게 하는 혈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인페이는 PC와 스마트폰에서 라인 응용프로그램(앱)을 통해 간편하게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라인 관련 서비스뿐 아니라 제휴 웹서비스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다음카카오가 지난 9월5일 내놓은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의 라인 버전 같다.
기능도 판박이다. 라인 친구 여러명이 물건값을 나눠 내는 ‘더치페이’ 기능과 상대 은행계좌를 몰라도 라인페이 계좌로 돈을 보내는 ‘송금’ 기능, 라인페이 계좌로 받은 돈을 제휴 은행 계좌로 인출할 수 있는 ‘출금’ 기능 등 모바일 메신저의 특성을 살린 점이 돋보인다. 카카오페이도 지원한다고 발표한 기능이다.
일본에서는 편의점이나 제휴 은행 계좌에서 라인페이 계정을 충전하는 ‘입금’ 기능도 쓸 수 있다. 다음카카오는 국내 은행과 제휴해 만든 ‘뱅크월렛카카오’를 통해 입·출금 기능을 제공한다.
돈이 오가는 서비스인만큼 라인은 보안에도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라인페이를 사용하려면 라인 비밀번호가 아니라 라인페이에만 쓰는 2차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아이폰에서는 ‘애플페이’처럼 지문인식 기능을 활용해 암호를 입력하게 할 예정이다. 컴퓨터에서 결제할 때는 스마트폰으로 한번 더 인증을 거쳐야 한다.
라인페이는 올 겨울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 결제 기능을 먼저 내놓은 뒤 오프라인 매장에도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라인은 같은날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대거 발표했다. 배달의민족과 공동 출자해 만든 라인브로스(LINE Bros)는 ‘라인 와우’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일본 택시회사 니혼코스와 제휴를 맺어 라인판 우버 ‘라인 택시’ 서비스도 선보인다. 결제 기능이 붙어 자연스럽게 이용료를 지불할 수 있어야 하는 서비스다. 라인페이는 이런 서비스에 간편결제 기능을 제공한다. 라인 O2O 서비스의 혈관인 셈이다.
이미 서비스 중인 ‘라인게임’과 올해 안에 에이벡스, 소니뮤직 등과 손잡고 내놓을 구독형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라인뮤직’도 라인페이를 채택할 수 있다.
한국에서 언제 라인페이를 만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남지웅 네이버 홍보실 과장은 “한국에서 서비스 여부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며 “글로벌 전략을 발표한 수준이라 아직 한국에서 라인페이를 어떻게 할 건지는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조광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UX랩 교수는 라인과 다음카카오가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를 꾸리는 이유가 O2O 플랫폼으로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현금 흐름을 직접 통제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O2O 서비스는 기존 오프라인 플랫폼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이 거의 안 들어요. 라인택시도 기존 택시회사에 고객을 연결해주는 것뿐이잖아요. 기존 리소스를 연결해주는 일이니까 한계비용이 ’0′에 가깝죠. 반면 간편결제처럼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면 서비스 제공자가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폭이 넓어져요. 또 직접 결제 모듈을 붙이면 돈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어요. 게다가 O2O 서비스는 선결제, 현금 거래기 때문에 다들 좋아하는 수익모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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