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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구글에 콘텐츠 노출하고, 펀딩도 받고

인터넷은 공짜인가. 겉보기에는 그렇다. 인터넷에서는 수많은 정보를 무료로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 웹툰이나 블로터 기사도 돈 한푼 안 내고 즐길 수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데 적잖은 돈이 들텐데 어떻게 공짜로 정보를 내주는 걸까.

비밀은 광고다. 거칠게 요약하면, 인터넷 기업은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해 사용자를 끌어 모으고 이들을 광고회사에 내다팔아 돈을 번다. 지상파 방송국이 시청자에게 방송 프로그램을 공짜로 보여주고 광고를 팔아 먹고 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명확한 한계를 지닌다. 인터넷에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생산자가 대가를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구글이 에드센스로 번 수익 일부를 웹사이트 주인에게 돌려주기는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 광고비 대부분은 콘텐츠 생산자가 아닌 콘텐츠 유통을 중개하는 인터넷 업체에 돌아간다.

콘텐츠에 사용료를 물리기도 어렵다. 무료 서비스에 익숙한 누리꾼에게 돈을 내라고 요구하면 다른 서비스로 옮겨가기 십상이다. 미국 3대 일간지인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는 모두 인터넷에서 뉴스를 유료로 보여주는 정책을 실시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내 상황은 더 처참하다. <조선일보>, <미디어오늘> 등이 온라인 뉴스에 유료화를 시도했지만 성과는 그리 좋은 편이 못 된다.



구글이 이런 상황을 뒤집기 위한 실험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인터넷에 콘텐츠를 올리는 웹사이트에 누리꾼이 직접 구독료로 소액을 전할 수 있는 ‘기부자(Contributor by Google)’ 프로그램을 11월20일(현지시각) 내놓았다.

큰 틀은 크라우드펀딩과 같다. 기부자가 한 달에 1~3달러를 구글에 기부금을 내면 구글이 파트너십을 맺은 웹사이트에 이 돈을 전한다. 기부자는 기부금을 낸 대가로 기부금을 받은 웹사이트에서 구글 광고를 안 볼 수 있다. 대신 광고 자리에 감사메시지가 나온다. 누리꾼은 자신이 자주 방문하는 웹사이트만 골라서 기부할 수도 있다.

웹사이트 운영자는 구글 광고 계정을 통해 기부금을 받는다. 구글은 기부 플랫폼을 제공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정확한 수수료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부자 프로그램은 미국 웹사이트에만 시범 적용 중이다. <매셔블> 등 몇 곳이 파트너로 참여했다. 구글 대변인은 <기가옴>에 “기부자 프로그램은 웹 퍼블리셔와 콘텐츠 회사가 구독자층에게서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게 도우려는 노력의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올해 초 유튜브에 ‘팬 펀딩’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청자가 콘텐츠 제작자에게 1달러에서 500달러까지 돈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구글 기부자 프로그램이 콘텐츠를 돈주고 보는 문화를 만들 수 있을지는 두고볼 일이다. 비록 구글이라는 플랫폼에 갇혀 있기는 하지만, 콘텐츠 생산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대가를 받을 길을 연 점은 분명 긍정적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