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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구글, 지구는 좁다… 우주로 향한 야망



구글이 60년간 장기 임대하기로 결정한 미항공우주국의 모펫필드. | 미항공우주국 제공

ㆍ구글, NASA 비행 시설물 장기 임대

ㆍ우주항공·로봇 등 연구소로 활용 앞서

ㆍ달 탐사 경연대회 등 우주로 연구영역 확장

인터넷 업체인 구글의 야망은 어디까지일까. 구글글래스, 무인자동차 등의 개발 소식으로 주목받은 구글이 우주개발 연구에도 속도를 내,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항공우주국(NASA)의 비행 시설물을 장기 임대하고 연구소로 꾸밀 계획이다. 구글이 임대하기로 한 시설은 NASA의 모펫 비행장과 격납고인 행거원이다. 구글은 60년간 11억6000만달러(1조3000억원)의 임대료를 지불할 계획이다.

구글은 이 시설의 활용 목적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구글이 모펫 비행장과 행거원을 우주 항공, 로봇, 생명공학 등 신기술 분야 연구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행거원은 천장이 높아 드론이나 로봇 등 규모가 큰 최첨단 프로젝트의 시험장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하는 것이다.

▲ 구글이 추진 중인 우주개발 프로젝트

루나X프라이즈 - 달 표면에 로봇 착륙시켜 달 표면 촬영해 지구로 영상 전송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위치한 구글 본사 1층에는 우주선인 스페이스십1호가 전시돼있다. | 미항공우주국 홈페이지 캡처


우주 엘리베이터 - 지구에서 우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 건설해 우주여행이나 물자 이송통로로 활용

벤처 플래니터리 리소시스 -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가 투자한 업체로, 소행성 탐사 계획 중


구글이 우주 관련 연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글은 달 탐사 경연대회인 ‘루나X프라이즈’를 진행 중이다. 이 대회에서는 내년 말까지 달 표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뒤 500m 이상 이동시키면서 촬영한 영상을 지구로 전송하는 팀이 승리한다. 구글이 지원한 탐사선이 달에 도착하는 데 성공하면 민간 업체로서는 최초의 성과가 된다. 상금이 2000만달러(200억원)에 달한다. 이창진 건국대 교수는 7일 “구글이 탐사선을 싣고 달에 갈 로켓 섭외를 도와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글은 달 탐사가 가능한 탐사선인 ‘로버’ 개발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연구한 바 있다. 우주 엘리베이터는 고도 3만여㎞ 상공에 떠있는 정지궤도위성과 지표면을 케이블로 연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케이블에 로봇을 붙여 엘리베이터처럼 지상에서 우주까지 물건을 운송한다는 구상이다. 인공위성이 지구의 자전 속도와 똑같기 때문에 케이블이 휘거나 기울어지지 않는다. 진행상황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상과 우주를 수시로 오갈 만큼 내구성이 강한 물질과 케이블의 개발이 난관으로 지적되고 있다. 구글 최고경영자인 래리 페이지는 영화 <아바타>를 제작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함께 2012년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굴하기 위한 벤처인 플래니터리 리소시스를 설립했다. 이들은 우주망원경인 ‘아키드(Arkyd)-100’을 우주로 보내 소행성을 탐사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전략기획실장은 “최근 유럽우주국이 행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것처럼 대형 우주프로젝트는 대부분 국가 주도로 이뤄져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미국 정부가 추진해오던 우주개발 영역을 민간 영역으로 이양하는 과정에서 구글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민간 업체가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고 구글도 예외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창진 교수는 “구글은 더 이상 인터넷 기업으로 머물고 있지 않다”며 “황당하긴 하지만 성공하면 큰 이득을 낼 기술개발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는 과학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다. 그것이 구글이 지상에서 벗어나 우주로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이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