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부쩍 럭셔리에 집착하면서 고가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배경에는 애플의 비싼 제품가격이 합당한 가격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9일(현지시간) 애플이 미디어행사를 통해 349달러짜리부터 무려 1만7천달러(1천885만원)에 이르는 고가 애플워치를 출시한 것에 빗대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IT업계 현자들이 본 애플의 럭셔리화
애플은 더 이상 가전제품 회사가 아니다. 업계의 현자들은 애플이 이제는 루이비통과 같은 럭셔리제품 회사가 됐다고 말한다.
애플이 일반 시계보다 비싼 349달러에서 최고 1만달러나 되는 고가제품 가격을 고객들에게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자사 제품이 럭셔리제품이라고 고객들을 설득시키는 길 밖에는 없다. 이것이 애플이 럭셔리 전략을 추구하는 이유다. 사진=애플
다음은 사람들이 애플을 럭셔리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부르는 몇가지 사례다.
예를 들면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워치 프리뷰 스토리에서 “애플은 IT 분야에서의 럭셔리 브랜드다. 이제 애플은 하이엔드 패션으로 건너 가려고 하고 있다. 스마트워치와 함께 보석과 가전제품의 경계를 희미하고 만들고 있다”고 쓰고 있다.
구글 벤처스의 MG시글러 파트너는 “문제는 애플 워치 그 자체가 아니다. 워치가 어떤 것을 의미하느냐 하는 것이다. 새로운 애플은 기능만큼이나 패션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것은 더 이상 스티브 잡스가 말하던 ‘기술과 인문학의 갈림길’이 아니다. 이는 기술과 인문학, 그리고 패션으로 3분화된 조니 아이브의 삼지창이다”라고 말했다.
닐 사이버트 애플 분석가는 “9일 행사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애플을 대규모 시장용 프리미엄 럭셔리브랜드로 다시 포지셔닝 하는 것이다. 애플은 현재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수억 대의 기기를 '판매 가능한 시장'(Adressablemarket)에 팔고 있다.
애플워치의 등장에 따라 애플은 럭셔리와 럭셔리 라벨(가치)에 걸맞은 희소성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들어섰다. 이전과 다른 차원의 새로운 과제에 직면한 셈이다.
■럭셔리브랜드 아닌 애플이 왜?
애플이 이런 하이엔드 제품의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가격을 매기고 수요까지 조절해 서로 맞아 떨어지도록 해야 한다.
애플워치 에디션들의 높은 가격은 보다 럭셔리한 브랜드로 거듭나려는 애플의 의도를 눈치채지 못한 관측통들을 쇼킹하게 만들고 있다.
애플이 그동안 항상 프리미엄가격을 책정해 왔지만 사람들이 애플을 정말로 럭셔리 브랜드로 받아들이는 것을 본다는 것은 매혹적인 일이다.
하지만 사실 이건 사람을 놀리는 짓일 수 있다.
왜냐하면 애플은 사실 럭셔리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애플스토어 매장에 한발짝만 내디뎌 보면 알 수 있다. 애플스토어에는 럭셔리고객 아닌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애플 주식이 가라앉고 있을 때 플라스틱 폰을 만든다는 수많은 믿을 만한 보도들이 나왔다. 사람들은 애플이 결국 싸구려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전율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 플라스틱폰이 300달러이거나 그 이하가 될 것으로 여겼다.
당시 상황을 보면 삼성이 막 떠오르고 있었고 애플의 성장세는 엄청나게 둔화되고 있었다. 시장에선 하이엔드 스마트폰이 포화돼 있는 상태처럼 보였다. 아이폰을 살 만한 사람은 모두 아이폰을 산 것처럼 보였다. 기능상 아이폰에 꽉 잡혀있었지만 보통 아이폰의 절반가격이었던 안드로이드폰은 세계를 장악할 것처럼 보였다.
애플이 플라스틱폰인 아이폰5C(언락폰)를 550달러에 판다고 발표했을 때 전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발표된 제품 가격은 저가 스마트폰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애플은 정확히 올바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애플은 자신들의 전략에 따라 이 제품가격을 높게 매겼다. 만일 애플이 단말기 가격을 낮췄다면 이는 애플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를 죽여 버렸을 것이다.
■애플워치, 럭셔리여 다시한번?
애플은 아이폰6에서도 고가전략을 사용해 기본 아이폰6엔 650달러, 아이폰6플러스엔 750달러를 매겨 승부를 걸었다. 이 2종의 새로운 폰은 일반 안드로이드폰의 2배 가격인데도 대박을 터뜨렸다.
애플의 아이폰판매 성장세는 이들 모델 덕분에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다시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아이폰에 지불하던 평균 가격은 사상 최고로 올라갔다. 안드로이드스마트폰 성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좋아지고 가격이 그 어느 때보다도 내려갔지만 비싼 애플폰은 대박을 터뜨렸다.
애플의 성장세 둔화는 스마트폰 가격의 하락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다만 안드로이드폰이 가장 작은 폰에서도 4.7인치 화면을 제공한 반면 애플은 4인치 제품만을 공급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애플이 화면을 키우자 판매는 급상승했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스프링포워드 행사에서도 이런 전략을 그대로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럭셔리층 대상의 애플워치 골드버전 에디션 가격은 보급형 기본가격이 1만달러(1천100만원)였다.
최초의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인 애플워치의 최저가 제품 가격은 349달러다. 이는 안드로이드기반의 스마트워치 평균 판매가격에 비해서도 150달러나 더 비싸다.
보급형 애플워치 모델은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덜 끄는 제품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업계의 스마트시계 평균가격 200달러보다도 150달러나 비싼 럭셔리전략의 소산이다. 사진=애플
하지만 보급형의 기본적인 애플워치 모델은 가장 관심을 덜 끄는 제품이다. 모든 이의 관심을 끄는 기기는 이 가운데 하이엔드 에디션과 중급 애플워치다.
애플이 사람들에게 IT제품 가격이 1만달러는 된다고 설득시켜 넘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를 럭셔리제품으로 포장하는 길 밖에 없다.
컴퓨터는 디자인 변화에 따라 몇 년마다 가치가 떨어진다. 아이폰4를 이베이에 팔려고 올려놓아 보면 몇 년 전 650달러였던 단말기를 70~100달러밖에 받지 못한다.
반면 롤렉스는 다른 럭셔리 제품들처럼 오랜 동안 제품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애플이 왜 전세계에 자신들이 럭셔리아이템을 팔고 있다고 확신시키려 애쓰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즉, 애플 제품이 럭셔리 브랜드가 아니라면 애플은 자사 고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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