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이겼을 때는 선수들이 잘 해서 이겼고, 졌을 때는 감독이 잘못 해서 졌다". 이는 야구 경기 후에 감독들이 공공연하게 하는 말이다. 그만큼 감독의 전략과 지시가 중요하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LG경제연구원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하향국면으로 접어든 세계경기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3.1%에서 내년에는 2.9%로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국내경제 성장률 역시 내년 2.5%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저성장 위기에는 ‘탑다운(Top-down) 경영’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의 강진구 연구위원은 “9회 말 패배의 위기에 몰려 있는 야구팀을 생각해보라. 작전야구와 자율야구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대부분은 코치의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작전야구를 선택할 것이다”라며 “작전야구에 해당하는 것이 탑다운 경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탑다운은 단적으로 모든 사안을 조직의 최상층부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실행은 위에서 아래로, 중간관리자를 거쳐 현장으로 이어진다. 목표는 물론, 달성 방법에서도 중요한 결정에 현장의 목소리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 결과에 대한 책임도 조직의 최상층부가 진다.
반대로 바텀업은 정반대의 경영 방식이다. 계획 수립과 의사결정의 프로세스가 조직의 아래에서 출발해 위로 올라간다. 직원들이 처음부터 참여했기 때문에, 실행과정에서 동기부여가 되고, 사기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강 연구위원은 “바텀업 경영이 시기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문화와 같은 것이라면, 탑다운은 빠르고 강력한 변화가 필요할 때 선택해야 하는 무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6년 8천억 엔의 적자를 기록하며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던 히타치는 CEO 가와무라 다카시의 진두지휘 아래 알짜 사업의 매각과 같은 과감한 결단, 파격적인 인수합병 등을 통해 일본 대표적인 B2B 기업으로 도약했다.
글로벌 복합 기업 GE 역시 탑다운 경영의 대표 기업으로 통한다. 120년의 역사에서 고비마다 CEO의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로 변화를 성공시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중심에서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잭 웰치도 탑다운만으로 조직을 올바르게 이끌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직원들이 CEO만 쳐다보느라 그들의 엉덩이는 고객을 향하고 있다”며 탑다운이 CEO 눈치만 보게 만드는 탑 오리엔테이션(Top-orientation)으로 변질될 수 있는 위험을 지적했다.
이러한 탑다운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코칭이나 리더십 훈련, 정보 채널 다양화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보다 실제적인 방법은 핵심그룹의 활용이다.
애플사의 창업가인 스티븐 잡스가 핵심그룹을 활용해 탑다운 경영을 효과적으로 실행한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스티븐 잡스는 현재 CEO인 팀 쿡이나 디자인 총괄 조나단 아이브 등으로 구성된 주요 기능 책임자들과 영감을 교류했다. 또 ‘탑100’으로 불린 비공식 핵심 그룹도 활용했다. 탑100은 직급과 상관없이 뽑힌 100명의 천재들로 겨우 1년에 한번, 3일 간의 워크샵으로 모일뿐 이었지만, 회사의 제품 전략 대부분에 그들의 아이디어가 녹아 있었다.
강진구 연구위원은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기에는 과감한 탑다운 경영을 고려해봐야 한다”면서 “리더십은 인기가 아니라 성과라고 했던 피터 드러커의 충고를 새겨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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