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완(흑조)은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 실제 일어나면서 엄청난 충격을 가져오는 것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과거의 경험에 근거한 판단이 반드시 옳지 않으며 미래의 해법을 과거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화웨이 선전 캠퍼스(반톈 기지) 내 드넓은 호수에서 살고 있는 수십 마리의 흑조는 화웨이 그 자신을 상징하고 있었다.
종잣돈 350만원으로 설립된 이 회사가 만 30년이 되기 전, 전 세계 IT업계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방문한 화웨이 본사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구글 캠퍼스와 견줘도 결고 뒤지지 않았다. 화웨이 선전 캠퍼스에는 40여 동의 건물이 거리마다 블록 형태로 들어서 있었다. 용지는 200만㎡에 달하는데, 서울 월드컵경기장 10개를 합친 규모라 한다.
흑조 다음으로 눈에 띄는 건 미국 백악관을 본떠 만들었다는 '테스트센터'다. 이곳에서 미래를 선도할 화웨이의 차세대 기술이 실험대에 오른다. 이곳은 연구개발 조직 내 핵심 인원만 출입할 수 있는 '레드존'이다. 워낙 캠퍼스가 커서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데 세계 여러 나라 음식을 갖춘 식당, 수영장, 교육센터(화웨이 유니버시티), 사원 숙소, 사원 병원까지 캠퍼스에 갖췄다. 안내를 맡은 직원 크리스털 첸 씨는 "화웨이 캠퍼스는 하나의 도시와 같다"면서 "사원 숙소에는 3000여 명의 직원을 수용할 수 있고 교육센터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임직원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흑조와 같은 화웨이의 가능성을 직시할 수 있는 공간은 연구개발센터(F구역) 건물 지하의 전시관과 엔터프라이즈 전시관(G구역)일 것이다. 연구개발센터 내 전시관에서는 통신장비 판매 비즈니스 현황과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컨슈머 비즈니스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 전시관 한 쪽 벽에는 근래에 취득한 특허 300여 건이 빼곡히 걸려 있다. 새삼 화웨이가 누적 4만개에 육박하는 특허를 가진 '기술 기업'이라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화웨이 관계자는 "전체 직원 가운데 45%에 해당하는 7만6000여 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라고 설명했다.
[선전 =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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