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간단한 위조 방지 기술이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제조사가 자사 제품에 수십 원짜리 손톱만 한 얇은 스티커 한 장만 붙이면 사용자가 그 스티커로 위·변조 여부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신기술로, 위조 방지 솔루션 전문기업인 나노브릭(대표 주재현)이 8년여의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M-Tag(엠태그)'가 바로 그것이다.
정사각형(1.5×1.5㎝)의 얇은 스티커이며 각종 상품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M-Tag는 오랜 검증을 거쳐 마침내 올해 들어 중국 주류 징양춘을 생산하는 산둥징즈, 일본 전자부품회사 사에크(SAEC), 미국 월트디즈니의 동남아 라이선스회사, 국내 마스크팩 제조사 제이준·더우주 등 국내외 기업에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온·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화장품, 식품, 술, 의류, 약, 전자제품, 명품류 등 각종 산업에서 전방위적 짝퉁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 위조 방지 목적의 홀로그램·형광 잉크·QR코드·RFID 등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M-Tag가 각광받는 것으로 보인다.
M-Tag는 세계 최초로 자기장에 의해 색이 변하는, 일명 '자기 색가변' 나노 신소재 제조기술을 이용한 위·변조 방지 제품이다.
대개 냉장고에 붙여 놓는 판촉용 고무자석이나 휴대폰 스피커 자석 등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석을 M-Tag에 갖다 대면 즉각 표면에 줄무늬가 나타난다. 흩어져 있는 나노 입자가 벽돌처럼 일렬로 서는 현상이다. 소비자가 육안으로 단번에 제품의 위·변조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단가도 1장당 몇십 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게다가 현존 기술로는 M-Tag 자체를 위·변조할 수 없다. 자기 색가변과 관련한 이론은 이미 30여 년 전에 나왔지만, 이를 원천 신소재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 기업은 나노브릭이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기 때문이다.
2012년 세계 최대 나노제품 전시회인 일본 도쿄나노텍에서 최우수상, 국내 나노코리아 대상을 잇따라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독창성과 산업적 파급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현재 160여 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30여 건의 상표출원을 통해 기술과 제품에 대한 독점권을 보호받고 있다.
나노브릭은 현재 경기도 평택공장에서 약 100가지 공정을 거쳐 철 성분이 포함된 용액(잉크) 형태의 나노 신소재를 다시 필름 형태로 가공해 고객 회사명 또는 상표명을 넣은 M-Tag를 최종 생산하고 있다.
주재현 대표는 "M-Tag를 위조하는 기술을 개발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만큼 당분간 다양한 상품의 위조품을 원천봉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M-Tag의 기술 원리는 카멜레온의 자연 원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주위 환경과 온도 변화, 상태 등에 따라 카멜레온의 몸 색깔이 변화하는 현상은 바로 피부세포 내 나노결정 구조가 변화하는 데 따른 것.
나노브릭은 요즘 M-Tag 신제품까지 출시했다. 온라인 인증 및 위·변조품의 위치 추적까지도 병행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2세대 제품(M-Tag Lite, M-Tag Standard, M-Tag Premium 3종)이다. 이 중 M-Tag Premium은 현재까지 개발된 다양한 위조 방지 기능을 복합적으로 접목해 복제 난이도를 화폐 수준에 근접하도록 높여 각종 인증서 및 고가품, 명품 제조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스미더스 피라(Smithers Pira)에 따르면 위·변조 방지 세계 시장은 연평균 14% 성장해 2020년까지 142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민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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