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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새롭게 뜨고 있는 MOT "기술도 경영도 아는 전문가의 시대가 온다"

고급 실무형 인재인 기술경영전문가는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2010 세빗(CeBit)’ 개막식에서 3D 신기술을 체험하는 기업인들.

  기술은 국가와 기업의 추진체다. 기술혁신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은 자본(資本), 자원(資源) 같은 유형의 자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력이나 디자인과 같은 무형(無形)의 자산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창의적·전략적 기술경영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통해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따라 최근 기술경영(MOT·Management of Technology)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술경영이란 유·무형의 고(高)부가가치 기술을 통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경영전략을 말한다.
  
  미국은 일찍이 기술경영의 중요성을 깨닫고 1986년부터 국립연구위원회(NRC·National Research Council) 주도로 기술경영 활성화 논의를 시작했다. PSM(Professional Science Master·전문이학석사)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2004년 12월 미국의 경쟁력위원회(Council on Competitiveness)는 기술경영 교육 강화를 위해 과학과 경제학을 접목한 ‘21세기형 학위’인 PSM을 전국 주립대학으로 확산시켰다. 현재 PSM은 미국 대학에서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PSM은 과학·수학 분야의 MBA
  
  PSM은 일반대학원과 달리 학위 논문을 위한 연구 대신 기업체 인턴십, 특허법 연구, 기업 프로젝트 추진 등에 초점을 둔다. PSM은 ‘과학·수학 분야의 MBA(경영학석사)’라고 할 수 있다. 일반대학원과 마찬가지로 2년제이지만 졸업논문이 필요 없다. 미국 NYT에 따르면, 1990년 중반 일부 대학에서 도입한 PSM은 2010년 현재 103개 대학으로 확산됐고, 앞으로도 이를 도입하는 대학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대학에서도 PSM이 개설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술+경영’ 능력이 결합된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해 서울대, 포스텍, 성균관대, 한국기술교육대에 기술경영 학위과정을 설치했다. 산업체 재직자를 대상으로 단기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공계 학부생을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 기술사업화 등에 대한 이해를 제고(提高)하기 위해 한 강좌당 1000만원 규모의 강의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원 수준의 고급 실무형 인재양성에는 한계가 있다. 단기과정의 경우도 기술경영 분야에 대한 입문 수준으로 진행됨에 따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술적 이론과 경영 실무를 겸비한 인재 양성이 시급한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재단(現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2007년 실시한 기술경영 전문인력 수요조사에 따르면 2017년까지 약 1만3892명의 기술경영 전문인력이 요구될 것으로 추산된다. 기술지주회사, 연구소기업, 기술사업화 전문회사 등 새로운 유형의 회사가 나타나고 있고 기술금융 규모(2006년 2조8000억원에서 2012년 7조7000억원으로 확대 예상)가 증대되면서 향후 기술경영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다.
  
  기술경영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술경영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경영을 가르칠 교수진이 부족하고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도 개발되지 않고 있다.
  
  기술경영 교육의 문제점을 학문적, 산업적, 국가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학문적 측면에서 볼 때 교육 프로그램의 한계를 들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기술경영 교육은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진다. 연구관리, 기술전략, 마케팅 등을 수요자(학생)에게 주입하는 식이다. 공급자(교수) 중심의 교수법으로는 새로운 개념의 기술·제품 개발이 어렵다. 사회 현상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창의적인 기술경영의 주제를 확립하고 이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구축이 절실한 것이다.
  
  최근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중견기업이 미래의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기술혁신에 거액(巨額)을 투입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신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경쟁력 확보에는 아직 미흡하다. 따라서 신기술 개발을 위한 기술적·상업적·사업적 측면을 활용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기업 프로젝트 기반의 민·관·학 연계 제도가 필요하다.
  
  2000년대 이전에는 생산·공학기술의 발달로 관리 중심의 인재교육이 이루어졌다. 2000년에 접어들면서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신사업의 개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기술의 기획·관리 중심의 경영이 주류를 이뤘다. 이제는 신규 서비스 및 신제품 개발, 신사업 창출을 위해서는 창의적·전략적 기획 능력을 갖춘 인재가 요구되고 있다.
 


  
  고려대·한양대·서강대, 3월부터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강의
  
  이러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주요 대학(고려대·한양대·서강대)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을 개설했다. 2011년 3월부터 강의가 이뤄진다. 정부는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지원 사업을 통해 지식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이끌 실무형 고급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장학금 수여, 해외석학 초빙, 국내외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 산학(産學)프로젝트 실시, 교재·커리큘럼 개발, 인프라 구축 등에 소요될 비용을 각 대학에 지원한다(5년 동안 연간 15억원 지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기존 대학원 과정과 전혀 다른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의 경우, CGO(Chief Growth Officier)와 CTO(Chief Technology Officier) 양성을 교육목표로 설정했다. 기업 실무 능력을 갖춘 한국형 MOT 인력 양성, 신성장동력 창출을 통한 산업 발전 네트워크 구축, 고용확대를 위한 창업 네트워크 중심 프로그램 개발을 사업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그림1] 참조). 고려대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지정 기술경영 표준 교과목을 비롯해 기술전략 및 관리, 신제품 개발, 신수종 창출 관련 교과목을 마련해 놓고 있다.
  
  앞으로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중견 및 벤처기업이 필요로 하는, 사업기획·시장개척을 담당할 수 있는 핵심 브레인을 배출하게 될 것이다.⊙


글 : 이철웅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20110210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