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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일년에 단 한번' 블랙프라이데이가 온다…직구족 두근두근

‘1년 내내 눈독 들인 제품을 사는 날’ 

미국에서 연중 최대 규모의 쇼핑이 이뤄진다는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를 앞두고 고가(高價)의 전자제품과 의류, 구두, 가방 등을 사려는 국내 직구족(直購族·해외구매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는 11월 25일(현지시간)이다. 그저 ‘미국 행사’로만 알려졌던 블랙프라이데이는 2010년 이후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같은 제품도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면 훨씬 싸다'는 정보가 알려지고, 해외 배송업체, 구매대행 업체들의 증가로 배송·결제 등의 불편함이 해소된 덕분이다. 해외 배송 대행 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국내 직구족의 주문 건수는 2010년 3200여건에서 지난해 6만9000여건으로, 5년 만에 20배 이상 급증했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미국 쇼핑몰 전경 /조선일보DB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미국 쇼핑몰 전경 /조선일보DB

올해는 특히 국내 판매가보다 많이 저렴한 고해상도 대형TV와 태블릿, 고가 진공청소기 등 전자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해외직구 쇼핑시장의 강자는 갭, 랄프로렌 등 인지도 높은 의류였지만, 최근에는 해외 직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전자제품이 이 자리를 차지했다.

유통 전문가들은 “블랙프라이데이 당일에는 주문자가 폭주하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 구매할 곳과 구매 물품을 찾아보고, 즐겨찾기를 해놓거나, 장바구니에 넣어 두는 것이 빠른 구매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 ‘1년중 쇼핑하기 가장 좋은 날’ 월마트, 아마존, 이베이 등 대형 유통업체 모두 참여

블랙프라이데이의 기원은 1900년대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인들이 추수감사절 시기에 수확한 농작물을 팔아 금전적 여유가 생기면서 소비 심리가 살아나 연중 처음으로 상점 장부에 적자(red ink) 대신 흑자(black ink)를 기록했다는 것에서 ‘블랙’이란 이름이 붙었다. 

20세기 후반 미국 메이시스(Macy's) 등 대형 백화점들이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대폭 할인을 해주면서 ‘쇼핑하기 가장 좋은 날’로 명성을 얻었다. 상품 재고를 다음 해로 넘기느니 값을 후려쳐서라도 팔아치우자는 유통업자들의 심리와 소비자의 구매욕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미국 연간 소비의 20% 정도가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한 한 달여간 발생할 정도다.

제품의 연한에 따라 할인율은 보통 50~90%에 달한다. 신제품일수록 할인폭이 적지만, 다양한 쇼핑몰에서 할인 프로모션에 나서니 평소보다는 싼 가격에 원하던 제품을 장만할 수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첫 월요일은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집중적으로 할인 행사를 벌이는 ‘사이버 먼데이’로 이어진다. 

이 시기를 잘 이용하면 TV 같은 대형 가전 제품은 국내 시판가격보다 최대 100만원 이상 싸게 살 수도 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월마트, 아마존, 이베이 등 세계적인 유통업체들뿐 아니라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전자제품 기업들도 모두 할인 행사에 참여한다.

'일년에 단 한번' 블랙프라이데이가 온다…직구족 두근두근

◆ ‘대형 TV 절반 값에 마련할 기회’…속도戰 앞서려면 미리 준비해야

블랙프라이데이가 다가오면 각 업체는 홈페이지에서 블랙프라이데이용으로 준비한 할인 품목과 할인율을 전자 카탈로그 형태로 보여준다. ‘넥스태그(www.nextag.com)’와 ‘캐멀캐멀캐멀닷컴(www.camelcamelcamel.com)’ 같은 가격 비교 사이트를 확인하면 원하는 상품의 가격 변동 추이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올해 삼성전자의 주력 모델인 65인치 SUHD(초고화질) 퀀텀닷 TV ‘KS8000’모델을 1499.99달러(약 175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 제품은 관세와 배송비까지 포함해도 약 25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국내에서 같은 제품은 380만~490만원에 팔린다. 행사 기간이 가까워질수록 할인 품목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틈틈이 각 사이트에 접속해 확인해야 한다 

결제를 위해 비자카드나 마스터카드, 아멕스 등 해외 승인이 가능한 신용·체크카드를 미리 만들어두는 것은 필수다. 카드 정보를 원하는 물건이 있는 쇼핑몰에 미리 등록해 두면 속도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 한국과 달리 공인 인증서는 필요없다. 아마존의 경우 카드를 미리 등록해 놓으면 ‘결제’ 버튼 클릭 한 번으로 모든 주문이 끝나기 때문에 인기 상품은 순식간에 동이 난다. 국내 통관 절차를 줄이려면 관세청 홈페이지에서 개인통관 고유부호를 발급받으면 된다.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블랙프라이데이닷컴(www.blackfriday.com)의 초기 화면 /블랙프라이닷컴 제공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블랙프라이데이닷컴(www.blackfriday.com)의 초기 화면 /블랙프라이닷컴 제공

결제할 때는 현지 통화(달러)로 결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원화로 결제하면 원화결제 수수료 뿐 아니라 환전 수수료까지 이중 부담해야 한다. 특히 올해 11월 환율의 변동성이 크다. 1조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돼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는 카드대금 결제일을 기준으로 환율이 확정되기 때문에, 상품 구입 당일의 환율로 상품 결제를 하고 싶다면 체크카드를 활용하는 게 좋다. 

◆ “이탈 소비자 잡자” 국내 유통업계, 대대적인 맞불작전

매년 국내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의 위세가 높아지자 올해는 국내 유통업체들도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참여한다. 좀처럼 해외행사에 반응하지 않던 백화점과 대형마트까지 팔을 걷고 나섰다. 이들은 10일에서 한달 가까이 걸리는 해외 직구보다 빠른 배송 속도, 편한 교환·환불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은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신세계 인 블랙’ 행사를 연다. 다이슨 공기청정기, 소니 디지털카메라, 지멘스 전기 레인지 등 10개 인기 가전상품을 최대 30% 할인 가격으로 판매한다. 이마트몰은 21~22일 ‘쇼핑 블랙홀’ 행사에서 먹거리, 생활용품, 의류, 생활가전 등을 정상가 대비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도 22일까지 10층 문화홀에서 삼성·LG·에이스 등 10여 유명 가전·가구 브랜드 진열 상품을 기존가보다 최대 50% 싸게 판다. AK플라자는 핸드백이나 구두 등을 기본적으로 최대 30% 세일하고, `블랙프라이스` 마크가 붙어있는 상품은 90%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이마트가 지난해 벌인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지난해 벌인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이마트 제공

여기에 G마켓과 11번가 등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할인 행사에 합류하면서, 11월 말 국내 유통가에도 큰 장이 펼쳐질 전망이다.

G마켓은 미국보다 앞서 ‘블랙프라임세일’을 열었다. 25일까지 총 300여개 제품을 최대 70% 싸게 판다. SK플래닛 11번가도 24일부터 ‘땡스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열고 캐나다 구스, 코치 등 100여개 브랜드를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최근에는 거의 모든 오픈마켓형 온라인 쇼핑몰에 해외 직구업체가 입점해있어 소비자의 제품 선택지가 늘었다”며 “전자제품은 경우에 따라 해외 판매 제품에는 지원되는 기능이 생략된 국내 제품이 있을 수 있으니, 성능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20/201611200144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