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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이모지 전성시대…`이모지 번역가` 등장·트럼프도 활용 시도

그림 문자인 '이모지'(emoji)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이모지 번역가'라는 직업까지 생겼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 CNN에 따르면 영국의 번역회사인 '투데이 트랜스레이션'은 2주 전 자사 웹사이트에 프리랜서로 일할 이모지 번역·전문가를 처음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올렸다. 

최종 합격자는 200개 언어를 다루는 3천 명의 언어학자들이 속한 회사에서 함께 일을 한다. 

이모지 번역은 물론 월간 동향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고 문화간 용법 차이를 연구하는 게 이모지 전문가가 할 일이다. 

회사는 이모지의 번역을 소프트웨어에만 의존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서 구인광고를 냈다. 

회사는 "이모지 번역은 그 자체로 성장하는 영역"이라며 "번역 소프트웨어만으로 불충분한 곳에 인간의 감각을 제공할 특출한 인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모지 번역가란 직업은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이모지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이모지는 1990년대 말 일본 NTT 도코모 등 이동통신사들이 경쟁력을 갖추려고 처음 도입했다. 괄호나 쉼표 등의 부호를 조합해 표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emoticon)과는 달리 이모지는 하나의 그림 아이콘으로 의미를 전달한다는 특징이 있다. 

표현의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하고 특정한 감정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이모지는 널리 퍼져나갔다. 

2015년 이모지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인구'의 92%가 이모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옥스퍼드 사전은 '2015년의 단어'로 알파벳이 아닌 이모지를 처음 선정하기도 했다. 올해의 단어로 선택된 이모지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face with tears of joy)로 영미권에서 흔히 'LOL' 이모지로 불린다.

캐스퍼 그래톨 옥스퍼드 사전 회장은 당시 "전통적 문자가 21세기의 시각적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 것"이라면서 "이모지 같은 그림 문자가 이 틈새를 메운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토론토대의 마셀 다네시 인류학 교수는 AFP통신에 "표음 문자와 시각적 상징이 점점 더 융합되면서 읽기 영역이 가진 한계의 고비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그림 문자라는 특성 때문에 같은 이모지를 보고도 문화권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서구권에서 LOL 이모지는 웃는 이미지지만 중동에선 울거나 비통에 찬 얼굴로 읽힌다. 

흰 꽃은 일본에서 학생이 숙제를 잘했을 때 교사가 칭찬의 의미로 주는 상징이지만 다른 문화권에서 '상실'을 뜻한다. 

투데이 트랜스레이션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유르가 질린스키네는 이모지가 "복잡한 영역"이라면서도 "이모자 사용이 점점 많아지고 인기가 있을 것이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더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모지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 실리콘 밸리의 IT(정보기술)기업 거물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화젯거리를 제공했다. 

트럼프가 애용하는 트위터가 참석 기업 명단에서 빠진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대선 기간 이모지를 놓고 양측의 대립이 불거졌기 때문이라는 보도를 쏟아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대선 기간 '#사기꾼 힐러리'(CrookedHillary)의 이모지 버전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트위터가 거부한데 따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응징"때문에 잭 도시 트위터 CEO가 모임에서 배제됐다고 전했다.

당시 모임에는 애플의 팀 쿡 CEO와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 등 IT업계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6121702109922805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