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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데스크톱 PC의 몰락


2016년 한해 PC 시장은 지난 수년간 이어졌던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세계적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모바일 디바이스가 PC의 주요 기능을 대체하면서 PC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다른 요인도 PC 시장의 회복을 가로막았다.

가트너와 IDC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강세의 장기화로 인한 PC 핵심 부품의 가격 상승 ▲중동과 남미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의 PC 수요 감소 등의 요인이 전체 PC 시장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PC 시장에서도 가장 타격이 컸던 부분은 가정용 데스크톱 시장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그 역할을 상당부분 빼앗긴 이유도 있지만 기존에 보유하던 PC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신규 PC 구매 수요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가 크다.

▲2016년에도 여전히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PC 시장에서 전통적인 디자인의 ‘데스크톱 PC’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 출처=gamonalpc.com

최근 수년간 PC의 기본적인 성능은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가장 핵심 부품인 CPU의 경우 지난 3년간 평균 성능 향상폭은 50%도 채 되지 못한다. 반도체 제조공정의 발전으로 인해 크기는 작아지고 소비전력과 발열은 줄어들었지만 매년 성능 향상폭은 10% 내외에 그쳤기 때문이다.

PC의 기본 애플리케이션들이 PC 하드웨어 성능 향상의 폭을 따라잡지 못한 것도 성능 향상을 가로막는 원인이다. 이미 가정용 PC의 CPU는 듀얼코어(2코어) 기본에 쿼드코어(4코어), 헥사코어(6코어), 옥타코어(8코어) 제품까지 등장했지만 대다수 PC용 애플리케이션은 이제야 듀얼코어를 제대로 활용하는 수준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신규 PC 구매를 막는 요소로 돌아왔다. 3년전 당시 '최신' PC가 지금 나오는 최신 PC에 비교해도 성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멀쩡히 돌아가는 구형 PC를 거금을 들여가며 교체할 필요가 없다.

노트북 PC의 경우 추가적인 업그레이드가 거의 불가능해 성능의 한계가 더욱 빠르게 온다. 더욱 얇은 두께와 가벼워진 무게, 배터리 사용 시간 증가 등으로 인한 편의성 향상이 신제품 구매로 이어진다. 반면 데스크톱 PC는 필요에 따라 SSD(Solid State Drive)나 그래픽카드 정도만 업그레이드해도 그대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는 성능 차이는 크지 않다.

성능이 중요하지 않은 간단한 컴퓨팅 용도(인터넷 검색, 문서작성, 멀티미디어 콘텐츠 감상 등)에서는 같은 데스크톱 PC라 하더라도 손바닥만한 미니PC나 디자인을 중시한 원통형 PC 등이 인기다. 손가락 두세개 크기의 '스틱PC'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덩치가 커서 자리만 차지하는 전통적인 '타워형' 데스크톱 PC는 일반 가정은 물론 기업 및 교육 시장 등에서도 갈수록 천덕꾸러기 신세다.

데스크톱 PC가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분야는 고성능으로 인해 덩치 큰 부품을 많이 사용하는 게이밍 PC' 분야다. 하지만 전체 PC 시장에서 게이밍 PC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아직은 미미하다.

이러한 추세라면 향후 PC 시장에서 전통적인 형태의 데스크톱 PC는 일부 게이밍 PC나 전문 용도 시스템을 제외하면 거의 사라질 전망이다. 2016년은 데스크톱 PC의 몰락이 본격화된 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