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여자와 함께 보내는 2시간은 2분처럼 짧게 느껴지지만, 뜨거운 난로에 손을 대고 있는 2분은 2시간처럼 길게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상대성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시간에 빗대어 설명했다. 실제로 즐거운 일을 할 때에 비해 고통이 따르는 일을 할 때 시간은 더 더디게 느껴진다.
주먹을 가볍게 쥐고 팔을 어깨 너비로 벌린 채 엎드려 플랭크 자세(오른쪽 사진)를 해보자.
쉬워 보여도 몸을 일직선으로 유지하기 위해 복근과 허리 등 몸 중심부 근육을 사용하게 된다.
30초까지는 어떻게 버티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몸을 버티는 두 팔이 후들거린다. 더디게 지나가는 스톱워치 속 숫자를 노려봐도 시간은 더 천천히 흐르는 듯 느껴질 뿐이다. (아, 물론 체력에 따라 다르다. 플랭크 오래하기 세계 기록 보유자의 기록은 무려 8시간이다.)
TV를 본다면 어떨까? 조금 더 즐겁고 길게 버틸 수 있다. 여기에 고통을 더 덜어줄 새로운 운동기구가 나왔다. 가상현실(VR) 세계에서 비행하며 운동하는 ‘이카로스’다.
● 즐거움에 고통을 잊는다, 승부욕 자극은 덤
VR 운동에서 사실 뛰어난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다만 고통과 싸우며 인내하던 시간을 게임을 하는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어준다. 이카로스 장비 위에서는 플랭크 자세를 한 채 몸의 중심을 앞뒤 양옆으로 움직이는 운동을 진행한다. 그 동안 가상현실 세계에서는 내가 비행기가 된 채 목표한 지점을 통과하는 게임이 진행된다. 난이도를 높이면 날아다니는 표적을 맞춰 격추하는 일까지 포함된다.
체험을 도와준 김남중 올핏(ALLFIT) 대표가 먼저 시범을 보였다. 플랭크, 사이드플랭크 등을 선보이며 장애물을 손쉽게 피해 날아다녔다.
기자가 기구에 올랐다. 맘처럼 되지 않았다. 코어 근육 부족으로 허리에 힘이 가지 않아 엉덩이로만 무게 중심을 옮기려다 보니 몸이 이쪽 저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지며 조정이 쉽게 되지 않았다.
이 운동의 장점은 무엇보다 10분 넘게 플랭크 자세를 하고 있음에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단 것이다.
어떤 사건을 인식할 때 우리 뇌는 자체적인 시계로 시간을 잰다. ‘시간간격 시계’라고 하는 이 시계는 상황에 따라 대뇌피질 세포들의 반응 속도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뇌의 각 영역엔 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시계가 있다. 게임이 운동보다 즐거운 것은 아마 게임을 할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의 시간간격 시계가 운동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시계보다 빨리 흐르기 때문일 터.
또 다른 장점은 승부욕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눈앞에 놓인 그 원만 통과하면 되는데 몸이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는다. 짜증이 나면서도 ‘내가 저 원을 꼭 통과하고 만다’는 경쟁심도 불타오른다.
미국 캔자스주립대 연구진에 따르면 경쟁은 운동효과를 높이는 원동력이다. 연구 참가자들의 실내 사이클 운동 가능 시간은 평균 10분이었지만, 비디오를 튼 채 가상의 존재와 경쟁할 경우 14분으로 40% 늘었다. 게임 속에서 경쟁하며 나의 운동 능력을 늘릴 수 있는 셈이다.
이찬 서울대 교수는 지난해 10월 삼성 멀티캠퍼스 교육센터에서 열린 ‘2017 HR Preview Forum’에서 VR 활용 교육의 장점으로 사용자의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점을 꼽았다. 46%에 그치던 참여자의 집중력을 92%까지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자세를 올바르게 잡아줄 전문가와 함께 한다면 VR 운동은 당신의 코어 근육 운동에 도움을 줄 것이다.
● 초등 교육까지 진출한 VR스포츠
VR을 접목한 운동은 초등학교 체육시간에도 등장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 10월 자체 개발한 VR체육교육 프로그램을 서울 옥수초등학교에 시범 적용했다.
옥수초 VR스포츠실은 운동장에 미세먼지가 가득해도, 눈이 와도, 심지어 방사능비가 쏟아져도(?) 문제없이 운영된다. VR체육교육은 2018년까지 50개 학교로 확대될 계획이다.
고영규 옥수초 교장은 “내성적인 아이들, 또래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아이들은 기존 체육 시간에 참여가 부족했다”며 “VR스포츠실에서는 아이의 성향과 관계없이 오락적인 요소 때문에 모두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평가했다.
● “어지러움은 제 몫인거죠?”
VR 운동은 현재 갖춘 컨텐츠 외에도 다양한 컨텐츠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영상 역시 꽤나 선명하다. 최근 롯데월드에서 체험했던 ‘후렌치레볼루션2’의 VR에 비해서는 현저히 우수하다. 다만 내 몸은 한 장소에 고정된 상황인 반면 가상 세계에서는 신나게 돌아다녔기 때문에 그 차이로 인한 어지럼증은 존재한다. 대안은 물론 있다. 최근 착용자의 위치까지 가상현실에 반영하는 VR기기들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일반적으로 3회 이상 체험하게 되면 어지러움을 느끼는 문제는 해소된다”며 “VR 운동의 재미를 느끼고, 이를 통해 운동을 하는 시간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효과적인 활동”이라고 말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 http://www.dongascience.com/news.php?idx=15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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