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의료 빅데이터에 AI 접목…사전에 `질병 위험도` 예측

개인의 의료 빅데이터를 AI(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각종 질병의 징후를 사전에 예방·진단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 구현을 위한 연구가 추진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개인의 생활환경이나 습관, 임상, 유전체정보 등 의료 빅데이터에 AI를 접목해 만든 의료데이터 분석엔진인 '사이버 디엑스(CybreDx)'가 질병 위험도를 사전에 분석· 예측하는 시스템으로 고도화하는 연구에 착수한다고 12일 밝혔다.

사이버 디엑스는 새로운 기계학습 모델과 인지적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이용한 AI 기반의 의료 데이터 분석엔진으로, ETRI가 개발했다. 이 기술은 질병이 생긴 후에 진단과 치료를 하는 수동적인 건강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질병 진단과 예방에 선제적으로 나서 전 주기에 걸친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가령, 병원의 EMR(전자의무기록)에 있는 진료 데이터를 사이버 디엑스로 분석하면 환자별 개인 특성에 맞는 질병 징후와 예방을 지원할 수 있으며, 의사의 진료와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ETRI는 이 분석엔진을 치매에 적용한 결과, 실제 의료기록과 상당 부분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백옥기 ETRI IDX원천기술연구실 연구위원은 "향후 사이버 디엑스의 고도화와 추가적인 의료데이터를 입력해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질병이 생긴 후에 치료하는 지금의 질병관리 시스템을 발병 전에 질병 징후를 찾아내 치료하는 시스템으로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ETRI는 혈액, 유전체, 분자진단 등 의료검사와 분석서비스 분야에 강점을 지닌 단국대병원과 연구협력을 통해 3년 내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질병 분석·진단 시스템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치매와 같은 특정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인자가 해당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수행할 예정이다.

조종태 단국대병원장은 "향후 의료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건강한 사람이 사전에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미래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TRI가 개발한 의료데이터 분석엔진인 '사이버 디엑스'의 개념도로, 치매예방과 관련해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ETRI 제공ETRI 연구자들이 의료데이터 분석엔진 '사이버 디엑스(CybreDX)'를 이용해 치매 예측에 적용한 실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ETRI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