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박동수를 모니터하는 스마트워치와 같은 착용형 기기는 실제로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까?
애플 워치4가 심박 모니터링 기능을 장착하고 나온 이후, 심박 체크 기능의 피트니스 분석 착용형 기기의 보급이 늘고 있다.
애플 후원으로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진행한 애플워치 심박 센서 임상실험에서 의학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2017년 미국 50개 주에서 8개월동안 애플워치 사용자 41만9000여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는데, 애플워치 심박센서가 겉으로 문제없어 건강해 보이는 사람 일부에게서 심방박동 이상을 감지해냈다고 지난 3월 발표했다. 전체 실험 참여자의 0.5%인 2160명이 심장박동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심방 잔떨림(심방세동)이라는 심장 이상증세이다. 심방세동이란 심방이 불규칙적으로 가늘게 떨리는 부정맥 증상을 일컫는다. 이 증상이 만성화하면 심장에서 혈전이 생겨나 뇌경색을 유발할 수도 있다. 증상이 확인되면 혈액을 묽게 만드는 약을 처방해 심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조처한다.
애플이 애플워치를 이용한 심장 이상 발견 임상실험을 후원한 것에 드러나듯, 웨어러블 업체들은 심장 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박 체크 기기의 의료 효과에 상당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애플워치4는 심박 모니터링을 통한 심장 잔떨림 햔상에 대한 알림을 제공하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성급한 기대이자, 잘못된 믿음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지난 17일 “스마트워치로 심장을 모니터하는 것은 건강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마트워치를 예찬하는 일부 의사들은 심박 센서 기능을 통해 신체 이상을 진단할 수 있다며 이 기기를 반기지만, 의료계의 주류 의견은 오히려 반대다.
의사에 의한 정식 진단이 아니라 비공식적인 방법(백도어)을 통한 대규모 자동 모니터에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병존하는데, 실제로는 부정적 효과가 훨씬 더 크다는 논리다. 이런 기기 사용을 통한 심박 모니터링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질병을 초기단계에 발견해 나쁜 결과를 피할 가능성을 갖는는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은 질병 발견 자체보다 이러한 기기를 통한 자가 모니터링으로 인해 건강상태에 대해 그릇된 낙관을 갖게 만들거나 불필요한 걱정과 치료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영국 국가보건국의 지침은 명확하다. “심장세동을 모니터하지 말라”는 게 지침이다. 영국 국가보건국이 심장세동 증상을 치료해온 의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내린 판단이다. 영국 국가보건국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심장세동을 모니터하는 행위가 국민 보건에 결코 효과적이지 않다고 본다. 심장 이상을 조기발견하고 치료에 들어가는 행위로 인해 가져올 이익이 있긴 하지만, 이는 아무런 증상없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행위보다 절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애플워치
최근 미국 연구에서는 심방세동 증상을 가진 사람 50명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증상이 없는 노인 10000명을 검진해야 하고, 그 50명에 대한 치료를 통해 1건의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심장세동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되는 혈액희석제는 뇌와 장기내 출혈을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신체 이상의 조기발견과 대처가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광범한 모니터링을 통한 조기발견의 결과가 사회 보건에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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