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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뇌회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지난 7월 16일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스타트업 뉴럴링크에서 컴퓨터 칩을 뇌에 심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실험을 통해 원숭이 뇌에 해당 칩을 심는 실험을 마쳤으며, 오는 2020년에는 사람 뇌에 이 테스트를 수행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뇌와 인공지능이 공생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것.


이 발언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의문을 품게 했다.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많은 토론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1일 서울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최종현 학술원 과학혁신 컨퍼런스’ 둘째 날, 뇌과학 세션에 참석한 과학자들은 뇌+인공지능 인터페이스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주고 받았다.


최근 뇌과학 연구가 혁신을 거듭하면서 베일에 싸여 있던 뇌회로를 들여다보는 것이 가능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사진은 1일 서울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최종현 학술원 과학혁신 컨퍼런스’. ⓒ 이강봉 / ScienceTimes



한국계 뇌과학자들 ‘눈부신’ 활약 


이날 강연자인 세계적인 뇌과학자 이대열 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는 머스크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많은 과학자들이 이 기술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알츠하이머, 파킨슨 등 뇌질환 환자를 비롯 다양한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 적용하려면 진단‧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높은 신뢰성(high fidelity)이 요구된다.”며 “머스크의 꿈이 언제 실현될 수 있을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과학자들의 노력에 비추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뇌과학자들이 집중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뇌세포(neuron) 간의 신호를 어떻게 주고받는지 ‘신경 부호(neural code)’ 시스템을 알아내는 일이다.


실제로 이 교수는 ‘뉴로게이저(Neurogazer)’란 스타트업을 설립, 운영하면서 원숭이 등의 동물 실험을 통해 그 비밀을 밝혀내고 있는 중이다.


그는 “원숭이에게는 약 60억 개의 뉴런이 있다.”며, “이 뉴런들이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분석하고 있는데 최근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뇌과학계는 한국인 과학자들의 활약이 눈부실 정도다.


컨퍼런스 뇌과학 세션에는 이대열 교수 외에 예일대 심리학과 천명우 교수, 스탠포드대 신경과학과‧생물학과 이진형 교수, MIT 화학공학과 정광훈 교수 등이 참석해 최근 뇌과학 연구 동향을 소개했다.


 


뇌 회로를 고치는 시대 도래하고 있어


뇌 신호 측정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스탠포드대 이진형 교수는 “최근 컴퓨터의 진화가 뇌 회로를 뜯어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뇌 회로란 뇌세포들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통신을 하고 있는지 그 움직임을 말한다. 반도체 안에 있는 많은 회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처럼 뇌 회로 움직임을 파악하는 일 역시 매우 어려웠다.


이 교수는 “불과 수년 전까지 이를 수행할 측정 방법이 없어 제대로 된 뇌질환 진단과 치료가 불가능했지만 최근 컴퓨터의 진화로 불가능했던 것처럼 보였던 일들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한대에 이를만큼 많은 회수의 데이터 입력과 분석이 가능해진데다 센서, 신경 탐침(neural probe), 이미징 기술 등에서도 놀라운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함께 “IT 기술 발전으로 뇌 회로를 마치 전기회로를 고치는 것처럼 고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최근 연구 결과에 비추어 봤을 때 고장 난 뇌회로를 고치는 일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고


현실적으로 실현되긴 어렵겠지만, 과학자들은 이론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MIT 화학과의 정광훈 교수가 3차원 뇌신경 지도를 제작하고 있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정 교수의 연구 프로젝트는 ‘사이언스’ 지를 통해 ‘10대 연구’로 선정된 바 있다. ⓒ 이강봉 / ScienceTimes

뇌과학자들의 최종 목표는 두뇌 속의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는 브레인 코드(brain code)를 밝혀내는 일이다. 교수는 “코드를 이해했을 때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MIT 화학과의 정광훈 교수는 지난 7월 2일 백악관이 선정한 ‘젊은 과학·기술자 대통령상( Presidential Early Career Awards for Scientists and Engineers)’을 수상한 촉망받는 젊은 과학자다.


그는 MIT에서 3차원 뇌신경 지도 등을 개발하고 있다. ‘사이언스’ 지를 통해 ‘10대 연구’로 선정된 바 있는 뇌과학에서 주목받고 있는 연구 프로젝트다.


정 교수는 강연을 통해 “사람의 뇌를 7400개 섹션으로 분류해 개별적인 뇌세포 영역 정보를 담아 뇌 지도를 작성하고 있다.”라며,


이 작업을 거대한 도시에 비유해 “수많은 건물들이 거리를 통해 연결돼 있듯이 사람의 뇌도 수많은 뉴런들이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연결돼 특색 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현재 연구진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정확한 뉴런과 관련된 정보를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중의 가장 효과를 거두고 있는 방식이 ‘티슈 클리어링( Tissue Clearing)’ 방식이며,


“이 방식은 뇌조직을 넓게 펼친 후 투명하게 해 그 안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이 조직 안에 다양한 색상을 주입해 색상별로 뇌세포 기능를 구분해나가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정 교수는 “뇌과학은 생물학 등 특정 분야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심리, 사회, 전자공학 등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이 협력했을 때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다학제적인 연구 분야”라며,


“인류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칠 뇌 지도 완성을 위해 각 분야 학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현재 MIT에서 가장 강력한 접근 방식으로 인류의 숙원사업인 뇌지도를 완성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194517&post_type=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