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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Insight/IT News

새 주파수 할당, 통신 3사 ‘동상이몽’

방통위의 새 주파수 할당에 관한 기사입니다. 새 주파수 할당으로 소비자들은 더욱 저렴하게 빠른 속도를 이용할 수도 있겠네요. 이로 인한 이동통신사들의 기 싸움도 치열한데 기업의 이익을 따지기보다는 소비자들을 생각한 행동으로 더 이상 기업 간의 싸움으로 눈썹 찌푸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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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E 주파수를 놓고 통신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새로 주파수를 할당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주파수는 곧 통신 용량이나 단말기 정책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어떤 주파수를 받느냐에 따라 전략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번에 경매 시장에 나올 주파수는 1.8GHz와 2.6GHz다. 정확히는 1.8GHz에 50MHz, 2.6GHz에 80MHz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1.8GHz 주파수다. 이 주파수를 어떻게 쓸지에 대한 3사의 입장과 계산은 전혀 다르다.

주파수가 뭐길래?

 논란이 되는 부분은 광대역이다. 광대역이란 말 그대로 통신사가 쓰는 주파수의 대역폭 범위를 늘리는 것이다. 주파수의 각 대역폭만큼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현재 통신사들이 쓰는 주파수 대역폭은 상하향 10MHz로, 이 주파수 대역폭으로는 최대 75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를 20MHz로 늘리면 150Mbps로 속도가 높아진다.

국내는 3개 통신사가 복잡하게 주파수를 나눠 쓰고 있다. 먼저 각 통신사가 쓰는 주파수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아래 표를 참고하자.

 

 주파수는 매우 복잡해 보이지만, 각자에게 할당된 주파수 범위가 있고 딱 그 만큼만 쓸 수 있다는 것만 알면 된다. 우리가 850MHz라고 부르는 주파수는 사실 정확히 850MHz가 아니다. SK텔레콤이 2G의 황금 주파수로 독점해 온 850MHz 주파수는 사실 상향 824~829MHz, 하향 869~874MHz의 주파수대를 쓰는 것이다. 그 가운데에 850MHz가 있기 때문에 알기 쉽게 850MHz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850MHz대에는 SK텔레콤의 2G 외에도 KT와 LG유플러스의 LTE 보조 주파수가 자리잡고 있다. 1.8GHz나 2.1GHz도 마찬가지로 주파수가 혼재돼 있다. 이번에 알아둬야 할 것은 1.8GHz대 주파수와 10~20MHz의 대역폭이다. 그리고 10MHz로는 75Mbps, 20MHz로는 150Mbps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잘 기억하자.


 방통위가 새로 LTE로 쓰려는 주파수는 모두 4개다. 이른바 광대역을 위한 20MHz 범위의 주파수다. 2.6GHz에 2개, 1.8GHz에 1개다. 또 하나의 주파수가 더 있다.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3개 주파수를 한 통신사씩 나눠주면 현재 갖고 있는 10MHz대 주파수보다 더 빠른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복잡하게 꼬여 있다. 1.8GHz와 2.6GHz에서 전국망 주력 서비스를 시작한 통신사는 KT 뿐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2.6GHz는 누가 갖든 똑같은 조건에서 시작한다. 아무도 쓰지 않고 있는 주파수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위성DMB에 썼던 것인데 해외에서는 이 주파수가 1.8GHz와 함께 가장 범용적인 LTE 주파수로 쓰인다.


KT, “세계에서 가장 빠른 LTE망 구축하자”


 일단은 KT가 가장 유리하다. KT로서는 1.8GHz대의 두 주파수 어떤 것이든 가지면 곧바로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위 표에서 3번 주파수는 상향이 15MHz로 작긴 하지만 스마트폰 서비스가 업로드보다 다운로드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 이 주파수로 옮기면 이미 전국에 깔아둔 LTE 기지국에 주파수 조정만으로 속도가 2배로 올라간다.

 사실 KT가 가장 원하는 것은 추가 주파수4를 가져오는 것이다. 추가 주파수4는 1735~1740MHz와 1830~1840MHz로 이뤄져 있다. KT가 이미 전국에 깔아 놓은 1745~1755MHz, 1840~1850MHz 주파수와 바로 붙어 있다. 주파수만 받으면 기존 75Mbps에 새로 75Mbps를 더해 당장 전국망 광대역 서비스가 시작된다. 150Mbps의 속도라면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LTE가 된다.


 추가 투자도 거의 없다. 주파수 대역폭만 늘리기 때문에 기존 스마트폰들도 속도가 올라간다. 당장 속도가 2배로 올라갈 수 있으니 방송통신위원회나 정부 입장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LTE를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 추가 주파수4를 KT에 할당하는 것을 고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KT만 놓고 보자면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주파수 문제로 LTE 시장에 가장 늦게 뛰어든 KT로서는 주파수로 판을 뒤집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주파수만 할당 받으면 비용이나 기술면에서 경쟁사들을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다.


 SKT, “시장 균형 위해 LG U+에, KT만은…”
그러다 보니 가장 애가 타는 것은 SK텔레콤이다. KT가 당장 2배 빠른 LTE를 서비스한다고 하면 속도에 예민한 이용자 뿐 아니라 속도와 관련 없는 이용자들도 KT로 몰릴 것이 뻔하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KT가 가장 빠르다’는 인식은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래서 SK텔레콤은 시장 균형을 이유로 KT에 1.8GHz 주파수를 주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간 정부가 전파를 나눠주는 원칙 자체가 ‘균형’이었는데 이것이 깨진다는 주장이다. 억지는 아니다. 사실이 그렇다.


 KT에 1.8GHz 광대역을 우선적으로 몰아주면 다른 통신사들도 어떤 방법으로든 이 속도를 따라잡아야 한다. 하지만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850MHz 주변 주파수를 광대역으로 따내려면 2G 서비스를 종료하는 수밖에 없다. LG유플러스도 2.1GHz대에 추가 주파수가 없다. 당장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워진다. SK텔레콤은 2년 정도의 기술 격차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통신사들이 현재 준비하고 있는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도 150Mbps의 속도를 내지 않나. CA도 주파수를 2개 붙이는 방식으로 겉보기에는 비슷한 기술 같지만, 850MHz와 1.8GHz 등 전혀 다른 대역의 전파를 쓰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더 어렵다. 양쪽 주파수를 다 잡아야 하기 때문에 통신칩이 쓰는 전력도 많다. 광대역은 모뎀 하나의 용량이 늘어나는 효과이기 때문에 부가적으로 더해지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를 따라가려면 적어도 기술적으로 2조원 가량의 돈이 들어가고 설비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기회비용들을 따지면 최대 7.3조원까지 손실이 생긴다. 당연히 KT로선 이득이 된다.


 SK텔레콤이 이 주파수를 가져갈 수도 있다. SK텔레콤도 보조 주파수로 1.8GHz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파수 영역이 떨어져 있어 갖고 있는 주파수와 더해 광대역 서비스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 가장 큰 이유는 SK텔레콤에 1.8GHz는 주력 주파수가 아니라 보조 주파수다. 현재 일부 지역에만 멀티캐리어 트래픽 처리를 위해 쓰고 있다. 여기에서 광대역 서비스를 하려면 전국에 1.8GHz 기지국을 새로 깔아야 한다. 또한 1.8GHz의 35MHz(15+20)의 주파수를 받으면 기존에 있던 1.8GHz대 20MHz(10+10) 영역을 반납해야 한다. 광대역 서비스를 하려면 차라리 2.6GHz의 온전한 40MHz(20+20)를 받는 편이 낫다. 이후 2.6GHz가 세계적으로 대중화되면 850MHz, 1.8GHz, 2.6GHz를 다 가질 수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에게는 이번 경매에서 차라리 2.6GHz를 고르는 편이 낫다. 1.8GHz는 SK텔레콤에 직접적으로 매력적인 주파수가 아니다보니 차라리 LG유플러스에게 이 주파수를 밀어주는 편이 유리하다.

 

▲통신사들은 이미 보조 주파수를 하나씩 갖고 있다. 제2 고속도로를 갖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 KT에 1.8GHz가 할당되면 기존 고속도로의 차선이 2배로 넓어지거나 달릴 수 있는 속도가 2배로 늘어나는 효과가 난다. SK텔레콤으로선 이 점이 부담스럽다.

 LG유플러스, “공통 주파수로 1.8GHz 필요해”


SK텔레콤이 LG유플러스에게 1.8GHz를 넘겨주자고 주장하는 데에는 공용 주파수라는 화제가 있다. 현재 LTE 주파수는 세계적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다. 줄잡아 40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1.8GHz는 뿔뿔이 흩어져 있는 LTE 주파수들이 공통으로 ‘걸쳐 놓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3세대 WCDMA 통신망이 새로 개발한 2.1GHz 주파수로 거의 전세계가 통일된 것과 달리, 남아있는 주파수를 이것저것 가져다 쓰게 된 LTE의 경우 국가 정도가 아니라 통신사마다 모두 다른 주파수를 쓴다. 한 번에 여러 개의 주파수를 쓸 수 있는 LTE의 특성상 주력 주파수는 달라도 1.8GHz만큼은 갖고 보조로 서비스하는 추세다. 단, 국내에서는 LG유플러스만 1.8GHz 주파수를 갖고 있지 않다. 한 번 정하면 10년 이상 써야 하는 주파수인 만큼 아직 알 수 없는 2.6GHz보다 당장 안전한 1.8GHz가 최선이다.


 2.6GHz도 공용 주파수로 쓰고 있다. 사실 주파수 품질은 2.6GHz가 더 좋다. 다른 서비스가 얽혀 있지 않아 세계적으로 ‘청정 주파수’로 꼽힌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1.8GHz의 비중이 더 높다. 남들이 쓰지 않는 CDMA를 잡았다가 지난 10년을 고생한 경험이 있는 LG유플러스로는 지금 당장 급한 건 남들도 다 쓰고 아이폰을 비롯한 외산폰들도 쓰고 있는 1.8GHz다.


 KT를 제외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이 주파수를 LG유플러스에게 할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통신사 입장에서는 공용 주파수를 얻게 되면서 KT의 속도 우위를 막을 수도 있는 좋은 명분이다. SK텔레콤으로서도 이 주파수를 ‘할당하지 말라’거나 ‘내가 쓰겠다’는 것보다 통신 3사가 1.8GHz로 통일해서 쓰자고 주장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다. KT에게 1.8GHz를 주면 안 된다는 의도를 숨기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꼭 이런 속내 계산이 아니더라도 LG유플러스에게는 외산 단말기를 들여오거나 해외 로밍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주파수이기도 하다.

▲더 질 좋은 2.6GHz로도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전국망을 처음부터 새로 깔아야 한다는 점이다.


 주파수 무엇보다 예민한 문제


방송통신위원회는 아직 어떤 입장도 내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3가지 안을 꺼내놓고 있다. 첫째는 1.8GHz는 LG유플러스에 우선권을 주고 2.6GHz를 SK텔레콤과 KT에 할당하는 것이다. 이건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주장하는 안이기도 하다. 둘째는 모든 통신사가 똑같이 경매에 참여하도록 한다. 다만 1.8GHz대에서 이미 서비스하고 있는 KT나 SK텔레콤이 이 주파수를 받으면 기존 주파수를 반납하는 조건이다. 셋째는 KT에 기존에 쓰던 1.8GHz 주파수에 인접한 주파수를 할당해 광대역을 만드는 것이다. KT 입장에서는 3번째 안이 가장 좋지만 2번째 안도 손해볼 것은 없다. 1.8GHz만 받으면 당장 전국망을 150Mbps로 만들 수 있다. 다만 2.6GHz로 할당받으면 다른 통신사들과 똑같이 주력망에서 광대역이 어렵다.
 판단은 쉽지 않다. 적은 투자 비용으로 통신 속도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거부할 명분이 그리 크지 않다. 똑같은 서비스를 위해 더 적은 돈이 들어가면 철마다 반복하는 ‘망 투자 비용 때문에 요금을 내릴 수 없다’는 이야기도 할 수 없다. 이를 다른 통신사들의 사정 때문에 ‘돈을 더 드는 방법을 고르게 하라’는 것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하지만 이를 덥석 KT에 주면 다른 통신사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기술적으로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드는 캐리어 어그리게이션을 쓰거나, 심하면 주력 주파수를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주력 주파수 대신 2.6GHz의 보조 주파수에서 더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그나마도 이를 전국망으로 깔면 어마어마한 비용과 노력, 시간이 들어간다. KT는 절약한 비용만큼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 예컨대 요금을 내리거나 보조금과 마케팅 비용을 훨씬 여유롭게 쓸 수 있게 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사업하기 어려워질 정도”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주파수를 둔 통신사간 기싸움은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주파수는 통신사들이 사업을 하는 토양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치열하다. 지난 2010년에도 SK텔레콤은 3G망의 확충을 위해 2.1GHz에 10MHz 대역폭을 더 할당받아 WCDMA에서 가장 넓은 30MHz 대역폭으로 서비스를 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상향, 하향 총 60MHz를 ’6차선 도로’라고 광고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에도 1.8GHz대 20MHz 대역폭 주파수 경매가 이뤄져 1조원에 달하는 입찰가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KT는 경매를 포기하고 2G 서비스를 종료해 LTE 시장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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