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 과시용 친구 숫자 늘리기… 기본 프로필 외엔 안 보여줘
하루에도 몇 백개씩 타임라인에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일상이 올라옵니다. 관심도 없는 사람의 일상은 '먼 친구'로 설정하면 볼수 없게 됩니다. 이러한 '먼 친구'설정이 유독 한국에서 많이 보인다고 합니다. 페이스북 상에서 비춰지는 친구의 수를 늘리고는 싶지만 자신의 타임라인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글로 도배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 세상에서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아닌 '페이스북 친구'가 급증하는 것 또한 SNS로 인한 트렌드라고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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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김지훈(22)씨는 얼마 전 교내 재즈동아리 회원과 페이스북 친구를 맺었다가 깜짝 놀랐다. '친구'가 되고 나서도 상대방의 기본 프로필만 보였기 때문이다. 김씨가 "왜 사진이나 글이 하나도 안 보이느냐"고 의아해하자 "사실 '먼 친구'로 설정해서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요즘은 페이스북에서 우선 친구 수락을 한 뒤 '먼 친구'로 설정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며 황당해했다.
국내에서 1000만명이 이용하는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인 페이스북에서 '먼 친구'가 급증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친한 친구' '아는 사람' '먼 친구' 등 3단계의 인맥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친한 친구'가 되면 친구의 모든 글과 사진을 볼 수 있고, '아는 사람'의 게시물은 열람은 가능해도 페이스북 로그인 첫 화면인 '뉴스피드(news feed)'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먼 친구'는 전체 공개된 게시물만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프로필만 전체 공개하는 까닭에 '먼 친구'는 친구의 사정을 알 수 없다.
이렇게 허울뿐인 '먼 친구'가 유행하는 이유는 페이스북 이용자들 사이에서 친구 추가 경쟁이 붙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친구가 많을수록 인맥이 넓어 보인다는 생각에 친구 요청은 무조건 수락하고, 무작위로 검색된 이용자들을 추가한다. 글로벌 인맥을 과시하려고 외국인에게 다짜고짜 친구 요청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함부로 사생활을 공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먼 친구'로 설정하는 것이다.
국내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미국인 조나단 캠벨(21)씨는 "한두 사람을 먼 친구로 설정할 수는 있어도, 친구 숫자를 늘리려고 일부러 '먼 친구'를 맺는 모습은 한국에서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적(人的) 자본에 대한 지나친 과시욕이 사이버 커뮤니티로 번져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양지혜 기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23&aid=000255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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